이 글은 몇 일 전 적은 글 수다떨다 나온 명언 - 기준은 은행 대출 이자(feat 주가조작단)에서 말한 모임에서 나왔던 다른 말을 정리해두는 글이다.
몇 일 전 모임에서 한 명이 정말 진지하게 말했다. 정말 큰 돈 벌려면 코인 만들어 파는 애들처럼 투기에 손을 대어야 한다고. 그런데 원래 투기라는 게 정말 큰 기회기도 하지만 정말 큰 위기라고.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어떤 투기던지 무조건 초반에 들어갔다가 적절하게 빠져야 돈을 번다고 한다. 그리고는 명언을 남겨주었다.
'개나 소나 다 알 때는 이미 늦은 거'
그런 거 같았다. 비트코인 때도 사람들에게 소문난 이후 들어간 사람 중에 돈을 벌었다는 사람을 많이는 못 봤다. (물론 번 사람들도 있다. 이준석도 선거 3번 치를 만큼 벌었다고 한다. (이준석이 그랬다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들어가도 잃어도 된다면서 대담하게 투자한 사람들 중 일부가 돈을 벌었다. 어떻게든 벌어보려고 단타위주로 하던 사람들은 많이 잃었다고 한다. 결국 노름판이던 투기판이던 돈이 많은 놈이 먹는 것 같다). '비트코인이 뭐지'라는 검색에 결과 페이지가 별로 없던 시절에 비트코인 산 사람들이 돈을 벌었다고 한다(많이 부럽긴 하다). 루나코인 사태에서 돈을 번 사람들은 초반에 샀던 사람들, 특히 코인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는 초기투자자들과 어떻게 해먹을지 알았던 대표 및 그 직원들이라고 한다. 그 직원들 중에 천 억 넘게 벌어들인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그럼 대표라는 사람들은 얼마나 벌어들였을까? 코인이라는 게 내(가 산) 코인을 (내가 산 가격보다) 비싸게 사줄 호구가 있어야 돈을 버는 구조인데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속아서 돈을 날린걸까?
이 말을 꺼낸 나름 경제전문가께서는 코인으로 돈 벌었다는 소문에 속지 말라고 한다. 그게 사실일 수도 있지만 코인에 투자하게 하려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이 후의 말을 요약하면 진짜 돈을 벌 수 있을 때는 그런 소문같은 거 안낸다. 내가 해먹기도 바쁘다. 남에게 가르쳐줄 시간이 어디있는가?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이 그런 정보를 접했다는 것은 두 가지 경우 중 하나 일 것이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이거나 아니면 호구 만들려는 사람이 남들을 꼬시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 정보이거나.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투기판은 돈 벌 수 있는 확률이 없다. 이미 돈 먹은 놈들은 다 빠졌고 뒤늦게 들어온 사람만 어떻게든 본전이라도 찾아보려고 이거 유망하다면서 사람들을 꼬시고 있다. 코인도 그랬다. 진짜 돈 번 사람들은 초반에 토론회 나오거나 책을 내서 코인은 1억간다 이런 소리 했던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의 유혹에 들어간 사람들은 정말 운 좋지 않으면 열심히 돈을 날렸다. 만약 어떤 한 명이 100억을 벌었으면 1억씩 110명이 잃은 거다(10억은 수수료로 거래소가 먹었을거다). 그렇게 되면 돈을 잃은 110명은 이 시스템(코인)에 대해 열심히 광고를 하기 시작한다. '당신도 할 수 있다', '어떤 분이 몇 백 억 수익을 얻어서 지금 부유하게 잘 살고 있다' 등등 우리가 접할 수 있도록 쉽고 자세한 광고를 한다.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당신이 다음 호구가 되어야 자기가 본전을 찾고 혹여나 그런 호구가 더 많아지면 이득까지도 얻고 빠질 수가 있어서이다. 이 광고가 실패하는 순간 자신의 자산이 없어지는 것이니까 필사적으로 한다.
즉 당신이 맘 먹고 스스로 투기판을 설계하거나 설계자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당신은 돈을 잃는 110명에 속하기 쉽다. 별 노력 안했는데 어떤 고급 정보들이 자신에게 들어왔으면 보통 그 정보는 고급정보가 아니라 당신을 다음 호구로 만들기 위한 이전 호구의 필사적인 유혹일 뿐이다. 결국 내가 알 정도면 늦은 겁니다 라는 말을 잘 기억해야 한다.
사족)
머지포인트 사태의 교훈을 잊지 말자. 초반에 사람들이 잘 모르던 시절에 머지포인트 산 사람들은 다 이득을 봤다. 무려 20% 할인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득을 봤다. 하이마트 등에서 고가의 전자제품들 마저 20% 할인으로 샀었다. 하지만 머지포인트의 시스템을 잘 생각해보면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20%씩 무조건 할인이 가능이나 한 소리인가? (전에 쓴 글 상품권 할인의 원리. 상품권의 수익구조 (tistory.com)에 관련 이야기를 정리해 두었다). 가맹점과 포인트 회사가 둘 다 죽어라 손해보면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전 국민이 머지포인트를 쓰더라도 20% 할인은 불가능하다. 최대한 시장을 지배해서 나중에 수익을 얻는 방식을 택하려고(이건 쿠팡의 성장 전략이었다) 한다는 머지포인트 측의 설명에 더더욱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쿠팡은 물류라도 독점하면 수익구조 개편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쿠팡은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으로 흑자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상품권은 할인율을 손해볼 정도로 높이는 것 이외에는 독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하던 때에 머지포인트 회사에서 월회비 받는 시스템(구독형 머지플러스)이 나왔다. 내가 볼 때는 머지플러스는 더 말이 안되는 시스템이었다. 특히 머지플러스를 몇 개월(최대 1년) 구독하면 월회비까지 깍아주거나 돌려주겠다는 홍보까지 나오자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저 방식은 본사의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 아니라 사람들 더 모으는 방법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머지포인트가 이익을 거두는 방법은 할인을 낮추는 수 밖에 없는데 할인이 다른 상품권과 비슷해지면 그 때부터는 머지포인트를 살 이유 자체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다른 상품권에 비해 특별히 유리한 점이 아예 없다. 1%라도 더 할인을 해줘야 사람들이 사겠지만 본사의 이익은 안드로메다로)
그렇게 새 상품이 나오고 공격적인 광고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머지포인트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머지포인트 사태가 터지게 된다. 즉, 많은 사람이(개나 소나) 머지포인트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이미 머지포인트로 이익을 볼 때가 지났다는 것이다. 그 때는 이미 머지포인트가 정리를 준비하던 순간이었다. 머지포인트 본사는 부인하지만 실제로 정리의 수순을 밟고 있었던 것 같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이마트 등 정말 메인이었던 가맹점들이 머지포인트의 (특정기간, 보통 한 달) 사용 총액을 낮추어 버리거나 안 받겠다고 한 것이었다. 이것은 본사에서 그 쪽으로 줄 돈이 제대로 안간다는 의미이다. 마트의 입장에서 그 포인트로 물건을 판 만큼 본사가 돈을 약속한대로 지급하면 머지포인트와의 계약을 바꿀리가 없다. 돈이 잘 지불 되었으면 (머지포인트 사용자가 100만이 넘어가던 시기였는데) 손님도 많이 받고 돈도 버는 그런 계약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 결과 마트는 사용처에서 빠지게 되었다.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트를 사용처에서 뺀다는 것은 더 이상 운영할 의지나 능력이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뒤늦게 머지의 할인율을 알아서 뒤늦게 구매한 사람들(특히 좋다는 소문에 다량 구매한 사람들)이 다 난리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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