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대한민국국기법 이라는 게 있더라. 처음 알았다.

레기통쓰 2023. 5. 8. 09:19

대한민국국기법 이라는 게 있다. 국가법령센터 기준으로 띄워쓰기 안한 상태로 표기 되어 있다. 

대한민국국기법 [시행 2014. 1. 28.] [법률 제12342호, 2014. 1. 28., 일부개정]

제6조(국기에 대한 경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때에는 선 채로 국기를 향하여 오른손을 펴서 왼편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하거나 거수경례를 한다. 그 밖에 국기에 대한 경례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시행 2017. 7. 26.] [대통령령 제28211호, 2017. 7. 26., 타법개정] 

제3조(국기에 대한 경례방법) 「대한민국국기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조의 국기에 대한 경례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방법으로 한다.

1. 제복을 입지 아니한 국민은 국기를 향하여 오른손을 펴서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注目)한다.

2. 제복을 입지 아니한 국민 중 모자를 쓴 국민은 국기를 향하여 오른손으로 모자를 벗어 왼쪽 가슴에 대고 국기를 주목한다. 다만, 모자를 벗기 곤란한 경우에는 제1호의 방법에 따를 수 있다.

3. 제복을 입은 국민은 국기를 향하여 거수경례(擧手敬禮)를 한다.

 

이런 거도 다 지정해둘 줄은 몰랐다. 처음 알았네.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총리와 걸어가다가 태극기 쪽으로 경례를 하는데 일본식 경례를 했다는 영상 글을 보고서 찾아본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kFPQDxjP_c&ab_channel=%EA%B3%A0%EC%96%91%EC%9D%B4%EB%89%B4%EC%8A%A4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윤석열씨와 기시다씨가 보는 쪽에는 일장기가 없고 태극기와 다른 깃발들이 있다.

이 사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태극기에 대해서 윤석열도 일본식 경례를 한다는 것이다. 영상(2분 23초쯤)을 보면 기시다가 먼저 태극기를 발견하고 예를 표하려고 선다(잘 보면 일단 윤석열씨를 본다. 왜 안멈추냐라고 말하는 것으로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먼저 멈추었다. 이건 윤석열이 태극기를 놓친거다). 그걸 본 윤석열은 태극기를 앞에 두고 일렬로 서야 하는데 그냥 자기 선 자리에서 몸만 돌려버렸다. 그러니 저런 삐뚤한 대형이 나오지. 그 다음이 제일 문제다. 기시다가 어떻게 태극기에 대해 예를 표할 건지를 양국 의전팀이 상의를 안한 것 같다. 기시다는 곁눈질로 윤석열을 한 번 본다음에 특별한 제스쳐가 없으니 바로 자기에게 익숙한 방식의 경례를 시작했다. 그 옆에 윤석열도 같이 따라했다(여기서는 대통령은 가슴에 손을 올려 경례를 했어야 한다).

아... 진짜 대통령실은 뭐하냐? 의전팀은 뭐하는 거고?

시비걸릴 일을 좀 그만 좀 만들었으면 좋겠다. 대통령부부와 총리부부가 같이 이동할때도 이동동선이나 순서 체크 안해봤나? 내가 그렇게 봐서 그런지 이동동선 등이 너무나 부자연스럽다. 의전팀의 브리핑을 대통령이 안들은 건가 아니면 대통령에게 제대로 브리핑을 안한 것인가? 어떤 게 정답이던간에 이건 의전팀의 실수다. 윤석열씨 부부는 이런 걸 해본적이 별로 없으니(우리는 대통령 재선이 없으니 대통령이 된 모든 사람들이 초반 1~2년은 초보티가 난다) 최대한 자세하게 브리핑하고 리허설도 좀 많이 했어야 한다. 그래서 최소한 대통령 부부는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고 상호간의 파트너를 계속 안내했어야 했다. 그래서 저런 이상한 영상(사진)은 안찍혔어야 했다. 괜히 쓸데없이 욕 먹을 이유가 없다.

또한 우리 의전팀이 미리 일본 의전팀에게 태극기에 대해 가슴에 손을 올려 경례해달라는 요청을 하는게 맞다고 본다. 여긴 대한민국이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게 없으면 이 쪽 방식으로 태극기에 예의를 표해달라고 서로 합의를 보면 된다. 그런 걸 했는데도 기시다가 그걸 잊어버리고(고의적으로 무시하지는 않을거다) 일본식 경례를 했어도 대통령은 원래 정해진 대로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하면 된다. 그러면 말이 없다. 그냥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경례를 한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에 윤석열씨가 일본 갔을 때 일장기에 대해 일본식 경례를 했다고 말이 좀 있었다. 

https://imnews.imbc.com/news/2023/politics/article/6465158_36119.html

 

태극기·일장기 경례 의전실수? 대통령실 "일본 의전 프로토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상회담 당시 일본 의장대 사열 장면을 놓고 국내 야권 일각에서 '의전 실수'를 언급하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1...

imnews.imbc.com

이 때 나는 윤석열이 그다지 잘못 안했는데 너무 뭐라고 하는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 때 영상을 봤을 때도 가슴에 손을 올려 태극기에 대한 경례를 한 다음에 일장기에 일본식 경례를 한 거라고 이해되었다. 일본에 갔으니 일본 의전팀이 알려준 프로토콜을 그대로 한 거라 생각했다. 그걸 꼭 시비를 걸 이유가 없다. 실제로 이 논란에 국민의힘은 문재인씨의 순방 당시에 찍힌 외국 국기에 경례한 사진을 공개하며 맞섰다. 

"안병길 의원은 SNS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집트 순방 당시 이집트 국기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이것이 의전 사고이고 외교 참사냐"고 비판했습니다."

이건 맞는 말이다. 대통령이 외국에 순방 갔을때 그 나라 국기에 대해서 어떻게 예를 표하는지 의전팀끼리 미리 조율을 할 것이다. 문재인 때도 윤석열 때도 그런 방식으로 합의된 사안을 그대로 따랐을 것이다. 일본 갔던 윤석열도 이런 이유로 순서대로 태극기 일장기 순으로 예를 잘 표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은 경우가 다르다. 대한민국에서 태극기에 대한 예의를 잘못 표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뭘 그런 거 가지고 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받아들였는데) 법이 정해져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일은 대통령이 실정법을 어긴게 된다.

이 별거 아닌 거 같은 일은 대통령실이 얼마나 대통령을 욕먹게 하는데에 열심인지를 보여준다. 대통령실의 이런 안이한 태도는 이번 태영호 사태때 이정복 수석의 경우를 봐도 알 수 있다. 이정복은 내가 안했다고 말하기만 하면 안되는 거다. 정치적인 여러 고려를 꼼꼼히 해봐야 했었다. 그 사람은 "일단 이런 일에 연루되어 미안하다. 내가 그런 적이 없는데 이번 일은 태영호가 가짜뉴스를 만든 것이다. 내가 이번 일에 책임지고 사표냈다. 그리고 이런 음해를 한 태영호를 고발하겠다" 정도의 입장이 나와야 한다. 뭔가 일이 있으면 정치적인 책임이라는 걸 져야 한다. 그에게는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했어야 했다(사실 사표는 수리안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그런 적 없다 그러니 그 말 한 사람에게 가서 물어라' 라고 하는 건 정치적인 책임을 지는 태도가 아니다. 

지지하기는 커녕 그냥 좀 싫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좀 잘 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은 검사만 평생한 사람이다(중간에 잠시 변호사도 했다지만). 그래서 정치적인 감각이 뛰어나지 못하다(아직도 이재명씨를 안만나는 걸 보면 정말 감각없다. 여소야대에서는 이재명이 안만나겠다고 해도 이정복이 계속 이재명 찾아다니며 만나자고 했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돕고 있는 곳이 대통령실이다. 조금 더 신중하고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대통령의 정책방향이나 외교방향 자체를 바꿀 권한도 없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반대하긴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했던 사람을 뽑은거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사소하다면 정말 사소한 일로 대통령에 대한 불쾌감만 키울 이유가 없다. 그렇게 지지율이 떨어지면 나중에 뭔가를 하려고 해도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게 추진하려던 일이 안되면 반드시 해야 하는 일들까지 같이 밀려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가장 최악의 경우이다. 또한 지지율에 도움 안되는 김건희씨쪽도 관리가 더 필요하다. 일부 강성지지자들이 김건희에 대해 좋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나머지 중립쪽의 사람 중 많은 수가 안좋게 보고 있는 이를 자꾸 노출 시킬 이유가 없다. 자꾸 김건희 이야기가 대통령보다 우선한다는 구설에 오르지 않게 노출빈도나 보도자료나 사진등을 좀 조절할 필요도 있다. 

그냥 좀... 잘 해라... 답답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