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밌는 의학 이야기는 김은중이라는 현직 의사가 쓴 책이다. 다양한 사진자료와 내용을 설명하는 삽화가 잘 되어 있는 책이다. '재미있는' 대신 '재밌는'이라는 표현을 선택한 것은 아마 표지에서 보이듯이 글자수를 이쁘게 맞추기 위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같다. 아니면 내가 이런 쪽에 흥미가 있어서 재미있게 읽은 것일지도. 책에서 소개하는 사람 이름까지는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아 이런 게 있구나' 정도의 지식을 제공해주는 책이다. 흥미로운 사실들도 있고 저자가 간간히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평하는 것도 의사의 시선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책이 두꺼워서 읽기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의학에 대해서, 의학의 발전에 대해서 한 번쯤은 알아두어야 할 내용들로 가득찬 괜찮은 책이라 소개해본다.
내 생각으로 몇가지 오버한 게 있어서 지적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책에는 김은중 글/그림이라고 쓰여 있는데 삽화를 자신이 그렸다고 강조한 것 같다. 하지만 삽화를 그렸다고 만화가 아닌데 그림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좀 오버 인듯 하다. 작가가 전업작가도 아닌데 책 내표지에 저자를 소개하면서 어떤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다. 이것 역시 오버라고 생각된다. 책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관심없다.
그리고 내용에 시비를 약간 걸어보자면, 교과서를 쓰고 싶은 것인지 교양서를 쓰고 싶은 것인지 구분이 안가는 단락들이 많다. 교양서라면 사람들이 관심이 없는 분야는 생략하거나 분량을 줄여야 하는데 본인말로는 분량을 줄였다는 고대 의학 분야의 설명이 너무 많다. 그런 걸 자세히 설명할 거면 의학사 라는 제목이 들어가야 한다. 고대사 뿐 아니라 의학사에 대한 여러가지 내용을 한 책에 다 넣으려고 무리한 것이 보인다. 두꺼워진 책 만큼 읽기는 약간 힘들다. 결국 재미있는 의학이야기라는 제목에 맞지 않게 재미 없는 이야기에 분량을 너무 할애했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고 나니 책이 나쁘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말 좋은 책인데 단점이 몇 가지 보여서... 쓰다보니 단점을 더 많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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