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독후감까지는 아니고

(책 소개) 아르키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

레기통쓰 2023. 7. 10. 06:47

 

도서관에서 신간 코너에 있어서 집어 왔는데 1973년 작이라고 한다. 책만 2022년에 새로 낸 듯 하다. 도서관에서는 최근에 샀기 때문에 신간 코너에 있는 것이고.

 

이 책 '아르케메데스는 손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고미네 하지메 라는 일본작가의 책이다. 1973년 작이며 같은 해에 일본 추리작가상 중에 저명한 상인 에도가와란포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가는 첫 작품의 인기에 힙입어 다음 작품들의 제목에도 유명한 외국 인물을 넣었다. 이 작품 외에도 '소크라테스의 변명', '파스칼의 코는 길었다', '피타고라스, 콩밭에 죽다' 등의 청춘추리소설을 썼다. 

 

1970년대의 일본은 아주 변화가 많던 시대였고 세대간의 갈등이 엄청나게 커지던 시대였다는 것이 이 책에서도 확인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것은 책에서 벌어지는 세 가지 사건의 연관성이지만 책에서 가장 많이 소개되는 갈등요소는 '세대차이', '세대간의 갈등'이다. 피해자의 아버지, 수사관 등으로 대표되는 기성세대는 주인공급인 고등학생들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을 이해를 못한다. 고등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존중도 없고(요새 우리나라와 닮았다) 수사관에게도 반항으로 일관한다. 수사관의 생각을 통해 자주 강조되는 이러한 갈등(수사관은 자신의 아들을 이해못하겠다고 책 내에서 계속 푸념한다)이 너무 강조되어서 미스터리라는 것이 좀 약화되는 측면이 있다. 

 

책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 이 책은 일본의 문학장르 중 하나인 청춘미스터리(젊은 사람들이 주인공인 미스터리)로 분류되는데 미스터리 작품은 결말을 알거나 중간 과정을 알아버리면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힌트를 주자면 아르키메데스라는 사람은 '유레카'라는 단어를 외친 것만 유명한데 이 이야기에서는 다른 면이 강조된다. 이 작품에서는 아르키메데스가 전쟁무기를 만든 이야기를 하면서 미국이 원폭을 떨어뜨린 것까지 싸잡아서 비난한다. 자신들이 진주만 먼저 폭격한 것은 늘 잊고 지내는 일본인 답다 싶다. 

 

책을 읽다가 느껴지는 한가지 특징이 청춘미스터리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 그런지 내부 이야기 플롯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는 것이다. 원래 고전이나 유명한 작품을 읽어보면 어디서 많이 본 거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그것은 그 작품들이 다른 작가들에게 영향을 많이 줘서 다른 작품들에 이야기 구조나 비슷한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역자 후기에 보면 이 작품이 현재 일본 문학계의 거두인 하기시노 게이고(그런데 나는 누군지 모른다)를 작가로 이끈 작품이라고 한다. 그럴만큼 재미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쓰여진 시대가 1970년대 일본이라 '적군'이라던지 그 시절의 일본식의 정서가 자주 나온다. 다시 말해 현재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특히 스마트폰 세대인 Z세대)은 이해하지 못할 거 같은 상황이나 사회상이 자주 나온다. 일단 휴대폰이 없기 때문에 전화기 옆이 아니면 연락을 하거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다. 그리고 성을 부르거나 이름을 부르는 것에 규칙이 있는 일본인데 글 쓴 사람이 원래 그렇게 쓴 건지 아니면 역자의 잘못인지 이름과 성이 자주 혼동되어 나오는 경향이 있다. 같은 사람이 같은 대상을 부르는데 한 번은 성을 불렀다가 한 번은 이름을 부르는 등 약간 어색함이 보인다. 원작이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역자가 편의상 그렇게 한 건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그냥 시간 때우는 시간에 읽어보기 딱 알맞은 책이다. 일요일에 점심때까지 비가 정말 많이 와서 나가기 싫어서 이 책을 읽었다. 아침 먹고 설겆이 한 뒤에 앉아서 보기 시작해서 점심먹으면서 마무리 한 책이다. 중간중간 쉬엄쉬엄 봤는데도 한나절이면 충분할 정도로 책이 쉽게 읽힌다. 시간 날 때 한 번 읽어볼만 하다고 생각이 들만큼 재미도 있다. 외국 소설, 특히 이름으로 부르는 지 아니면 성으로 부르는지가 중요한 일본 소설이기도 하고, 이름이 헷갈릴 때도 많아서 이름과 성은 적어두면서 읽으면 도움이 된다. 

 

사족)

책을 읽고나서 기억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법률이 서민을 지켜주리라고 믿는 것이 동화이다. 동화를 믿는 것은 애들 뿐이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법률이다"

 

그 시절의 작가의 사회비판적인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