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졌다. 18점 13점 19점을 냈다. 20점 이상 낸 세트가 없다.
일본이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아서인지 이번 VNL경기들 중에 가장 블로킹이 덜 밀린 상황이다(6개의 한국, 7개의 일본. 우리는 태국과의 경기에서조차 5 대 13으로 밀렸었다). 상대의 에러에 의한 점수도 우리가 17점, 일본이 18점(일본이 17점을, 우리가 18점을 헌납했다는 소리이다)을 얻어서 큰 차이가 안난다. 그런데 서브에이스 수가 2 대 6으로 밀렸고 공격점수가 우리는 25점, 일본이 44점이다. 디그수가 그리 차이가 많지 않은데(70개와 75개) 리셉션이 높은 건 서브를 많이 당한 결과이다. 문지윤 정지윤이 각각 8점 6점으로 점수를 내었다.
스타팅은 김지원 세터에 미들블로커 정호영, 이주아(1, 2세트), 이다현(3세트) 이고 공격수로 김다은, 박정아, 강소휘 3인이 1, 2세트에 선발로 3세트에는 정지윤, 문지윤, 표승주 이렇게 3명이 나섰다. 리베로가 문정원 밖에 없어서 공격수인 김미연을 리베로로 2, 3세트에 임시 기용하는 이상한 짓까지 했다. 수비형 선수가 아예 없는 단점이 나와버렸다.
밑에 까만색 네모로 표시된 사람은 각 세트의 스타팅이고 흰색네모으로 표시된 사람은 중간에 교체된 사람이다(네모 안의 숫자는 누구와 교체되었는지를 나타낸다). 일본의 까만색 라인은 3개씩 있는데 우리는 3개 다 있는 사람이 김지원세터와 정호영 미들블로커 밖에 없다. 이 말은 일본은 안정적인 포메이션이 돌아갔다는 말이고 우리는 스타팅으로 나간 사람이 1, 2세트 해보니까 컨디션이 나빠서 3세트에 사람 바꾸어주었다는 것 처럼 보인다. 일본 기록지는 깔끔해보이지 않는가? 일본이 어제 안정적이었다는 소리이다. 우리는 컨디션에 따라 막 바꾸는 화려함을 보인다.
일본은 93번의 공격시도중에 44점(47%)을 냈고 우리는 96번 중에 25점(26%)을 냈다. 일본의 93번의 공격시도에 대해 우리는 36번(38%)의 블로킹 시도를 했고 그 중 6번(17%)을 성공했다. 우리의 96번의 공격시도에 일본은 39번(41%)의 블로킹 시도를 했고 그 중 7번(18%)을 성공했다. 우리가 51번의 서브 중 2번(4%) 성공하고 일본은 74번(수치차이가...) 시도해서 6번(8%)을 성공했다. 블로킹이 10%정도 밀린 거 치고는 우리 공격성공율이 너무 낮았다. 다시 말해 비슷하게 손을 대었지만 일본은 공격이 성공을 많이 했고 우리는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게 많다는 것이다.
한일전이라 조금 더 보자. 박스지를 한 번 보자.
포인트 수치이다. 일단 표를 보는 것부터 짧게 이야기 하겠다. ABS는 Aattack(공격), Block(블로킹), Serve(서브)의 약자이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효율efficiency은 ABS 각각의 항목에서 효율을 구하는 것들을 한꺼번에 계산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얼마나 팀 점수에 기여하고 상대팀에게 점수를 덜 주는데 일조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박은진이나 염혜선은 들어온 시간이 짧은데 실수 몇 번해서 수치가 커진 것이라서 선수가 뛴 시간도 고려해서 봐야한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팀에 가장 도움이 된 사람은 이다현이다. 득점은 3점을 했지만 김다은의 4점보다 더 팀에 기여한 것이다. 하지만 이다현은 3세트에만 스타팅이고 2세트에는 교체로 들어갔고 1세트는 아예 뛰질 않았다. 즉 도움되는 사람이 코트에 머무른 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효율 수치만 보면 미들블로커인 이다현, 이주아 그리고 공격수중에는 아포짓인 문지윤만 도움이 되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도움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도움이 안되었다. 문제는 이 세명 모두 코트에 있는 시간이 짧았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주아는 1세트와 2세트만 뛰었다. 문지윤은 1, 2세트에는 김지원 세터와 교체되었으니 1, 2세트에는 큰 활약이 없었고 3세트만 주로 뛰었다(그런데도 공격시도가 21번이다. 3세트에 몰빵한 거 같다. 국내에서 처럼).
공격수치를 보자. 효율의 계산은 위의 표에서
(점수point-에러error)/전체total
로 구하면 된다. 박정아가 17번의 시도에 1번 성공하고 3번의 에러를 냈다. 그래서 효율은 (1-3)/17이 되어 -11.76%가 되는 것이다. 결국 박정아는 일본전에서는 완전 개판쳤다. 도쿄 올림픽에서 5세트 12-14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혼자 4점을 내어서 16-14로 경기를 뒤집어버린 그 영웅 박정아는 없었다. 박정아는 기복이 있는 선수이다. 클러치 박이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 결정적일 때 힘을 낸다는 소리이지만 다른 말로 혼자서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는 선수라는 소리이기도 하다. 실제 도로공사가 질 때는 끝까지 박정아가 삽질하는 날이다. 도로공사는 박정아가 삽질할때 벤치에 짱 박아두고 수비의 힘으로 버티고 버텨서 박정아가 제 정신으로 돌아올때까지 기다리는 팀이다. 그런데 어제는 박정아는 1, 2세트 삽질하고 3세트에 잠시 쉬다가 다시 들어와서 다시 삽질했다. 질 수 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강소휘도 어제 벽을 때린 듯 하다. 공격에러가 3번인데 점수는 2점이다. 그래서 결국 효율이 박정아와 같이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강소휘는 블로킹이 있던 없던 세게 때리는 스타일이라 이게 컨디션 좋은 날에는 블로킹을 뚫어버리는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안좋은 날에는 블로킹의 제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제는 후자였나보다. 원래 그런 친구니까 그러려니...
이다현이 50%라는 높은 효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격시도 자체가 2번이라 점수로는 1점만 연결되었다. 정호영은 4번의 공격시도에서 1점 내고 한 번의 에러를 냈다. 효율에서 0이 되었다. 이주아는 (이동공격이었을 거 같은데) 6번의 시도중 1번만 성공했다(이렇게 되면 세터가 점점 주기 힘들어진다).
이외에도 서브실수가 표승주가 2번, 김지원, 염혜선, 박은진, 문지윤, 강소휘까지 1번씩해서 7점 헌납한 것도 짚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일본이 11번 서브 실수를 해서 이건 넘어가자.
내일 경기는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경기인 크로아티아전이다. 작년에 유일한 승리가 크로아티아전이라 어느 정도는 기대가 된다. 내일은 승리했다고 적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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