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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대표팀 VNL 2주차 1경기: 브라질전

레기통쓰 2023. 6. 15. 17:43

졌다. 29-31까지 맞붙은 1세트가 아쉬웠다. 크로아티아가 1세트에 이기더니 우리도 1세트에 이길라나 하고 봤는데 역시 마지막에 마무리가 아쉽다. 김다은도 첫 국대인데 김다은이 생각보다 잘했다. 시즌때 블로킹 몇 번 당하면 주눅들던 게 별로 없어보여 기쁘다. 2, 3세트는 둘 다 25-16이었다.

 

공격점수가 51대 30이다. 브라질은 103번 공격시도에 51점 성공, 우리는 100번 공격시도에 30점이다. 즉 공격성공률이 대충 5:3 정도 차이가 난다. 이것은 블로킹 때문인데 우리는 23번의 시도 중 6번 성공(%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시도수가 적다는 것은 상대의 공격에 제대로 된 블로킹이 안되었다는 것이다)이지만 상대는 우리의 100번의 공격중에 52번의 시도, 그 중에 9번을 점수로 연결 시켰다.100번의 공격시도중에 52번(52%)이 상대의 손에 맞아서 원하는대로 공격이 안되었다는 소리이다. 즉... 미친듯이 따라 붙어서 우리 공격수들이 뭘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우리가 103번의 공격중에 23번 따라 붙어서 22% 정도만 손댄것과 큰 차이가 난다. 서브수는 브라질 80개 시도중에 4번(5%)의 에이스인데 우리는 63번 서브 중 3번(4.7%)이 에이스이다. 서브에이스에서는 차이가 없다.

 

1세트에 31-29까지 따라 붙은 이유는 위에서 보이듯이 위대한 디그(dig), 리셉션(reception) 수라고 생각된다. 블로킹은 제대로 손을 못대었지만 디그 자체가 워낙 1세트에 잘 되었다. 1세트는 리셉션도 좋았다. 디그는 리셉션을 제외한 모든 수비행위를 통칭하고 리셉션은 서브를 안정적으로 받은 수를 말한다. 우리나라 중계에서는 흔히 서브리시브가 안되었다고 표현하는데 영어권에서는 이를 리셉션이라고 말한다. 디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쓰는 말로 상대의 공격이나 페인트, 그냥 넘기기 등의 서브를 제외하고 이 쪽으로 공이 넘어오는 모든 행위에 대한 수비를 말한다. 세트(set)는 디그나 리셉션 같은 수비가 잘 되어서 같이 올라가는 숫자이다. 

내 예상과는 달리 염혜선이 세 세트 모두 교체로 들어갔다. 정확한 기록지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일단 각 세트마다 스타팅은 김지원이었다. 잘했다. 경험치를 막 먹여야 다음 세대가 산다. 세터 외의 자리에는 미들블로커 박은진과 이다현 선발조합에 아웃사이드 히터에 정지윤과 김다은, 강소휘까지 선발로 하고 전문 아포짓인 문지윤은 김지원과 교체로 잠시 들어갔다. 박정아, 정호영, 표승주는 이번 경기 풀로 쉬었으며 아마 일본전을 염두에 둔 배치로 보인다. 1세트에 김다은과 강소휘가 힘을 냈는데(서브 성공도 김다은 2개 강소휘 1개이다) 2, 3세트에 둘 다 2점씩 (김다은은 2세트에 3점)으로 묶여서 그런지 우리나라는 2, 3세트에 16점에 그쳤다. 3세트에는 이다현이 득점 1위일 정도로 공격수들이 나쁜 컨디션을 보였다(세터와 호흡이 잘 안맞았는지...) 박은진도 1세트에는 힘을 냈는데 2, 3세트에는 아예 공격점수가 없다. 김지원의 시야가 좁아졌거나 뭔가 잘 안맞아서 공격이 다 안되었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내 생각에 감독은 일본전과 크로아티아전을 잡기로 마음을 먹었나보다. 정호영은 속공이나 다른 모든 것에 취약하지만(배구를 늦게 시작해서인지 미들블로커 전향이 늦어서인지... 기본기가 약하다) 오픈공격 하나만큼은 잘만 들어가는 날에는 괜찮은 편이다(아웃사이드 히터 출신이라 그런듯). 그런데 블로킹 높은 나라에는 잘 안통하는 것이 오픈 공격이지만(양효진이 블로킹 높은 나라에는 득점력이 많이 줄어드는 것도 일치한다) 일본전에는 오히려 기대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