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무언가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

올빼미와 부엉이

레기통쓰 2023. 6. 13. 20:23

유튜브를 보다가 마당에 올빼미 새끼가 왔다는 영상을 봤다. 

 

마당에 아기 올빼미가 나타났어요. 그리고 신기한 진돗개들의 반응... - YouTube

 

올빼미... 그리고 부엉이? 갑자기 올빼미와 부엉이 구분하는 법을 알려준 예전 친했던 사람이 생각난다(몇 십년 못만났으니 이제 친하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듯). 눈 위로 뭔가 뾰족한 게 있으면 부엉이, 없으면 올빼미! 나무위키에는 재미난 설명이 있는데 부엉이는 머리가 'ㅂ'모양이고 올빼미는 머리가 'ㅇ'모양이라 각 단어의 첫 자음으로 외우면 된다고 한다. 

 

사진출처는 나무위키 각 항목이다

 

부엉이와 올빼미로 구분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몇몇 나라들로 국한된다. 부엉이와 올빼미 모두 향명(특정 지역에서만 불리는 이름)이다. 프랑스도 향명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프랑스어로는 부엉이는 'hibou(이부)', 올빼미는 'chouette(슈에트)'로 서로 구분한다(나무위키에서 가져왔다. 난 불어는 몰라서).

 

영어권에서는 부엉이와 올빼미 모두 owl이다. 정작 우리가 수리부엉이라고 동일하게 부르는 속들은 유라시아종을 Eagle Owl, 아메리카대륙종은 Horned Owl 로 구분하여 표현한다(실제 속은 같은데 종이 틀리다. 종속과목강문계 라는 분류체계에 대해 잘 모르시면 링크를 클릭) 

사진출처는 영문 위키백과 각 항목이다

 

 

영어권에 분류에 따르면 owl에는 두가지의 과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올빼미와 부엉이는 모두 올빼미과(Strigidae)에 속하고 가면올빼미과(Tytonidae)에 속한 올빼미들도 있다. 

영문 위키에 나온 올빼미들 사진. 왼쪽 라인이 올빼미과(Strigidae)이고 오른쪽 라인이 가면올빼미과 (Tytonidae)이다

 

올빼미와 부엉이 모두 올빼미과(Strigidae)에 속하기는 하지만 속부터 다양한 종류로 나뉘게 된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올빼미들(부엉이 포함) 중에 가장 큰 종은 수리부엉이 이다. 대부분의 올빼미가 나무 구멍에 알을 낳기 때문에 올빼미가 구멍밖으로 빼꼼히 머리만 내민 사진이나 영상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수리부엉이는 바위 틈이나 바위 밑 같은 땅 위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양한 올빼미과 새들 중에 이번에 알게 된 새들 중 가장 특이한 새는 소쩍새이다. 

나무위키의 소쩍새 항목에서 가져왔다

소쩍쿵 소쩍쿵 이라는 노래로 더 잘 알려진 새인데 생김새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솟쩍'하고 울면 솥에 금이 쩍 갈 정도로 다음해에 흉년이 들고, '솟적다'라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다음해에 풍년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 이름이 소쩍새가 된 것이라 한다(솔직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솥이 쩍 이랑 솥이 적다 둘다 같은 음이라서 이런 거 같은데...). 

 

두견새라는 종이 따로 있지만 동양문학에서 두견 이라는 말이 나오면 소쩍새를 가르킨다고 한다. 이화에 월백하고 로 유명한 시

 

梨花(이화)에 月白(월백)하고 銀漢(은한)이 三更(삼경)인 제
一枝春心(일지춘심)을 子規(자규)ㅣ야 아라마난
多情(다정)도 病(병)인 냥하여 잠 못드러 하노라


배꽃에 달이 밝게 비치고 은하수가 흐르는 깊은 밤에
가지 하나에 깃든 봄의 마음을 두견새가 알겠냐만은
다정한 것도 병이 되어 잠 못 들어 하노라


([네이버 지식백과] 이화에 월백하고에서 가져옴)

 

에 나오는 자규(두견새)도 소쩍새라고 한다.(두견새라는 새가 따로 있다고 하는데 고전문학의 두견은 대다수가 소쩍새라고 한다)

 

서정주의 귀촉도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 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은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에 나오는 제 피에 취한 새도 소쩍새이다.

 

김소월의 접동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샘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는 오랍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夜三更)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산 저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에 나오는 접동새도 소쩍새라고 한다.

 

생각보다 여기저기 많이 나오나 야행성 새라 그런지 소쩍새나 다른 올빼미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시골가면 보일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