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무언가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

가슴의 크기와 모유의 양의 관계는?

레기통쓰 2023. 5. 31. 19:36

정말 적응 안되는 게 내 나이(50 근처)대 아줌마들의 섹드립이다. 내가 참석하는 모임 중에 아줌마들이 많이 있는 모임이 있다(사실 나 혼자만 남자다). 이 아줌마들은 남자인 내가 있어도 섹드립하는 것에는 크게 구애를 안받는다(너무 오래 만나서, 그리고 내가 성적인 매력이 없어서 남자로 안보이나 보다). 

 

(몇 가지 일화를 썼다가 얼릉 지웠다. 읽어보니 너무 야하다)

 

엊그제 쯤에 모였을 때 한 아줌마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서 뭐하고 왔냐니까 딸하고 오래 전화를 하고 왔다고 했다. 딸하고 할 말이 왜 그렇게 많냐는 질문에 

 

"우리 애들한테 미안해. 내가 찌찌가 작아서 애들한테 모유도 늘 부족하게 줬어" 

 

라면서 양손으로 가슴을 만진다. 당황한 나는 얼른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를 보며 다들 즐거워 하는 것은 덤.

 

 

집으로 와서 갑자기 궁금해져서 '가슴의 크기와 모유의 양'이라고 검색을 해보았다. 

 

 

가슴이 큰 것과 수유의 관계는? - 당신의 건강가이드 헬스조선 (chosun.com)

 

가슴이 작으면 모유의 양도 적을까? - 베이비뉴스 (ibabynews.com)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슴의 크기와 모유의 양은 관련이 없다. 모유의 양은 유선이라는 일종의 분비선(분비샘)조직에 의해서 결정이 난다. (샘이란 한자로 선(腺)이라 쓴다. 땀샘이 땀 나오는 구멍 밑에 있는 땀 만드는 배출(분비)하는 기관이듯이 유선은 젖(유乳)을 만들어 분비하는 기관이다(우리말로는 젖샘이라고 한다). 외분비선(샘)이라고 말하는데 몸 밖으로 분비하면 외분비 선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서 잠시 빌려왔다

 

그림을 보면서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크면 유선들이 존재할 자리가 많아서 더 많이 생길 확률이 높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반대로 가슴이 너무 작으면 유선이 존재할 공간이 너무 부족해서 적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저기 검색했지만 관련되는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외관으로 보기에는 가슴이 없는 거 마냥 작아보여도 모유수유를 2명째 하고 있는 분도 근처에 계신다. 그런 분들은 가슴은 작아도 유선이 존재할만큼의 공간은 확보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만 해본다.

 

 

새로 알아낸 사실들)

참고로 나는 50이 가까워지는 남자인데도 애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인지 모유 관련된 정보는 거의 모르고 있었다. 최근에 그리고 이번 기회에  알았던 사실들이 좀 있는데 적어두려 한다. 약간은 부끄럽지만 그래도 나중에 이런 정보를 알았다는 걸 기록해두고자 한다. 

 

유륜에 있는 돌기는 남녀 모두 존재하며 유륜선이라 불리는 땀샘이다(보통의 땀샘보다 크다). 이를 몽고메리샘(선)(glands of Montgomery)이라고도 한다. 남녀불문 유륜 주변에 털이 나기도 한다(나도 1가닥씩 난다...양쪽 모두... 이유를 모르겠다. 내 꺼 사진찍어 올려둘까 하다가 포기했다)

 

포유류 중 인간 여자만이 가슴이 계속 큰 상태라고 한다(가슴에 원래부터 지방이 계속 많은 상태). 보통의 포유류는 새끼에게 젖 줄때만 가슴이 커졌다가 수유할 필요가 없으면 가슴이 줄어든다고 한다. 인간의 경우에는 출산 후에 유선의 크기가 커졌다가 모유수유를 그만두면 유선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가슴의 모양이 바뀐다고 한다(처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슴내에 커다란 기관들이 갑자기 줄어드니 풍선의 바람이 빠지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가슴이 늘어지는 경우들이 있단다). 

 

모유는 피를 걸러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다시 말해 피를 원료로 유선에서 만들어내는 작품이다(피를 원료로 무슨 의식을 치루는 판타지 소설이 많은데 그게 다 근거가 있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모유수유를 하면 칼로리가 소모된다(모유수유 다이어트가 있는 이유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단맛이 있다고 한다. 모유는 비리다는 의견도 있는데 개개인의 차이라고 한다. 몇몇 비타민이 결여되어 있고 철분도 적어서 완전식품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조선시대나 개화기에는 아이가 10살이 되어도 모유를 먹였다는 기록도 있는데 실제 5살 정도까지는 먹였다고 한다. 이유는 먹을 게 부족한 시대라 아이를 위해 엄마가 희생했던 것이라고 짐작된다. 

 

모유는 출산후 초반 몇 일(5일정도)동안 면역관련 단백질이 많은 초유가 나온다고 한다(초유는 성숙유와 색이 틀리다고 한다). 이 초유를 수유하면 유즙분비를 촉진하는 여러 호르몬이 나오고 그로 인해 유즙 분비가 촉진, 유지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유는 이행유를 거쳐 성숙유(이게 흔히 말하는 모유이다)로 전환된다고 한다. 모유는 3시간 정도마다 먹이거나 짜내지 않으면 양이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시간여유가 없고 부지런하지 않으면 분유수유가 차라리 낫다고 한다. 그렇다고 열심히 수유해서 양이 늘어나도 문제가 생긴다. 유두에는 괄약근이 없어서 모유 양이 많으면 모유가 샌다. 본인도 모르게 브래지어나 옷에까지 묻어나올 수 있다.가장 심각한 경우는 자다가 모유가 흘러넘쳐버리는 경우이다. 모유 자체가 체온과 같은 온도라서 새는 걸 인지를 못하고 등판이 다 젖을 때까지 자다가 깨보면 이불부터 옷까지 다 빨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한다. 이런 걸 막아주는 것이 생리대와 같은 원리의 모유패드이다(생리대로도 다 안막아지게 양이 많을 때가 있듯이 정말 모유양이 많으면 모유패드로도 다 못막는다고 한다). 

 

또한 모유가 많으면 젖몸살을 앓는다. 젖몸살은 모유가 가득찬 가슴이 딱딱해지며 민감해지고 외부자극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지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 민감한 유두인데 젖몸살까지 앓으면 그 통증이 정말 크다고 한다(스쳐도 아파서 뒤질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해주는 분이 계신다). 젖몸살의 통증을 줄이려면 모유를 짜내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인체 시스템상 모유를 더 만들어내게 된다(아~ 이게 많이 필요한가보구나 라고 몸이 인식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파도 짜지 않고 젖몸살을 그냥 견디는 쪽으로 버티는 사람이 많다. 

 

젖을 짜내는 것도 힘들지만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유두는 약하고 민감한 조직인데 아이가 이 유두를 깨물듯이 빨아대서 상당히 힘들다고 한다. 아이가 이까지 나버리면 그때부터는 정말 힘들어진다고 한다. 어디 광고에서 처럼 여유롭게 먹이면서 '더 먹어'하며 웃는 엄마는 환상이라고 한다. 헤라클라스가 헤라의 젖을 먹을 때 헤라가 젖이 너무 아파서 헤라클라스를 던져버렸다는 것이 그냥 나온 에피소드가 아니다. 유두는 그렇게 상처를 많이 받지만 수복력도 빨라서 모유수유를 그만두면 금새 본 모양을 찾는다고 한다. 다만 애가 젖빠는 과정에서 다친 유두는 모유수유중에는 계속 다칠 수 밖에 없어서 보통 엄마들이 참고 먹이는 것이라고 한다(어머니들의 위대함).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상당한 힘이 든다고 한다. 요새는 보조기구들이 있어서 아이를 거기에 눕히고 보조기구를 어깨에 걸치거나 허리에 맨 상태로 모유 수유를 하면 되지만 원래는 아이를 가슴높이로 안아서 먹여야 한다. 젖병으로 먹이면 대충 자세만 잡게 하면 되는데 모유를 먹이면 위치도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그 힘든 자세를 하루 10여번 반복하다보면 온몸이 망가지게 된다. (아래 사진의 어머님의 손목에 감긴 보호대를 보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다. 아래의 수유자세는 산모가 좀 편해보이지 않는가? 아무리 완전하게 작동하지는 않아도 반드시 보조기구를 사야하는 이유라고 한다)

수유 보조 기구(출처: 허핑턴포스트코리아 기사)

 

'유즙 분비 과잉 증후군'이라는 병도 있다. 체내에 젖 생성과 분비를 자극하는 유즙 분비 호르몬(프로락틴) 또는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이 과다하게 생성되어, 임신을 동반하지 않거나 출산 후 1년 이상이 경과한 후에도 유두에서 유즙이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유루증(유즙분비증)(乳漏症)(Galactorrhea)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이 병을 가진 분이 2년째 모유를 기증한 사례가 있다. 모유가 많은 것 이외에는 다른 이상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이 증후군 설명하는 단락은 나무위키에서 가져왔다)

 

젖이 나올 때 유두의 중앙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라 유두의 여기저기서 나온다. 그런데 가장 많이 나오는 가운데가 있어서 젖소 젖짜듯이 강하게 짜면 발사할 수도 있다. (국민학교들어가기 전이었다고 기억한다. 이웃집 아줌마가 나한테 모유를 쏜 기억이 있다. 아직 그게 생각 나는 걸 보면 그 때 충격을 많이 받은 거 같다)

아무리 검색해봐도 이 만화 이외에는 적절한 사진이 없다. 일본 만화다.

 

참고) 

괄약근은 힘을 주면 닫히고 힘을 빼면 열리는 고리모양의 근육이다. 용도는 구멍을 막았다 열었다 하는 것이다. 항문에만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무려 뇌에도 괄약근은 존재한다(뇌에서 모세혈관 전후의 혈액 흐름을 조절하는 '모세혈관전 괄약근(precapillary sphincters)이 있다는 것을 생쥐를 통한 실험에서 알아내었다).

 

나무위키에는 인체의 괄약근의 종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동공: 홍채에 있는 근육. 동공을 수축시킨다.
  • 눈둘레: 눈을 감는 작용을 한다.
  • 입둘레: 입을 닫고 오므리는 작용을 한다.
  • 상부식도: 식도 상부. 음식을 삼킬 때 열려 음식물이 식도로 들어가게 한다.
  • 하부식도: 식도와 위의 경계 부위에 있는 근육. 수축하여 위산이나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 날문(유문): 위와 십이지장의 경계 부분. 음식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도록 해 준다.
  • 돌막창자(회맹): 작은창자와 큰창자의 경계 부분. 큰창자의 내용물이 작은창자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 오디: 바터 팽대부를 통해 샘창자(=십이지장)의 두 번째 부분으로 소화액이 샘창자로 들어오는 것을 조절한다.
  • 요도: 방광으로부터 소변이 배출되는 것을 조절한다. 따로 PC(PuboCoccygeal Muscle)근육(=치골미골근(두덩꼬리근))이라고도 칭한다.
  • 항문: 대변의 배출을 조절한다.

 

바터팽대부 그림. 바터팽대부의 끝을 막아주는 곳을 오디라고 한다. 열매이름과 같다. 네이버 블로그에서 가져옴

 

사족) 나는 대장 소장 십이지장 이렇게 배웠는데 큰창자 작은창자 샘창자 이건 익숙하지가 않다. 나트륨은 자주 써도 소디움이라는 말은 입에서 안나오는 것 처럼... 옛날 사람이라... 그런데 우리말이나 영어로 쓰는 게 더 나은 거 같다. 한자어나 독일어보다는... 초등학교라는 말도 참 입에 안 붙는다. 내가 국민학교를 나와서... 그리고 학력고사를 쳐서 인지 대학교 가는 시험이라는 뜻으로 말할때는 수능보다는 학력고사라는 말이 입에 더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