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剝製 / taxidermy)란 생명체를 방부처리해서(안썩게 처리해서) 생존해 있을 때 모습을 그대로 연출한 것을 말한다. 이것이 인터넷 시대에서는 '인터넷에서 일어난 사건(주로 다툼, 문제, 사건사고)등을 스크린샷, 아카이브, PDF 등의 방법으로 저장하거나, 각종 위키 등을 통해 문서화하여 대중적으로 알리고 보존하여 일종의 '망신'이자 '디지털 낙인'을 찍는 행위'(나무위키)를 말하게 되었다. 일단 웹문서화 되는 순간 박제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바이든이 G7 기간 중의 기자회견에서 또 말실수를 하였다. 이런 실수는 바이든 치매설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대표적으로 2가지의 실수를 하였는데 “한국의 룬 대통령” (서울신문)기사에 따르면 '윤'대통령을 '룬'대통령으로, 기시다 '총리'를 기시다 '대통령'으로 잘 못 불렀다고 한다.
기사를 처음 봤을 때 저 '룬'이라는 단어가 디아블로2 라는 오락에서 나오는 rune(룬)인가 싶었다(사실 고대 영국의 드루이드들의 룬문자라는 건 여기저기 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거라 알고는 있지만 한글로 '룬'이라고 적혀 있길래 처음 든 생각이 디아블로2의 룬 이었다). 살아오면서 나는 처음 알았다, Loon이라는 단어를. 미리암 웹스터 사전Loon Definition & Meaning - Merriam-Webster에 검색해보면 loon은 crazy person이라고 대답해준다. 미친놈이라는 뜻이다. 에이~ 설마 저렇게 불렀을라고?
어라... 그렇게 불렀단다. 그래 Yoon을 잠시 착각해서 Loon이라고 한 거겠지, 악의는 없었을거야. 도청해도 악의는 없었다고 우리나라 정부 인사가 인정하는데 저런 악의를 가질라고... 라고 이해를 해본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다.
미국 백악관은 ‘브리핑 룸’은 기자회견 후 공식 홈페이지에 이 같은 발언이 담긴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문 전문을 아래와 같이 가감 없이 그대로 공개했다.
● I’ve spoken at length with President Loon [Yoon] of South Korea. He came to Washington of late.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의 룬[윤] 대통령과 상세히 이야길 나눴다.
● And I also want to thank President [Prime Minister] Kishida/when I came to see President K- — President [Prime Minister] Kishida
기시다 대통령[총리]에게 감사를/기시다 대통령[총리]를 만나러 왔을 때
라는 대목이 있다. 미국 백악관의 '브리핑 룸'은 이라고 교정하라고 내게 말해주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거 그대로 복사해 가져왔다. (약간의 시비를 걸자면 여기서 쓰인 '가감 없이'는 틀린 표현이다. 아래 캡쳐본에서도 나오지만 말한 단어를 적고 거기에 취소선 긋고 [Yoon], [Prime Minister]라고 교정해준 걸 보고도 '가'감이 없다고 하는지? 뭘 더했으니 '가'는 있는 것이다)
신기해서 원문을 찾아가보았다. Remarks by President Biden in a Press Conference | The White House에서 전문확인이 가능하지만 기사 자체가 길어서 저 부분을 캡춰해 보았다.
오~ 취소선까지 그어서 저 표현을 대통령이 잘못 말했다는 것 까지 강조하고 원래 하려던 말까지 다 알려준다. 오 이거 참 대단한 동네다 싶다. 나는 따지고 보면 어느 정도 반미성향이 있는 편인데도 참 좋은 시스템이다 싶다. 이런 사소한 것이 미국을 강자의 지위에 올려준 듯 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민주주의의 최대의 힘은 저런 시스템을 갖추어 놓아서 이상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도 사회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힘인 듯 하다.
갑자기 우리나라 언론은 이 사건을 어떻게 말하는가 싶어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어라.... 우리나라 언론이 조용한 건가? 혹시나 싶어서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조용하다. 우리나라 언론은 그냥 조용하다. '위대하신 미국 대통령 '바이든'님의 말 실수를 언급해서는 안된다는 듯이 조용하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상황이 조금 이상한 거 같다. 노출이 없는 것인가 아예 기사가 없는 것인가가 궁금해졌다. 만약 우리나라 기레기들만이 바이든을 위해 기사를 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외국에는 기사가 넘쳐날 거 같았다.
그래서 외국 언론도 검색해 보았다. 구글에다가 'Joe Biden Loon'으로 영어 한정으로 검색해봐도 몇 개 밖에 없다. Biden Calls Allied Foreign Leader 'Loon,' Term Stricken Out in Official White House Transcript (ijr.com) 등 몇 개의 기사만 이 일을 언급하고 있다. 이번 것은 그냥 실수인가? 실수라서 기사가 없었던 것일까?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언론들에게는 그냥 말 실수 일뿐인 것이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언론에게도 외국 언론에게도 말실수인것 뿐이다. 차라리 우리나라 언론이 더 많이 다룬 거 같았다(당연하게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당한 사건이니까). 그래도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언론이 기레기 짓을 한 것일까? 언론이 고의로 무시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대통령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얼마나 무시당하면 저렇게 부를까', '외국인은 저렇게 말 실수 하는 척하며 본심을 드러낸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를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나는 이렇게 말하는 건 선동이라 본다.(사실 저 뉴스를 처음 읽고는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는 고백을 한다. '너무 무시당하네', '역시 호구야'라고) 단순한 말실수를 너무 확대 해석한 것 같다. 언론 역시 늘 하던 기레기 짓까지는 안했다고 본다.
선동이라고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발음 실수는 미국인들이 자주 하는 실수라는 점이다. 특히 한국인의 성씨나 이름을 말하는 것은 정말 자주 실수한다. 내 생각에는 미국식 발음으로 부르려고 하다보니 실수한 것 같다(저번에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윤대통령 성씨를 잘 못 부른 적 있다`윤 대통령을 운 대통령으로`…美 백악관 대변인 말실수 - (매일신문). 이처럼 한국인의 성이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실수는 흔하다. 미국에서 몇 년 있을때의 동료들도 내 이름 세 글자 중에 가장 쉬운 한글자 '민'을 mean으로 발음하여 나를 '미~인'이라고만 부르더라(물론 美人은 아닐거다). 부르기 전에 그렇게 불러도 되냐고 내게 허락은 받았었다). 추측해보자면 Yoon과 비슷한 영어단어가 없다보니 가장 비슷한 Loon처럼 발음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다가 아예 룬으로 말해버린 것 같다. 비슷한 이유로 바이든은 기시다를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 같다. 기시다를 보는 방식 역시 미국인의 눈으로 보기 때문에 총리대신(Prime Minister)이 아니라 대통령(President)이라고 실수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 그냥 말실수일 뿐이다. 그냥 미국인이 한국이름의 영어표기를 미국식으로 이해하려다가 실수한 것이다. 그 의미나 의도를 확대해석 할 필요가 없는 내용이었을 뿐이다.
이번 사건으로 기억해둬야 할 것은 '날리면'과 '바이든'으로 듣기평가를 하며 어떻게 들리는가로 서로 싸웠던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저 쪽(미국 백악관)에서는 그냥 인정해버리는 용기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대통령실도 '날리면' 사태에서 [대통령께서 '죄송합니다. 제가 입이 거칠어서 생각과는 다르게 말이 험하게 나왔습니다. 원래는 ~~을 말하고자 하였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도로 발표했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했으면 그냥 말실수로 넘어가자라는 분위기가 되었을거고 사회적인 에너지 소모가 적었을 것이다.
사족)
바이든은 일본의 내각을 영국내각과 같이 보면 저런 실수는 안할 건데 그렇게는 안 본 모양이다. 참고로 총리대신은 미국에서는 없는 직위이다. 우리나라 역시 총리가 있어서 이런 표현이 있다. 중화권과 싱가포르에서는 총리직제를 시행하기 이전의 북한을 제외한 공화국의 내각수반을 총리(總理), 태국과 부탄을 제외한 군주국의 내각수반을 수상(首相)이라고 구분하여 부른다. 영어로는 둘 다 Prime Minister이다. 요즘 우리는 일본이나 영국의 총리를 부를 때 주로 총리라고 하지만 예전에는 수상이라는 말을 더 많이 썼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수상과 총리를 혼용해서 쓰다가 요새는 총리라는 말이 더 자주 보인다. 사실 국내 언론은 칭호를 잘 안 붙인다. 대통령도 尹이나 文으로 그냥 호칭없이 쓰는 마당에 외국 총리는 그냥 '기시다', '리시 수낙', '보리스 존슨' 이라고 이름(과 성)만 쓴다. (성씨가 먼저 나오는 기시다는 뒤의 이름 후미오를 잘 안붙여준다. 하지만 성씨가 뒤에 나오는 영어계열 사람에게는 다 적어준다. 혹은 처음에 이름을 앞에 붙여서 한 번 언급한 뒤로는 성만 부르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보리스 존슨 총리' 이후에는 '존슨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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