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무언가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 일반인인 제가 이해할 수준으로만

레기통쓰 2023. 5. 25. 18:04

나는 강박 장애가 조금 있다.

 

심할 때의 이야기지만 예를 들어 보자면 집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다가 문의 도어락이 제대로 잠겼나 다시 확인하러 집으로 돌아갔었다. 가서 도어락을 확인하고는 또 다른 이유들에 불안해져서 집 안으로 들어가 가스불 다 꺼졌나 확인하고 수도꼭지는 잠겼는지 다시 확인하곤 했었다. 공공건물(예를 들면 도서관)에서 화장실을 쓴 뒤에 손을 씻고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다가 한참 뒤에 변기 물은 내렸나 수도꼭지는 잠궜나 궁금해 하면서 뒤돌아서 다시 가보기도 했었다. 

 

그래도 이러지 않으려고 노력했더니 어느 정도 증상이 약해졌다. 무엇보다 늘 그렇게 돌아가봤지만 언제나 걱정했던 일이 안 일어났다는 경험이 있어서이다. 이런 증상은 몸 컨디션에 따라 심해졌다 덜해졌다 하곤 한다.

 

최근 이런 증상이 심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몇 일 전 지인들과 밥 먹다가 이런 증상이 발현 되었다. 밥 먹기 전에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나왔는데 밥 먹는 중에 수도꼭지를 잠그었는지가 미친 듯이 불안해진 것이다. 그래서 밥먹다 말고 화장실에 갔다왔다. 그 이유를 묻는 지인에게 내 증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약사인 그 분이 그랬다. '세로토닌이 부족한 거 아니야?' 멀뚱멀뚱... 들어는 봤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는 내게 쉽게 설명해주었다. 우울하거나 불안하지 않게 해주는 호르몬인데 그거 부족해지면 그렇다고...

 

그래서 세로토닌을 찾아봤는데 거기서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까지 같이 이야기 하는 대목이 있었다. 몇 십년전의 생화학 시간에 배운 거 같지만 내용이야 기억 안나서 또 열심히 찾아봤다.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가설수준의 설명도 있어서 헷갈리지만 과학적인 지식으로 정리하는 대신 일반인이 알면 좋을 것 까지만 정리해보려 한다(어디가서 내가 잘난체 할 정도까지만 정리해보겠다). 그래서 나무위키(난 이거 제일 많이 보는 듯)와 다른 분들의 블로그 등등에서 읽은 바를 한 번 정리해볼까 한다. 

 

 

 

 

도파민은 쾌락의 정열적 움직임, 긍정적인 마음, 성욕과 식욕 등을 담당한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불안, 부정적 마음, 스트레스 반응 등을 담당한다. 세로토닌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나무위키). 

 

이 문장이 모든 것을 다 말해주는 듯 하다. 모노아민 가설이라고도 하는데 모노아민들과 우울증이 관계가 있다는 이론이다(실제로 우울증 약들의 대부분이 이 3가지 물질을 조절하는 약들이다).

 

세로토닌: 

 

세로토닌은 행복을 느끼게 하고 우울하거나 불안하지 않게 해준다. 세로토닌의 수치가 남자가 더 높다는 결과가 있다. 우울증의 발현 빈도가 여성이 높다는 이유로 제시되는 근거이다(개인적인 생각에는 남자가 단순하다는 근거이기도 하다). 밤에 센치해진다는 것 역시 관련이 있다. 밤에는 세로토닌의 수치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은 기분이 다운되어 벌어지는 일들을 생각하면 된다(불안증과 우울증이라고 기억해두면 될 듯하다). 기분장애, 우울장애, 성격장애, 불안장애가 기본적으로 일어나며 강박장애도 일어날 수 있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에게 포만감을 느끼게 하고 음식을 그만먹으라고 하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이게 부족하면 섭식장애(먹는 양이 조절이 안되는 장애, 많이 먹을 수도 적게 먹을 수도 있다)도 일어날 수 있다. 가끔은 분노조절장애의 일종인 간헐적 폭발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이 폭팔 장애를 우습게 보면 안되는게 강자앞에서 약해진다는 그런 게 없다. 아무런 판단도 못하고 주변의 모든 사물이 상대를 해치기 위한 무기로만 보이는 상황이 된다고 한다. 모든 폭력적인 방법을 다 동원하는 일종의 정신병이다).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

 

아드레날린과 에프네프린은 같은 물질인데 이름만 다르게 부른다(둘 다 어원상으로 부신을 가르키는데 이것까지는 몰라도 될 듯하다). 강심제로 쓰는데 심장이 멈추었을 때 심장을 다시 뛰게 해주는 물질이다. 또한 인체내의 최고의 각성제라는 말까지 듣는 약이다. 여러 기관을 자극하여 혈압을 높이고 동공을 확장시키며 사람을 흥분시켜 활동적으로 만든다. 노르 라는 말은 '아니다'라는 뜻으로 에피네프린은 아닌데 에프네프린 처럼 작용하는 약 이라는 뜻이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생존에 필요한 반응을 이끌어 내는 호르몬이다. 사자가 당신을 쫒아온다고 생각해보자. 잡아먹힐 것 같은 스트레스가 밀려들 것이다. 달려서 도망가야 할 것 아닌가? 심장은 빨리 뛰기 시작하고 소화하던 시스템은 정지하며 집중력은 올라가고 주위의 모든 곳을 살펴보며 어디로 달려나갈까 판단하게 된다. 똥이나 오줌도 마렵지 않게 되고 나뭇가지에 긁혀도 일단은 아프지 않게 되기도 한다. 즉, 혈압을 높이고 집중력을 높이며 인지능력도 높여준다. 소화기능은 줄어들고 침, 오줌 등의 분비물질은 줄어들게 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라는 주제로 과학시간에 배우는 그런 반응들을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다. 

 

우울증에 관련되는 기전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불안과 피곤, 우울등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도파민:

 

도파민과 관련된 가장 유명한 질환은 파킨슨병이다. 운동신경 쪽에 도파민이 부족하게 되면 신경이 말을 잘 안듣는다. 느린 운동과 정지시 떨림(이 외에도 근육 강직, 질질 끌며 걷기, 굽은 자세 등)이 이 병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도파민은 사람을 흥분시켜서 삶의 의욕과 행동동기를 주는 역할을 한다. 뭔가를 하다가 신이 나면 '도파민이 팍팍 나온다'라고 외치는 이유이다. 그래서 도파민은 각성제들의 타겟이 되고는 하였다. 이런 도파민의 성질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필로폰)이라는 마약이다. 이 약은 뇌 내로 도파민 분비를 폭팔적으로 높게 해서 강력한 각성 효과, 성욕 증가, 집중력 증가, 인지능력 증가, 육체적인 행복감, 사고 가속, 사교성 및 실행 동기 증가 등의 효과를 보여준다.

 

도파민이 정신쪽으로 영향을 미치는 병에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조현병(과거에는 정신병이라 했지만 정신이 아픈게 아니라며 조현병으로 고쳐부른지 한참 되었다), 치매, 우울장애 등이 있다. 정확한 기전까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도파민이 과하면 흥분이 되어서 남의 말을 안듣게 되고 자기 좋은 것만 하게 된다(ADHD). 도파민이 과도해서 나타나는 증상에 환청이 있는데(사람이 너무 흥분하면 없던 일도 있는 것 처럼 의식하게 되는 그런 기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것은 조현병의 증상이기도 하다.

 

이런 도파민이 결핍되거나 너무 오래 과도하게 분비되어 내성이 생기게 되면 어떤 것을 해도 재미가 없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참고로 위에서 말한 히로뽕의 후유증이 이 도파민 내성과 관련이 있다. 히로뽕의 약효가 사라지면 물을 마시고 요리를 먹고 잠을 자고 성행위를 하는 등의 일상생활의 모든 행동들을 통한 욕구해소가 아예 되지가 않는다. 다시 말해 뭘 해도 허무해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이 온다. 마약 자체의 의존성 이외에도 히로뽕의 위험성 중의 하나이다. 이런 경우에는 히로뽕을 더 많이 투여하는 것 이외에는 모든 일에 무감각해져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히로뽕을 더 맞는 것 이외에는 다른 목적은 다 사라지고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자신 주변의 어떤 상황에 대한 판단도 못하게 된다(약에 미쳐서 약을 구하려면 살인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