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무언가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

5월 21일은 부부의 날

레기통쓰 2023. 5. 21. 00:17

5월 21일은 부부의날이라고 한다. 국가기록원법정기념일 > 부부의날 에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다. 


제정이유
평등하고 민주적인 부부문화를 퍼지게 하고 건전한 가족문화를 정착시키며 가족해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주요내용
민간단체인 부부의 날 위원회는 1995년부터 ‘건강한 부부와 행복한 가정은 밝고 희망찬 사회를 만드는 디딤돌’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에서 매년 5월 21일에 ‘부부의 날’ 행사를 개최하였고, 2001년 4월 ‘부부의 날 국가 기념일 제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2007년 5월 2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부부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되었다.
주관부처
여성가족부

 

특이한 점은 민간단체가 시작했다고 한다. 가정의 달 5월에 2가 1이 된다는 의미라는 게 참 재미있는 발상이다. 목적을 보면 '가족해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라고 되어 있는데 부부가 갈라선다는 것(이혼)이 가족의 해체를 의미한다는 발상이 구시대적이라 생각된다. 

 

요새 결혼(그리고 이혼)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2022년의 통계를 찾아보았다. 정책브리핑이라는 사이트가 생각보다 이럴때 유용하더라. 이후의 내용들의 자료는 2022년 혼인 이혼 통계 - 보도자료 | 브리핑룸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korea.kr)를 참고하였다. 그림들 역시 같은 페이지에서 가져왔다.

 

 

혼인건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연령별 혼인건수는 남녀 모두 20대 후반에서 전년대비 가장 많이 감소
 혼인율(해당 연령 인구 1천 명당 혼인건수)은 남녀 모두 30대 초반에서 40.3건, 41.3건으로 가장 높다

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전년대비 남자는 0.4세 상승, 여자는 0.2세 상승 (늦어진다)

 

결혼 자체를 잘 안하기도 하지만 하는 사람들도 점점 늦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아직은 30대 초반에 제일 많이 결혼하는 것 같다(30대 초반이 지나면 이왕 늦은거 천천히 고르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때를 놓치지ㅎㅎ). 실제로 한 20년 전만 하더라도 둘이 같이 돈을 벌어서 집도 사고 아이도 가지기 위해서 결혼을 어느정도 서둘렀다면(50대 근처인 우리형이나 친구들이 그 즈음에 다 그렇게 결혼했다) 서둘러서 돈을 모을 필요를 못 느껴서인지 그렇게 서두르지를 않는다. 요새는 집값이 너무 비싸서인지 '돈을 모아 산다'고 시작하는 부부는 많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시작 자체를 안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전처럼 단칸방 월세에서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게 나쁘다거나 이상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50대들이 20~30대 시절에는 맞벌이를 하면 10년 정도면 서울의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물론 애도 한 두명 키우면서(물론 양가 부모님이 애를 봐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새는 10년 벌어서는 생활비를 아무리 아껴도 서울의 아파트를 못사는 시대이다. 그래서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그걸로도 모자라면 은행에 남은 인생 저당잡히는 수 밖에). 아는 친구가 말해준 '부모가 돈이 없으면 결혼도 못하는 시대'라는 자조섞인 농담이 떠오른다. 

 

 

혼인건수가 줄어들었지만 이혼건수는 완만하다. 22년에 많이 적어진 것은 힘든 시기라 따로 살기 힘들어서 일 수도 있다.

 혼인지속기간별 이혼 구성비는 0-4년(18.6%), 5-9년(18.0%), 30년 이상(16.8%) 순으로 많음

 조이혼율(해당 연령 인구 1천 명당 이혼건수)은 남녀 모두 40대 초반에서 각각 6.9건, 7.6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남

 

이혼이 줄어들고는 있다고 하지만 결혼하는 쌍 수에 대비해서 이혼하는 쌍의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결혼기간은 4년이하가 18% 정도 되고 5~10년이하도 18%쯤 된다. 그리고 40대 초반에 가장 많이 이혼한다. 몇 년전 기사이긴 한데 4060 이혼고민 많은 이유는? - 매일경제 (mk.co.kr) 에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설명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지난해 이혼상담 통계에 따르면 총 5177건 가운데 남녀 모두 40대[여 1435명(32.9%), 남 268명(32.8%)]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는 중년 부부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의미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들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여성은 6호(기타사유-경제 갈등, 성격차이, 생활무능력 순), 3호(남편의 폭력), 1호(남편의 외도) 순이었다. 남성은 6호(기타사유-성격차이, 장기별거, 생활양식 및 가치관차이 순), 2호(아내의 가출), 1호(아내의 외도) 순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0년에 비해 6호 사유는 남녀 모두 증가(여성 38.5%→40.4%, 남성 48.8%→51.1%)했다. 2010년에 비해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상담 비율도 모두 증가했다. 여성은 254건에서 402건으로 남성은 57건에서 122건으로 각각 높아졌다. 60대 이상 여성들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6호(기타사유-장기별거, 경제갈등, 성격차이), 3호(남편의 폭력), 1호(남편의 외도) 순이었고 남성은 6호(기타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의부증 순), 1호(아내의 외도), 2호(아내의 가출) 순의 이유로 이혼을 상담했다."

 

이혼사유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40대가되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성격차이, 가치관 차이 같은 문제들이 폭팔하는 것으로 보인다(특이하게도 여성의 제기한 이혼사유중 생활무능력이 있다. 이건 남편이 40대가 되면서 벌어오는 돈이 줄은 경우도 있겠지만 40대가 되면서 쓸 돈은 많아지는데 남편의 수입이 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특히 부인들은 남편의 폭력을, 남자들은 아내의 가출을 2번째 순위로 꼽는 일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양쪽 모두 외도가 3순위인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 남편을, 아내를 참아왔던 사람들이 40대가 되면서 다른 사랑을 찾았다고도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젊었을 때는 어떻게 고쳐서 살아보려다가 40대가 되면서 포기하고 다른 사람 만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60대에서 이혼을 생각하는 이유는 40대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나 외도라는 측면이 부인의 외도가 2위라는 것, 남편의 외도는 40대처럼 3위라는 점이다. 나이가 많이 들면 남자는 익숙한 것을 좋아해서 외부활동이 점점 줄어들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지만 여자는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몇 십년에 만난 친구들이랑 놀러를 많이 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이 여성분들을 밖으로 나가게 만들고 새로운 사람과 눈맞을 확률을 올리는 게 아닌가 싶다(이런 일은 보통 (할머니가 되는 세대의) 여성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겪는 일이라고 한다. 실제 불륜이라기 보다는 여기저기 놀러다니다보면 집에만 있는 남편보다 더 친해지는 영감님이 생기는 일이 많다고 한다. 이건 내가 어디서 본 글인데 정확한 근거를 다시 못찾겠다. 이렇다더라 정도로만 이해하시길).

 

내가 생각하는 요새 결혼과 이혼의 트렌드 중 가장 특이한 점은 외국인과의 결혼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이혼은 조금씩이지만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 7천 건으로 전년대비 4천 건(27.2%) 증가

 한국남자와 결혼한 외국인 아내 국적은 베트남(27.6%), 중국(19.0%), 태국(16.1%) 순임
 한국여자와 결혼한 외국인 남편 국적은 미국(29.6%), 중국(16.1%), 베트남(12.6%) 순임

 

 외국인과의 이혼은 6천 건으로 전년대비 0.4천건(5.9%) 감소

○ 한국 남자와 이혼한 외국 여자의 국적은 중국(38.1%), 베트남(26.3%), 태국(7.9%) 순임.
○ 한국 여자와 이혼한 외국 남자의 국적은 중국(36.8%), 일본(15.4%), 미국(12.9%) 순임.

 

내가 젊었을 때와 달리 요새 젊은 친구들이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은 유튜브만 봐도 많이 보인다(예전에는 길에서 외국인과 같이 걸어만 가도 다들 이상하게 쳐다보던 시절이었다). 외국인 남편의 경우에 미국인이 많은 것은 백인을 선호하는 문화 때문이라 이해가 가고 중국인이 2위 인 것은 국내에 들어온 조선족들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인 아내 순에도 2위에 중국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외국인 아내 국적 1위가 베트남인 것은 농촌 총각들이나 지방에 사는 총각들이 베트남 아내를 많이 맞이 하는 것 때문으로 보인다. 그 여자들이 국적을 딴 뒤에 한국인 남편과 이혼하고 베트남인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아서 베트남 남편이 3번째로 많다(한국여성 국제결혼 1위는 ‘베트남 남성’… 뜻밖의 이유 (조선일보)). 이것은 한국남자와 이혼하는 외국여자의 국적 2위가 베트남인 것과 일맥상통하다. 이혼은 중국사람과 제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재미난 통계들을 아래에 나열해 보았다. 

 

○ 남자의 경우 전체 혼인 중 초혼이 83.5%, 재혼이 16.3%임.
  - 전년대비 초혼은 0.7% 감소, 재혼은 0.5% 증가함.
○ 여자의 경우 전체 혼인 중 초혼이 81.4%, 재혼이 18.3%임.
  - 전년대비 초혼은 0.3%, 재혼은 1.7% 각각 감소함.
남녀 모두 초혼은 77.4%, 남녀 모두 재혼은 12.3%를 차지함.  
  - 남자 재혼+여자 초혼은 전년대비 증가(4.3%)하였으나 나머지는 감소함.

 

>> 남자와 여자의 재혼율이 16, 18%인데 둘 다 재혼이 12%라는 것은 재혼+초혼 커플이 꽤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초혼은 남녀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결혼 자체를 잘 안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여자의 경우 초혼과 재혼 둘 다 줄어드는 것으로 보아 혼자 사는 걸 택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 연령차별 초혼 건수는 남자 연상 부부는 9만 5천 건, 동갑 부부는 2만 4천 건, 여자 연상 부부는 2만 9천 건임.
  - 전년대비 남자 연상 부부(-0.4%), 동갑 부부(-2.9%)는 감소하였으나 여자 연상 부부(0.6%)는 증가함.
○ 초혼 부부 중 남자 연상 부부는 64.4%, 여자 연상 부부는 19.4%, 동갑 부부는 16.2%를 차지함.
  - 전년보다 남자 연상 부부 비중은 0.1%p,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0.2%p 증가.
  - 동갑 부부 비중은 16.2%로 전년보다 0.4%p 감소함.
○ 연령차별 혼인 비중은 남자 1~2세 연상(25.5%)이 가장 많고, 남자 3~5세 연상(25.0%), 동갑(16.2%), 여자 1~2세 연상(13.1%) 순으로 많음.

 

>> 아직도 남자 연상이 더 많지만 초혼중 여자연상 부부의 비중이 더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고정관념이 점점 깨어지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남자연상 부부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동갑 부부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 시도별 혼인 구성비는 경기(28.3%), 서울(18.7%), 인천(5.7%) 순으로 높음.

○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율)은 세종(4.4건), 제주(4.0건), 경기(4.0건) 순으로 높으며, 전북(3.0건), 경북(3.1건), 대구(3.2건) 순으로 낮음.

○ 시도별 이혼 구성비는 경기(26.7%), 서울(14.1%), 경남(7.0%) 순으로 높음.
  - 이혼건수는 전년대비 제주(5.0%), 충북(0.5%)은 증가하고, 그 외 15개 시도는 감소함.
○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제주(2.3건), 충남·충북·인천(2.1건)이 높고, 서울·세종(1.4건), 대구(1.6건)가 낮음

 

>> 서울, 인천은 인구수가 많아서 혼인이 많아보이는 것이다. 인구 대비 가장 많이 결혼하는 곳은 세종, 제주, 경기 순이다. 경기도가 전체수나 조혼인율 둘 다 높은 이유는 서울에 직장다니다가 결혼하면 집을 경기도로 구하는 경우가 많은 것 때문으로 보인다. 시골인 전북과 경북의 조혼인율이 낮은 것은 참 씁쓸한 현실이다. 농촌에 총각 처녀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혼건수나 조이혼율은 제주가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살이 하러 갔다가 서로 감정이 상해서 이혼한 뒤 각자 조금 살다가 뭍으로 나온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이유인가 싶다. 서울이 이혼건수는 많은데 조이혼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많아서 그럴 것이다.

 

 

 평균초혼연령은 남녀 모두 서울이 가장 높음

 

>> 서울사람들이 가장 늦게 결혼한다고 생각해도 되겠다. 내 생각엔 놀게 많아서라고 생각되는데 근거를 대기가 좀 어렵다. 

 

 

 평균이혼연령은 남자 49.9세, 여자 46.6세로 전년대비 감소

 

>> 하지만 가장 이혼률이 놓은 연령은 남녀 모두 40대초반이다.

 

 

○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의 이혼은 3만 9천 건으로 전체 이혼의 41.7%이며, 지속적인 감소 추세임.
- 미성년 자녀가 1명인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22.1%, 2명은 16.3%, 3명 이상은 3.3%를 차지함.
○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54.9%로 10년 전 대비 7.9%p 증가함.

 

>> 자녀가 생각보다 이혼을 많이 막아준다. '애 때문에 산다'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 협의이혼은 7만 2천 건, 재판이혼은 2만 1천 건으로 전년대비 각각 8.9%, 6.2% 감소함.
  - 협의이혼 비중은 77.3%, 재판이혼 비중은 22.6%로 전년대비 각각 0.5%p 감소, 0.5%p 증가함.

 

>>전체 이혼중의 협의이혼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감정싸움이나 재산싸움이 많아진다는 의미이다. 겨우 0.5%로 그렇게 말하긴 어렵긴 하지만 통계상으로 분명히 유의성이 있다.

 

 

끝맺으며

그냥 한 번 2022년의 결혼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확실하게 세대차이를 많이 느낀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미래를 준비하며 돈을 모으는 게 미덕인 세대였다면 요새 친구들은 미래보다는 현재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즉 미래를 준비하자는 거보다는 지금을 즐기자라는 게 많아지니 결혼도 안하게 되고 혹여 결혼을 하더라도 결혼생활 유지도 힘든 것이 아닐까 한다. 결혼관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미래 준비는 둘이서 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다들 결혼했던 것이 내 세대(50근처)였다면 노는 것은 혼자가 더 낫다는 게 지금 세대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