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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보강근이 대체 뭐니? (feat. 검단 GS건설 건설현장 붕괴사고)

레기통쓰 2023. 5. 19. 20:03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에 관련된 뉴스에 전단보강근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단보강근이라는 게 정확히는 뭔지 몰라서 이것 저것 읽어봤는데도 무슨 소리인가 싶다. 그래서 잘 모르고 있던 건설현상 용어들을 읽어본 것들을 종합해서 정리해보자. (이건 전문가가 아닌 내가 여러 기사나 문서들을 읽어 정리한 것이라서 완벽하게 교과서적인 개념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이해하니 다 말이 된다 정도로 정리한 것이다)

 

응력

외부에서 오는 힘에 대응하여 생기는 힘을 말한다. 

 

전단

가위로 종이를 자를 때처럼 한 면을 기준으로 좌우로 서로 다른 힘을 주는 것을 말하고 이때 생기는 힘을 전단력, 그 결과 생기는 현상을 전단이라고 한다.

 

전단응력

전단력에 대항해서 생기는 힘을 말하며 Shear Stress라고 하는데 간단하게 말해서 어떤 기둥이 있으면 기둥의 양쪽면에 서로 다른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는 것을 말한다. 밑에 그림을 보자.

전단응력

(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의 기사 https://news.samsungdisplay.com/15816에 실린 그림))

 

이런 거다. 위에 네모를 기둥이라고 생각하면 힘이 엄청나게 강하게 가해지면 점선에 따라 기둥이 찢어질 거 같지 않은가? 마치 이런 모양으로 

연합뉴스에서 가져왔다. 포항지진때 부서진 기둥이다. 이건 공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위 사진 출처는 지진에 휘어진 기둥… 위험한 ‘필로티 건물’ (kyeonggi.com)이다)

 

이렇게 찢어지는 것을 전단파괴라고 한다.

 

전단보강근

위에서 설명한 전단응력때문에 기둥이 찢어지는 이런 일(전단파괴)을 방지하기 위해 쓰는 것을 전단보강근이라고 한다. 전단보강근은 종류도 여러가지지만 기본적으로 기둥을 기준으로 수직으로 철근을 박아서 전단력과 전단응력에 의해 기둥이 찢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형태가 가장 많다. 하중에 의해 전단응력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힘을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기둥에 가해지는 힘 중에 압축력은 콘크리트가 맡고 인장력은 보강근이 맡아주는 역할이란다. 압축력은 아래 위 또는 좌우로 누르는 힘이고 인장력은 같은 방식으로 당기는 힘이라고 한다. [Stress 2장] τ: 전단응력(Shear Stress)과 전단 파괴(Shear Fracture)알아보기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거까지는 알 필요없을 거 같기도...)

 

완전하게 맞는 소리는 아니지만 그냥 쉽게 생각해서 전단보강근은 구조물이 버티는 하중을 나누어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고 이해하면 될 거 같다.

 

감리

감리란 부실공사 방지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제도이다. 현행법규상 공사감리자는 공사현장에서 건설공사에 대해 설계도와 다른 관계서류의 내용대로(신고한 대로) 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와 공사관리, 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수행한다. 그외에도 발주기관의 감독업무를 대행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시공계획의 검토, 공정표의 검토, 시공자가 작성한 시공도면의 검토, 구조물의 규격에 관한 검토 등 공사 감독자의 업무도 수행한다.

 

철근 몇 개를 어디 써야 한다고 설계도에 나왔는데 이번 사고처럼 중요한 철근이 무려 70%나 빠졌는데도 그에 대해 아무 지적도 안했으면 이건 전적으로 감리가 문제인 것이다.

 

 

 

이 글을 적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예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2021년~2022년 준공 아파트는 걸러라라는 글을 읽었다. 유머게시판의 유머(예전에 올라왔다가 최근에 다시 올라온 글:건설사 "현직"들 단체로 화내던 사건 | 유머 게시판 (ruliweb.com)였는데 아래와 같았다. 

 

이 글에 반응들은 정말 나빳다고 한다. 게시판에 의하면 위의 글에 달린 댓글들은 아래처럼 비난 밖에 없었다고 한다.

처음 글이 선동하는 글이라 그거 믿는 놈이 바보라는 글들이 주를 이루었다. 10개 중에 하나만 빠져도 난리나는데 3~4개가 빠졌다고(10개 필요하면 6~7만 썼다고) 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가보다 하고 살고 있었는데 GS 건설 주차장 붕괴사고가 일어났다. 최근에 이와 관련된 새로운 글이 떳는데 

 

라고 한다. 일단 다 빼먹은 게다. 10개중에 3~4개가 아니라 7개가 사라졌다. 있어야 할 철근(전단보강근)이 무려 70%가 사라졌다는 거다(이건 뒤에서 링크한 중앙일보 기사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다). 아예 설계도에 도면상 필요없다는 말까지 명시가 되어 있었단다.

 

(처음 글에 댓글 달아서 건설회사 편들던 사람들은 건설회사 직원들인가? 현장 직원이 아니고 본사 직원들인가? 그래서 우리회사 욕하는 건 싫어서 그런 편을 든 것일까? 실제가 훨씬 더 심한데 이건 대체 어떻게 설명할 건가?)

 

 

이 내용을 다룬  검단아파트 붕괴원인…‘GS건설 부실시공’이냐 ‘LH 전관특혜’냐 | 중앙일보 기사도 있다. 이 기사내용에 보면

 

"전관특혜로 일을 따낸 설계업체가 꼼꼼하지 않게 설계했고, 설계나 시공상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까다롭게 관리·감독해야 하는 감리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곳에서는 70%가량의 철근(전단보강근)이 설계상 누락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고 한다. 전관특혜 시비까지 이제 일어났다. 일단 이건 무시하고, 가장 큰 문제는 설계가 꼼꼼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필요한 전단보강근의 70%에 필요없다는 말까지 붙였다는 게 이해가 안되었다. 설계를 살피고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게 감리의 역할인데 이 감리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전단응력에 의해 구조물이 찢어져서 내려앉은 결과가 일어났고 그래서 결국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한다.  

 

 

 

사족1) 쌍팔년도란 1955년 또는 1988년을 말한다. 완전 과거에는 1955년을 쌍팔년도라고 불렀는데 그 이유는 예전에 서기와 병기해서 쓰던 단기(단군 오신 날 기준)로 4288년이 1955년이라서 쌍팔년도라고도 불렀다. 70년대에는 1955년이 너무 과거의 시간이라 그런지 쌍팔년도라는 말은 '과거', '구시대', '고리타분한 것'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 그 이후 시간이 오래 흘러서 90년대 후반이 되자 1988년이 아주 예전처럼 느껴지면서 자연스레 쌍팔년도는 1988년이라 알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쌍팔년도도 아니고'라고 하는 말은 '지금이 예전같은 구시대도 아니고' 라고 '구시대'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쌍팔년도에도 안 그랬다'라는 말은 과거에도 지금도 어떤 일이 금지되어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사족2) 여기서도 전관특혜라는 말이 나온다. 참... 안좋은 말인데 판사나 검사가 퇴임후 변호사 할때나 쓰는 말인줄 알았는데 여기서도 나온다. LH라는 공기업에 오래 근무하던 사람이 감리회사에 들어가면 저놈의 전관특혜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공사는 설계나 감리회사등등에 LH 출신이 있으면 그 회사를 지정하고 LH는 자기 출신 감리회사를 선택한 시공사에게 공사를 맡기고 그렇게 되면 회사는 설계를 대충하거나 감리를 대충(시공사의 자잘한 실수는 넘어가고) 하는 식으로 비리가 돌고 도는 것이다. 이런 전관특혜의 가장 고약한 점은 전관특혜 때문에 일이 이상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검사나 판사나 여기서 말한 LH의 직원들도 모두다 알고 있지만! '나중에 나도 저런 대접 받아야지' 라는 이상한 생각으로 모두다 눈을 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