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독후감까지는 아니고

모자의 나라 조선 - 그 많던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

레기통쓰 2023. 5. 15. 12:27

모자의 나라 조선

 

모자의 나라 조선 - YES24

조선은 왜 모자의 나라일까?왜 그렇게 많은 모자를 만들었을까?그 많던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조선의 모자는 종류가 많아 한 권의 책으로는 모두 담을 수 없다. 조선의 모자

www.yes24.com

이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보았다. 사진자료를 보는 맛이 있는 책이다. 우리 조상님네들이 참 멋쟁이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귀걸이도 남자가 하고 다닌 시대였으니...(귀걸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믿지도 않았다. 에이 설마~ 하고. 어릴 때 남자는 주방에도 들어가지마라는 교육을 받고 자란 내게는 참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책을 읽은 뒤 느끼는 장점과 단점을 나눠서 적어보겠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의견이라 객관성은 부족하다. 그냥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장점 1.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사진, 그림 등) 자료가 풍부하다.

이런 거도 있구나 라며 사진들 보는 재미가 좋다. 사실 국립민속박물관이나 복식사전 등을 인터넷에 뒤져도 이 정도의 사진들을 모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어떤 모자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이런 다양한 사진들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사진들을 책 하나에서 다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자의 노고를 짐작할 수 있다. 

 

장점 2. 참고문헌도 생각보다 많아서 정보량도 많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책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이야기 한 토막을 들자면 야사인지 정사인지 잘 모르겠지만 갑신정변이라는 급박한 사태에 왕을 만나러 가는 김옥균을 무관이 막아서는데 이유가 모자를 안쓴 거라고 한다(제발 관모라도 써달라고 애원을 했다고 한다. 그만큼 모자를 중시했다는 이야기이다). 아... 그리고 얼마전에 본 뉴스를 리마인드(다시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도 초반에 나왔다. 넷플리스에 방영되는 '킹덤'이 인기를 끌면서 조선의 모자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매우 커졌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것 말고도 다양한 장점이 있을 것이다. 우선 생각나는 거 2가지만 적어보았다.

 

내 기준으로 단점도 있다.

 

단점 1. 과유불급

조선은 왜 모자왕국이 되었을까라는 좋은 주제 다음에 조선에서 모자와 신분제도, 성리학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했다(여기서 신분제도와 성리학 자체에 대한 설명은 좀 더 짧아도 되었다. 하지만 친절하게도 너무 길게 설명하신다). 그리고 마지막에 '성리학의 허와 실'이라는 단락이 들어갔다. 특히나 이 단락은 자신의 유식함을 드러내려는 의도 말고는 왜 들어갔는지 설명이 안되는 단락이다(모자와의 연관성을 난 모르겠다). 책을 읽다가 보면 왜 책에 들어갔는지 모를 부분들이 단락 중간중간에도 많이 보인다. 잘 설명하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몇몇 부분이 몰입을 가끔씩 방해한다.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설명이 자세하고 친절하다라고 이해해도 되는 내용이니)  

 

단점 2. 갓만 조선 모자인가?

조선의 모자를 잘 설명한 뒤에 뒤에 약 100여 페이지(책 전체가 350여쪽이 되니 1/3 약간 못되는 양이다) 정도를 할애해서 갓 만 소개하고 있다. 이럴 거면 조선의 모자 '갓' 이라고 제목을 지었어야 한다. 갓을 가장 많이 써서 그렇다는 다 아는 사실 때문이라고 변명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사실 갓 말고 다른 모자들이 더 궁금했다(갓은 여기저기 소개된 글이나 영상이 많아서). 제목으로 시비를 걸었으니 한가지 더 시비를 걸자면 이 책의 부제가 '그 많던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이다. 그런데 이 모자가 사라진 이유는 처음에 한 번 언급하고 뒤에 짧게 또 언급된다. 그 이유는 한 문장으로 표현 가능하다.

 

'머리(카락)를 잘라서' 

 

그리고는 조선시대, 그리고 현재에 까지 우리나라가 뭔가 유행을 타면 과거를 바로 버려버린다면서 씁쓸해 한다. 저 부제는 왜 붙였을까? 글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것이 제목이라면 부제는 보통 제목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설명 해주는 것이다. 즉 제목을 보충하는 것이 부제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저 부제와 관련되는 내용이 합쳐서 10페이지도 안되는데 저런 부제를 붙인 이유를 모르겠다. ['조선의 모자들' - '갓'을 중심으로] 라고 했으면 차라리 더 나았을 것 같다. '사라진 이유를 꼭 붙여야 된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유가 간단하고 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장점과 단점을 적어봤는데 사실 단점은 내가 시비를 거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부이긴 하지만)  사진들이 칼라라 책 가격은 높게 책정 되었다. 이만팔천원이다. 10% 할인해서 25,200원에 살 수 있다. - 모든 인터넷 서점이 다 10%씩 깍아주는데 도서정가제는 해서 뭐하나 싶다. 이럴려고 하는건가? 사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지만 (나도 안사고 빌려보지만) 사진, 그림보는 재미는 보장한다. 설명도 왠만큼은 잘 되어 있다.

 

이렇게 길게 적을 건 아니었는데... 그냥 어제(일요일) '오후의 무료한 시간을 시계도 보지 않고 보내게 해준 재미나는 책'이라는 한마디 말로 전체 평을 대신 한다. 

 

사족1)

조선시대에 귀걸이를 하고 다녔다는 사실은 내가 즐겨보는 '역사저널 그날'에서 본 것이다. 유튜브로도 올라와 있다.

역사저널 그날 youtube(영상) 

선조가 귀걸이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진왜란 때에도 조선의 남자들은 귀걸이를 하고 다녔다고 한다.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이 비슷비슷하게 생긴 조선인과 일본인이라 옷차림 등으로 어느 쪽 시체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때는 귀 뚫은 흔적이 있나 확인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