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독후감까지는 아니고

조선의 모자들

레기통쓰 2023. 5. 26. 08:22

모자의 나라 조선이라는 책을 저번에 소개한 적이 있다. 모자의 나라 조선 - 그 많던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 (tistory.com)

 

이걸 어디다가 적어놔야 나중에 '이런 게 있었지'하고 리마인드가 될 거 같아서 어떤 것이 있나 정리만 해보려고 한다. 책에 나오는 모자를 다 정리하는 것은 무리이다. 너무 많다.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등에서 보던 모자, 몇 번 봤는데 이름을 모르는 모자들을 위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냥 이런게 있다 정도로만 나중에 기억하려 적어두는 것이라 설명도 부실하고 급하게 인터넷 뒤져 찾은 사진이라 사진도 이상할 때도 있다. 혹시나 흥미를 느끼시거나 시간이 나시거든 위의 책을 직접 읽어보시는 걸 추천한다.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사진보는 맛이 있는 것이다.  

 

 

 

면류관: 왕과 왕세자가 예식 때 쓰는 관모. 왕은 9줄, 왕세자는 8줄이었는데 고종황제는 황제라 12줄을 착용하였다고 한다. 드라마에서 왕이 즉위한다는 거 보여줄 때 쓰는 모자이다. 

(좌)면류관(출처: 나무위키)과 (우)대왕 세종 드라마 캡춰

 

원유관=통천관(승천관): 왕과 왕세자가 신하들의 조하(아침 문안을 겸한 신하들과 만나는 아침 조회)를 받을 때 쓰던 모자. 비녀를 꽂는 게 특징이다. 통천관(승천관)은 황제가 쓴다고 이름이 바뀐 것이다. 드라마등에서는 보기 힘들긴 한데 어진이 이뻐서 가져왔다. 

원유관(고종어진, 출처: 나무위키)

 

익선관: 왕과 왕세자가 평상시에 편전에서 국사를 논할 때 쓰던 관.(서양인에게는 귀(날개)달린 모자라고 인식되었음) 드라마에서 편전에서 회의 할 때 왕이 쓰고 있는 모자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외치는 회의 장면에서 왕이 쓰고 있는 모자)

익선관 (영친왕의 익선관, 출처: 나무위키,

 

죽전립: 왕이 특별한 궁중행사가 있을 때 쓴 모자이다. 보통 드라마에서는 왕이 민가를 시찰할 때 쓰고 있는 모자이다.

죽전립 (출처: 세계일보 기사)

 

 

양관: 금관이라고도 부르며 신하들이 새해 첫날, 국경일, 대제례, 조칙 반포시 쓰는 관모이다. 드라마에서는 위에서 말한 면류관 쓰고 왕이 등극할 때 밑에 신하들이 쓰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양관(출처:한국학 중앙연구원)

 

사모: 신하들의 관복에 입는 일상적인 모자. 보통은 흑사모를 쓰고 상 중에는 백사모를 쓴다. 뒤에 달린 날개 형태는 나라별로 시기 별로 다 다르다. 드라마에서 보면 궁중에서 뭔가를 하는 신하들은 다 이거 쓰고 있다.

사모(출처:디지털 조선일보)

 

고정립: 실제 사진에는 아래 사진보다 더 뾰족하게 나와 있다. 고려말부터 조선초기까지 쓴 관으로 정몽주가 명나라에서 받아온 관복에 포함된 모자라고 한다. 흑립(갓) 보다는 삿갓에 가까웠다고 한다. 정몽주가 받아온 거라 그런지 드라마 '정도전'에서 정몽주 역을 한 이호나 그 동료들이 저 모자를 쓴 것이 보인다. 성종 때 승려들 모자랑 구분이 잘 안간다고 갓 모양을 바꾸라는 교지를 내렸다고 한다. 

고정립 (출처: 드라마 '정도전' 캡쳐)

 

흑립: 갓이라 부르는 대표적인 모자이다. 조선 시대 관모 중 대표이다. 일단 벼슬에 있으면 다 이거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조선 말까지 사용되었던 모자이다. 백립은 여기에 하얀 베를 씌운 것으로 상 중에 쓴다. 백립은 국상(왕가의 상) 중에는 평민까지도 쓸 수 있게 허용하였다. 

흑립(갓, 출처: 나무위키)

 

정자관: 단층, 2충, 3층 정자관 등으로 구분한다. 집안에서 갓 대신 착용하는 편복용 관모이다. 말총(말을 갈기나 꼬리털)으로 만들었으며 크기를 다르게 해서 층을 구분 한다. 조선 말의 서양사람들은 이를 성직자 관이라고도 표현하였다(외국인들이 유교를 일종의 종교라고 여겨 '조선의 벼슬아치들은 다 성직자다'라고 생각해서 그렇다). 집에 있는 대감마님을 드라마에서 보여주면 거의 이거 쓰고 있다. 

3층 정자관 (출처: 나무위키)

 

 

망건: 남자들이 상투를 틀 때 머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이마에 하는 장식용 관모이다(모자라고 인식한다). 처음 매면 두통이 온다고 꼬마신랑들이 풀어달라고 소동을 부렸다는 기록이 있다. 사극에서 왠만한 남자들은 다 끼고 나오는 것이다(머리 푼 몇몇 사람들만 빼고). 

망건(출처: 나무위키)

 

감투: 나무위키에서는 탕건이랑 같다고 나오지만 이 책에서는 다르다고 나온다. 탕건은 아래 그림처럼 어느 정도 화려한 것이고 감투는 망건 쓴 뒤에 그 위에 쓰는 것을 말하며 이 감투 위에 갓을 쓴다. 즉 턱이 없는 밋밋한 모자를 말한다(아래 그림에는 턱(접힌 부분)이 있다). 일단 잘 안보이는 모자이긴 한데 '감투 쓴다' 라고 말 할 때의 그 감투가 맞다. '감투를 쓴다'는 말은 조선시대에는 벼슬길에 나아갔다는 뜻으로 쓰였고 지금은 어떤 직책을 맡았다는 뜻으로 쓰인다.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기는 어렵다. 가끔 보이는데 자기 집에 있는 시골 의원이 쓰고 있는 단순하고 초라한 모자 이다.(드라마 장면이 생각나서 한참 찾아봤는데 못찾았다. 드라마 이름을 기억을 못해서)

감투(정확히는 탕건, 출처: 나무위키)

 

복건: 중국 고대부터 쓴 남성용 쓰개였다. 유학자의 상징이었으나 조선 초기에만 쓰이고 이후부터는 모습이 이상하다고 다들 기피하였다. 1000원 지폐 앞면에 계신 퇴계 이황께서 쓰신 것이 이 복건이다. (퇴계 선생님은 복건을 싫어 했다는 기록이 있다. 누가 그린 거고?)

복건(출처: 나무위키)

 

천원권 구권과 신권

 

 

 

호건: 복건과 유사한 모양의 쓰개로 아동용이다. 조선말기와 개화기 때 사대부가의 남자아이들이 쓴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아이들부터 젊은 도령들이라면 다 쓰고 있듯이 묘사했는데 실제 기록에는 5~6세까지만 썼다고 되어 있다. 

호건(출처: 국립민속박물관)
호건(출처: 한솜방송미술센터)

 

유건: 유생들이 착용하던 실내용 두건이다. 원래는 실내용인데 노상에서도 쓰는 것을 금할 수가 없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외부에도 쓰고 나간 모자이다(자기가 성균관 학생인 걸 나타내고 싶었나보다). 상중에는 거친 삼베로 만들어 희게 해서 쓴다. 밑의 사진처럼 성균관 유생이 드라마에서 나오면 거의 이거 쓰고 있다. 

유건 (출처: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캡쳐)

 

복두: 관리들이 착용한 관모로 사모의 원형이다. 드라마에서 과거 급제자가 어사화를 꽂은 채로 쓰고 있는 것이 보인다(실제에서도 과거급제자가 그렇게 착용했다고 한다). 

복두(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전립: 무관 또는 군사용 모자. 군모여서 화살이 뚫지 못하도록 촘촘하고 두껍다. 사극에서 전투장면이나 군사훈련 장면을 보여줄때 무관들 머리에서 볼 수 있다.

전립(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주립: 붉은 갓. 당상관 이상의 무관이 전투복을 입을 때 쓴 모자. 조선초에는 벼슬아치용이었으나 조선 말에는 무당들만 쓰는 모자로 전락하였다(귀신과 싸우는 의미로 쓰는 모자라 한다).

 

주립(출처: 국립민속박물관)

무당이 쓰고 춤추는 장면에서 드라마에서 보인다. 영화 '도사 전우치'에서 전우치가 궁궐에서 사기를 칠 때 왕의 호위병들이 이 모자를 쓰고 있다.

주립(출처: 영화 '도사 전우치' 장면 캡쳐)

 

두석린: 원수급 장군이 썼던 투구. 뭔가 멋져보인다. (갑옷은 어린갑이라고 금속조각을 물고기 비늘처럼 겹쳐서 단 갑옷이다. 영어권의 Scale armor 와 같은 개념의 갑옷이다)  조선시대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의 전쟁신에서 대장님이 늘 쓰고 있으시다.

어린갑과 두석린(출처: 두산대백과사전)

 

개책관: 아악과 속악의 악공이 쓰던 관이다. 

개책관(종묘제례에서 연주하는 악공, 출처: 블로그)

 

패랭이: 서민층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쓰던 모자. 대나무로 만들고 가볍고 통풍이 잘되어 여름철에 주로 썼다. 솜이 2개 달린 것은 보부상임을 나타내는 표식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대나무 색 그대로 썼지만 역졸(포졸)은 검은 칠을 한 패랭이를 썼다. 하층민임을 나타내는 표식이기도 했다. 

패랭이(출처: 세계일보)

 

초립: 왕골(풀이름)이나 대나무로 엮어 만든 쓰개로 장가들지 않은 소년들의 관모로 주로 사용하였다. 양반들은 50죽으로 서인들은 30죽으로 구분하기도 하였다. ('죽'은 얼마나 거친 모양인지를 나타내는 단위이다. 아무래도 숫자가 높을수록 부드러웠을 거 같다. 설명을 더 못찾았다 -.-)

초립(출처: 나무위키)

 

벙거지: 벙거지 모자와는 다른 거다. 돼지의 털을 다져서 일정한 틀에 넣고 장식없이 만든 전립이다. 관노나 관졸들이 검은 옷 위에 착용했다. 풍물놀이에서 상모돌리는 상모쟁이의 모자도 벙거지의 일종이다. 

벙거지(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방립: 머리를 깊게 덮은 모자이다. 비나 햇빛을 막는 용도로도 쓰였지만 상주들이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쓰기도 하였다. 서양인 그리피스의 기록에 의하면 죄를 지어도 저 방립을 쓴 사람은 건들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다. 선교사들이 주로 쓰고 다닌 모자라는 기록이 있다. 

방립(출처: 위키백과)

 

삿갓: 위의 방립과 구분하기 어려운 모자이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방립은 꽃잎이 4장 붙어있는 형태이고 삿갓은 원뿔모양이 된다. 갈대로도 만들기도 했다. 역시 비나 햇빛을 피하는 용이다. 

 

갈모: 비가 올때 갓 위에 쓰는 모자. 고가인 갓을 보호하는 것이 원래 목적이지만 옷까지 가리기 위해 크게 만들기도 한다. 

갈모(출처: 나무위키)

굴건과 수질(참고. 요질): 상주가 착용하는 모자를 굴건 또는 효건 이라고 부르고 머리에 두르는 띠를 수질이라고 부른다.  남자는 굴건과 수질을 같이 하고 여자는 수질만 두른다. 굴건은 삼베로 만들며 수질은 삼과 짚을 꼬아 만든다. 굴건은 요즘 장례식에 가도 상주들이 잘 쓰고 있다(팔에 굴건처럼 삼베로 만든 완장을 거는 경우가 더 많다). 참고로 요질은 수질과 같은 재료와 방식으로 만들며 허리에 거는 것이다. 

장례식 옷차림(출처: 금오상조의전 홈페이지)

 

 

화관: 여성의 의례용 관모에는 화관과 족두리가 있다. 화관은 모자라기 보다는 머리 장식품이다. 궁중과 양반집에서는 대례복에는 화관, 소례복에는 족두리를 하고 민간에서는 그냥 족두리만 썼다. 즉 화관은 상류층만 쓴 장식품이다. (조선 여성들이 외부에서 의례용 복식을 취하는 경우가 적다보니 화관은 결혼식에서 가장 많이 보였다)

화관(출처: pinterest.co.kr)

 

 

족두리: 고려시대부터 써오던 여성용 의식예복에 갖추어 쓰던 수식품(=장식품). 일단 옷이 화려한 사대부여인 또는 왕실여인들 머리 앞쪽 중간에 올려져 있는 그거임. 위의 화관 항목 참조

족두리 (영친왕비의 족두리, 출처: 나무위키)

 

전모: 조선시대 여인들이 바깥 나들이를 하거나 말을 탈 때 쓰던 쓰개이다. 여성들이 외부활동이 적다보니 기생의 모자라고 알려졌는데 우산처럼 생긴 테두리(대나무)에 한지를 붙이고 기름을 덧칠하여 만든다. 안에 쓰기 편하게 틀이 있다. 

전모(출처: Encyves Wiki).

위의 전모처럼 좋은 글자를 새긴 것도 있고 아래의 전모처럼 화조도를 그려둔 전모도 있다. 드라마등에서는 기생들이 쓴 모습이 자주 보인다. 

전모(출처: 나무위기)

 

 

가리마: 궁궐의 무수리, 내의녀, 침선비(바느질하는 노비), 그리고 민간의 기녀등이 쓰던 모자이다. 비단을 반으로 접어 그 사이에 종이를 넣어 책 모양으로 만든다. 대장금 드라마에서 내의녀가 된 장금이가 쓰던 모자이다. 

가리마(출처: 드라마 '대장금' 영상 캡쳐)

 

장옷: 모자는 아니지만 그냥 사진이 있길래 가져왔다. 부녀자가 외출할 때 얼굴 가리는 용도이다. 쓰개치마와 비슷한 용도인데 장옷은 소매가 있다. 

장옷(출처: pinterest)
신윤복의 장옷입은 여인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쓰개치마: 장옷처럼 얼굴을 가리기 위한 용도인데 소매가 없고 치마끈이 보이는 특징이 있다. 

쓰개치마(출처: 한솜방송미술센터)
신윤복의 월하정인도(출처: pinterest): 여자가 덮어 쓴 것이 쓰개치마이다.

 

 

고깔: 승려가 쓰는 쓰개 직사각형을 반으로 접어 꿰매어 만든다. 무당이나 농악 하는 사람들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고깔(출처: 오마이뉴스)

 

 

남바위: 귀, 목, 머리를 가리지만 정수리 부분은 트여있는 모자이다. 남자들도 쓴 모자이다. 조선초에는 상류층 여성만 쓰게 하고 그 외 여인들은 쓰지 못하게 하였다. 이후에는 그런 규정이 없어져서 아무나 다 쓰는 형태이다. 볼끼와 같이 쓰는 것도 가능하였다. 

남바위(출처: 나무위키)
남바위(출처: 한겨레): 평창 동계 올림픽 도우미가 쓴 것이 남바위이다. 이쁘시다. 뒤에 파란 옷의 남성도 남바위를 썼다.
볼끼(출처: 웹툰가이드). 뺨과 턱을 보호해주는 방한용품이다

 

 

 

조바위(조바우): 여성용 방한모이다. 역시 정수리 부분은 틔여있다. 개화기 때 예복을 입지 못할 때는 일반 옷에 조바위를 착용하여 의례용도로도 사용하였다. 

조바위(출처: 네이버 블로그)

 

조바위와 비슷한 아얌, 풍차 등등 많은데 사실 본적이 별로 없어서 생략한다.

 

 

 

 

사진만 가져오는데도 되게 귀찮아서 몇 일 걸렸다. 사진은 인터넷으로 모았고 책에 나온 모자이지만 여기서는 생략된 부분도 많다. 책에는 더 다양한 사진들이 있으니 책을 한 번 보시는 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