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리 조카가 보면 안되는 글이다.
둘째 조카가 학교에서 발표준비를 하면서 만드는 ppt를 살짝 훔쳐 보았다(거실 공용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어서). 제목 다음 페이지를 보니 목차라 제목이 적혀있고 아래에 여러 항목을 적어두었는데 그 오른쪽에 아래와 같은 사진이 같이 실려 있었다.
이걸 형님과 형수님과 나까지 셋이서 보는데 이런 그림은 왜 올린거야? 애가 좀 특이하네 라고 서로 말했다.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큰조카가 한참 웃더니 목 (을) 차 (는 사진) 이라고 말해주었다. 아재 둘과 아줌마가 정말 한참 웃었다. 정말 신선한 발상이었다. 그래서 '목을 차는 사진'이라고 검색했더니 이 사진은 하상욱(시인)의 단편시집 '서울 시'의 '목차' 에 있는 사진이라고 한다. (이 사진에 대한 내용과 하상욱 시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상욱 - 나무위키 (namu.wiki) 참조했음)
하상욱 시인의 시는 보고 있으면 재미난 게 많다. 하지만 평론가들에게 평판자체를 받지 못하는 정도로 무시당하는 듯 하다. 하상욱은 기존의 '시'라는 형식을 탈피한 시를 쓰기 때문에 평론가들의 좋은 평은 얻지 못한다고 한다. 평론가들에게 '시'라는 것은 아무래도 뭔가를 음미하고 내용을 곱씹어보는 거라는 기준이 있어서 일 것이다(이런 의미로 평론가들 대부분이 꼰대이다. 꼰대라고 하는 근거는 내가 쓴 다른 글에 김갑수와 박은빈. 완벽한 꼰대와 일등배우인 일인자. (tistory.com) 적어두었다)
몇 가지 내가 재미나게 생각했던 시 들을 옮겨본다.
<주말이 짧게 느껴지는 과학적 근거>
평일: 월화수목금
주말: 토일
실제로 짧다.
왜
나온거니
안
불렀는데 (제목: 배)
고민
하게돼
우리
둘사이 (제목: 축의금, 개인적으로 이거 때문에 되게 웃었다)
이런 거다. 제목 안보고 읽으면 더 재미있는... 짧고 간결하지만 웃긴... 그래서 이 사람을 SNS 시인이라고 부르나보다(본인은 스스로를 시팔이 라고 한다고 한다). 이런 시가 더 궁금하시면 하상욱 시 모음 - sns시인 재밌는글귀 공감가는 글귀 (tistory.com) 로 가보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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