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뉴스 보는 아침 - 정윤정과 유난희, 홈쇼핑

레기통쓰 2023. 5. 10. 08:49

아침에 뉴스를 보다가 이상한 걸 봤다. 

'욕설' 정윤정→'고인 모독' 유난희, 방심위 법정제재 철퇴 (msn.com)

 

'욕설' 정윤정→'고인 모독' 유난희, 방심위 법정제재 철퇴

© 제공: 노컷뉴스 쇼호스트 유난희와 정윤정. 각 쇼호스트 SNS 캡처 쇼호스트 유난희와 정윤정. 각 쇼호스트 SNS 캡처 쇼호스트 정윤정·유난희의 욕설과 고인 모독 논란에 홈쇼핑 채널들이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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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모르는 사람 둘이 나왔는데 방심위(방송심의위원회)에서 철퇴를 맞았단다. 무슨 말인가 하고 찾아보았다. 

이에 대해 가장 자세히 설명해준 기사는 아래와 같다. 한국경제신문의 

정윤정 욕설·유난희 고인 모독 홈쇼핑 방송 논란 결국… | 한국경제 (hankyung.com)

라는 기사에서 이 사건에 대해 자세하게 다루었다. 

정윤정은 지난 1월 28일 판매하는 화장품이 정해진 방송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매진되자 방송을 조기 종료할 수 없다며 짜증을 내며 "XX"이라는 욕설을 했다.

정윤정은 "뒤에 여행 방송은 일찍 못 받아요. 여행 상품은 딱 정해진 시간만큼만 방송하거든요. 이씨 왜 또 여행이야"라고 말했다. 이에 다른 쇼핑호스트가 "어쩔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하자 "XX"라고 욕을 하면서 "나, 놀러 가려 했는데"라면서 자신의 기분을 여과 없이 분출했다.

제작진이 정윤정의 욕설을 인지한 직후 방송 중 정정을 요구하자, " 정정 뭐 하나 할까요. 할게요. 난 정정 잘해요. 아, 방송 부적절 언어, 예. 그렇게 할게요. 뭐 했죠? 까먹었어. 네, 방송하다 보면 제가 가끔,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서 죄송하지만, 예능처럼 봐주세요. 홈쇼핑도 예능 시대가 오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8일 진행된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 회의에서는 정윤정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에 대한 '경고'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당시 옥시찬 위원은 "귀신에 씌었나. 외람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지적했다.

유난희는 2월 24일 줄기세포 배양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생전 피부 질환을 앓았던 개그우먼을 언급했다. 유난희는 "모 개그우먼이 생각났다"며 "이 제품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정윤정과 유난희는 모두 억대의 수입을 올리는 스타 쇼호스트로 알려졌다. 유명 쇼호스트들이 잇달아 돌발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홈쇼핑 업계는 앞다퉈 자정 노력을 펼치기도 했다. 정윤정, 유난희에 대해 각각의 채널에서 무기한 출연 정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경제의 자회사인 한경비지니스의 뉴스에서는 대놓고 유난희·정윤정, 억대 연봉 받던 ‘홈쇼핑 여왕’들의 몰락 (naver.com) 이라며 몰락이라고 까지 까고 있다.

하지만 처음 링크한 기사(노컷뉴스, 링크는 msn.com에 올라온 기사)에서 지적했듯이 저 두 사람은 다른 홈쇼핑에서 여전히 물건을 팔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본진에서 잠시 이사갔을 뿐이지 '몰락'이라고 까지 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철퇴를 내렸다는 뉴스 역시 잘못 된 것이다. '철퇴'를 내렸는데 여전히 물건 잘 팔고 있으니 잘못한 그 들에게는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없는 것이다. 방심위 위원 중 일부는 

 "관행으로 봐서 출연 정지 조치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 연예인들 사고 쳐도 1~2년 지나면 방송에 나오듯이 적당한 시점에 열어주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관계자 징계가 정말 된 건지 판단에 자신이 없다", "출연 정지를 하면 관계자는 책임이 없나. 결과적으로 욕설 방송을 내보내는 상황이 됐고, 관계자 징계라는 제재 내용이 실현됐다고 보기 어렵다" 

라고 한다. 저 여자들이 완판시키던 모습을 생각하면 홈쇼핑 업체들은 눈치 좀 보다가 슬그머니 복귀시킬 것이다. 그런 철퇴는 철퇴가 아니지. 그 철퇴는 홈쇼핑 업체가 맞았다. '살살'

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진행된 방심위 전체 회의에서 정윤정의 욕설을 방송한 현대홈쇼핑에는 '경고', 고인에 대한 모독성 발언을 한 유난희가 출연했던 CJ온스타일에 대해서는 '주의' 처분이 의결됐다. '경고'와 '주의' 모두 법정 제재에 해당한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 '권고' ▲법정 제재로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중징계로 분류된다.

라는 기사내용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경고와 주의가 끝이다. 나중에 재허가, 재승인 때만 살짝 불이익을 받고 일상에서는 손해볼 게 없다(재허가, 재승인 때 커트라인에 걸릴락 말락 할 때 이번 일이 원인이 되어 커트라인 밑으로 간다면 큰 일이긴 하지만). 그러니까 철퇴니 뭐니 하는 신문 기사들은 또 클릭수의 노예인 기레기들의 오버이다. 

그래도 신문기사를 읽은 김에 생각난 걸 적어보려 한다.

유난희의 경우를 먼저 생각해보자. 예전에 안면화상을 가진 아이에게 '어이구 저거 없었으면 잘 생겼을 건데'라고 말하는 아줌마를 본 적이 있다. 그 아줌마는 자기 딴에는 동정심으로 한 말이라고 하겠지만 아이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까? 그런 말을 하는 이유야 사람이 가볍기 때문에 자신의 말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배려 없이 '나는 착하다'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하는 그런 가벼움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같은 이유로 유난희는 사람이 가벼워서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쇼호스트 유난희, 고인 모독 논란 사과 "잘못 깨달아...상처 드려 죄송" | YTN 사과문에서도 '해당 발언에 대해 잘못을 깨닫고 사과했다. 하지만 누군가를 연상케 해서 또 많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라며 그 후배가 그립다는 말까지 적어두었다. 그런데 진짜 사과해야 할 것은 자신의 가벼움이다. 즉 자신의 잘못을 사과해야 할 사람이 그냥 '너희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다'라는 식의 사과문을 써버린 것이 더 큰 잘못이다. 

유난희의 사과문 (YTN 기사내에 실린 캡춰본)

물론 생방송에 1시간 정도 쉬지 않고 떠들어야 하는 쇼호스트라는 특성상 말실수야 할 수 있다. 1시간동안 대본없이 특정주제에 대해서 쉬지 않고 떠들어서 시청자들이 홀리듯이 물건을 사게 해야 하는 게 쇼호스트의 임무니까 그럴 수도 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문제는 고인에 대한 모욕을 동정이라는 언어로 포장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행했다는 것이다. 이건 본인의 수양 자체가 부족하거나 없다는 뜻 밖에 안된다. 사과를 할 거면 자신의 부족함을 사과해야 하는데 이건 변명이다. 특히나 그리움이 아쉬움의 감정이 되어 그런 말이 나왔다는 것은 궤변이고 말도 안되는 변명이다. 사과문을 쓰는 방법부터 배우길 바란다. 사과문은 (이런 사실이 있었다) (미안하다) (내가 어떤 이유로 그런 실수를 했다) (그래서 정말 미안하다) 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유를 말할 때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유난희씨의 사과는 내가 잘못한 게 아니고 그냥 그리움 때문에 실수한 거야 라고 하는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이 고인을 모독한 것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내 한마디가 여러분에게 상처가 되었다니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나쁘게 받아들이면 '나는 그런 의도가 없었다. 이건 너희가 잘못 받아들였다'는 뜻도 된다. 

전체적으로 조금 더 심각한 정윤정의 경우를 보자. '씨X'라는 욕이야 나도 개인적으로 많이 쓰니까 그런 말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이후의 대응이다.  

제작진이 정윤정의 욕설을 인지한 직후 방송 중 정정을 요구하자, " 정정 뭐 하나 할까요. 할게요. 난 정정 잘해요. 아, 방송 부적절 언어, 예. 그렇게 할게요. 뭐 했죠? 까먹었어. 네, 방송하다 보면 제가 가끔,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서 죄송하지만, 예능처럼 봐주세요. 홈쇼핑도 예능 시대가 오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죄송하지만'이라고 말한 건 미안하지 않다라는 말과 같다. 예능으로 봐달라고 하지만 예능도 저렇게 대놓고 욕은 안한다. 편집해서 삐약삐약 소리를 덮어서 내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는 웃기려고 욕하는 경우들이고 듣는 사람들도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욕은 생방송인 홈쇼핑에서 자신이 물건을 다 팔았다는 뿌듯함과 거만함으로 왜 방송 계속 하게 하냐고 항의하는 '씨X'인 것이다. 

그 이후에 태도가 더 가관이다. 생방송 중 "XX" 욕설 지적하자…정윤정 "싫으면 보지마" (naver.com) 라는 기사에 보면 

"앞서 정윤정은 자신의 방송 태도를 지적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에 "나를 굉장히 싫어하나 보다. 그러면 내 인스타그램, 내 방송 절대 보지 마라. 화나면 스트레스 생겨서 님 건강에 안 좋다", "제가 싫은 사람 안 보는 성격이다. 답 안 해도 화내실듯해서 답글 남긴다",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 "그냥 행복해라"라는 등의 글을 남겼다."

라고 한다. 이건 짧게 말해서 '닥치고 니 갈길 가라'라는 뜻이다. 나는 잘못한게 없는데 왜 찾아와서 ㅈㄹ하는거냐는 거다. 그래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건 완전 은퇴할때나 해야 될 소리다. 이런 말을 대놓고 한다는 것은 철이 없다는 뜻이다. 철이 없는 꼬마들이 자기 화나면 아무 생각없이 아무 말이나 뱉어내는 것과 같다. 기사에 보면 "힘들면서 단단해지고 응원에 또 힘내고. 올해 퇴사했어야 했는데 정쇼패밀리(팬덤) 때문에 안 했다. 아들과 딸이 응원해 줬다"라고 감사인사를 했다는 부분이 있는데 이 말은 더 소름돋는다. 단단해지는 힘듬은 자신이 오해를 받거나 자신의 잘못이 아닌 것으로 뭔가 불이익을 받을 때 나오는 소리이다. 결국 자기 잘못은 없는데 애들이 욕하니 나는 힘들지만 더 단단해지고 라는 뜻이다. 퇴사했어야 했는데 라는 말은 '나 그만두면 누가 아쉬울까'라는 거만함에서 나온 말일거고... 아들과 딸이 응원해준 건 그냥 엄마라서 응원한 것인데 자기가 잘못이 없다는 걸 아들 딸이 인정해줬다고 스스로 위안하는 거 밖에 안된다. '아들 딸이 참 좋은 거 배우겠다'라고 비꼬고 싶다(이 글 적는게 비꼬는 거긴 하지만). 

정윤정은 평생 홈쇼핑 그거 밖에 잘하는 게 없는데(너무 잘했지 그동안은...) 결국 다시 홈쇼핑에 나올 거고(나와야 할 것이고) 그래서 그 잘난 면상을 다시 볼 사람들이 있을 건데 그 사람들에게 '씨X', '닥쳐라'라고 한 것 밖에 안된다(다시 나오려니 이런 행동한 것이 좀 맘에 걸리는지 결국 나중에는 정윤정, 생방송 욕설→기싸움 하더니…손절 위기에 뒤늦은 '사과'[종합] (naver.com) 사과하긴 했다). 결국 정윤정 사건은 유난희의 문제였던 '사람의 가벼움'에다가 '난 완판녀'라는 '거만함', 그리고 '니들이 왜 나한테 ㅈㄹ이야'라고 대놓고 뱉어버리는 '철없음'까지 골고루 갖춘 사건이다. (유난희보다 정윤정에 대한 글이 짧은 감이 있는데 너무 확실하게 잘못을 범해버리니 특별히 더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코로나 특수로 매출이 급상승하던 홈쇼핑은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그 영업이익이 점점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일상 회복 영향…현대홈쇼핑 1분기 영업익 전년比 52%↓ - 파이낸셜뉴스 (fnnews.com) (일반인인 우리 기준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없는게 저 내려가는 수치가 코로나 때문에 올라갔던 수치이다. 홈쇼핑도 일상으로 회복중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에게는 큰 걱정이 될 것이다. 늘어난 영업이익만큼 사람도 더 고용했을거니까 줄어든 만큼 어떻게 될 것인지는 뻔하지 않은가) 이런 와중에 일부의 쇼호스트가 알량한 인기를 믿고 사고치고 있다는 소식은 홈쇼핑 업계 관계자들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있다. 아무리 프리랜서라지만 홈쇼핑에서 유명해진 두 사람은 홈쇼핑으로 평생 잘먹고 잘 살았으니 도의적으로도 홈쇼핑의 파이(전체의 이익)를 크게 할 일종의 의무같은 것이 있다. 홈쇼핑의 파이를 크게 할 능력까지는 안된다면 파이 판을 엎어버리는 행위라도 안해야 한다. 자신의 알량한 인기와 그에 따른 팬덤만 믿고 저 따위로 군다면 자신이 몸담은 홈쇼핑이라는 시장 자체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행동하였으면 한다. 

(몇 사람 읽지도 않는 글에 혼자 열폭해서 글을 막 적는 걸 보면 나도 아직 수양이 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