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요약 영상만 봤지만 그래도 2022년의 최고의 드라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인 것 같다. 이야기도 잘 풀었지만 다른 조연들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박은빈 배우의 연기가 드라마의 최고의 힘이 된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눈 동그랗게 뜨고 촛점을 살짝 흐리면서 정면을 바라보는 박은빈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그래서 얼마전 백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고는 뉴스를 봤을 때 정말 맘속으로 축하했었다. 그런데 묘한 기사를 오늘 보았다.
"박은빈, 시상식에서 엉엉"…김갑수 발언에 갑론을박 (msn.com)
기사 내용에 따르면 박은빈을 좋아하는 김갑수 씨는 박은빈에게 쓴소리를 한다면서 시상식에서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도 맘에 안들고 울고 불고 주위에 다 인사하는 것도 맘에 안든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면서 짧고 간결하게 인사한 송혜교를 본받으라고 충고를 마무리했다.
'나 정말 기분 좋아 연진아'라는 더글로리 극중 대사를 한 번 더 말한 송혜교 배우도 쿨하고 멋지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그 결과물에 대해 기뻐하고 감동하며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격해서 울면서 감사를 표하는 박은빈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김갑수 씨에게는 안좋아보였나보다. 김갑수 씨의 기준으로는 송혜교 처럼 짧게 자기 할 말만 딱 하는 게 멋있다는 것이다. 감정이 과잉이 되거나 다른 사람 이름을 호명하거나 하는 것은 멋지지 않다고 생각하나보다.
그럴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본인이 어디가서 상을 받을 경우가 있을때 그렇게 하면 된다. 괜히 기쁘게 상받고 감격에 겨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 김갑수는 자신의 기준을 남에게 강요할 필요도 없고 그럴 자격도 없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는 주제로 수상소감을 너무 길게 이야기 했던 신보라가 비난 받을 때도 생각했던 일이다. 너무 길거나 너무 감정표현이 과하면 시상식의 연출자나 진행자가 제지를 하면 된다. 그걸 비난하거나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너도 해' 라고 할 필요가 없다. 시상식 같은 축제에서는 그냥 각자의 방식으로 즐기면 된다. 예전에 배우들 시상식에 아이돌 가수들이 축하무대를 할 때 배우들이 호응을 안해준다고 비난하는 의견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딱딱한 얼굴로 즐기지도 못하고 앉아 있는 배우들이 불쌍하다 정도로만 생각하면 되지 그걸 배우들이 아이돌 무시하니 마니 그렇게 비난할 필요가 없다.
이번 경우도 그렇다. 김갑수는 속으로 '어이구 저게 뭐야 체통머리 없이'라고만 생각하면 된다. 그걸 공개적으로 말하고 옆에서 다른 사회자가 말리는대도 내 소신이다 라면서 똥고집을 부릴 이유가 없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한다. 꼰대 라는 단어는 원래 뜻은 늙은이나 아버지, 선생님 등등을 가르키는 말로 시작했다. 그런데 요새 젊은 꼰대라는 말도 쓰듯이 나이에 상관없이 권위주의적인 사람을 가르키는 말이 되었다. 권위주의란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기준, 그러니까 이게 옳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에 어긋나거나 거기에 저항하는 모든 것을 틀렸다고 무시하고 공격하고 그런 행동들을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까 김갑수의 권위는 시상식은 엄숙해야한다는 것이라서 울며 불며 감사를 표하고 소감을 말하는 박은빈은 권위를 깨는 행동을 한 것이기 때문에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김갑수는 완벽한 꼰대이다.
일인자인 박은빈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이다.
"어차피 일등은"…배우 박은빈, 평론가 공개 저격에도 의연 (msn.com)
박은빈은 시상식 현장에서 받은 꽃다발과 '어차피 일등은 우영우'라는 현수막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향기 가득♥"이라는 소감을 덧붙였다. 또 팬들이 직접 보내온 꽃바구니와 편지, 선물들을 찍어 올리며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라고 기사에서 말한다. 꼰대 아저씨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감사를 표하는데 인색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연예인이라 당연히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기사는 읽어보았을 건데 괜히 반응하지 않음으로 논란을 줄이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명하다. 박은빈이 1등 배우인 이유일 것이다. 일인자는 시기와 질투를 받을 수 밖에 없고 논란에 휘말릴 수 밖에 없지만 이렇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는 걸 알고 있듯이 행동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고은, 보상선수와 트레이드, 뒷이야기 (0) | 2023.05.04 |
---|---|
이걸 왜 내게 보여주었나 유튜브?! 지수 꽃 (0) | 2023.05.04 |
이고은은 다시 페퍼로, 승리자는 도로공사 (0) | 2023.05.02 |
곧 방출될 사람들을 생각하며 - 여자배구 (0) | 2023.05.01 |
아이브의 아이엠 앵콜무대를 봤다. 예전에 립싱크냐 라이브냐하던 생각이 나더라. (0) | 202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