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 하나를 빌렸다. 제목은 요즘것들사전. 근데 2016년 12월에 탈고한 책이다. 다시 말해 요즘것들이라기엔 조금은 예전것들 사전이다. 하도 요새 쓰는 말을 잘 몰라서 읽고 있다.
수록되어 있는 단어는 16개. 각각의 단어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써둔 책이다. 과연 몇 개나 아실라나들?
나는 3~4개 빼고 다 아는 단어더라. 괜히 빌렸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재미있다. 저자가 이야기를 잘 만드는 듯. 중학교 선생님이라 그런가 쉽게 쉽게 이야기 잘한다.
혹시 기억이 안날때를 대비해서 소개된 단어들을 짧게 적어둔다.
현타: 현자 타임, 책에서는 뭔가에 집중하다가 어느 순간에 그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시간이라고 설명. 성적인 의미로 남자의 절정 후에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이라고도 나는 알고 있다. 가장 최근에 본 것은 지구오락실에서 미미가 무언가를 열심히 하다가 순간 멈춰버리니까 이은지가 '현타' 라고 고함을 지르는 순간이 있었다. 이 때는 현자타임이라기 보다는 현실타격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듯하다.
열폭: 나는 원래 열나게 폭팔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책에서 열등감 폭팔이란다. 하긴 책의 설명이 맞는 말 같다. 열등감이 있으면 상대의 의미없는 제스쳐도 상당히 화가 나게 된다. 그게 폭팔해버리는 걸 말하는 것 같다. 드라마에선 많이 봤는데 실 생활에서 그렇게 화내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있겠지. 소심한 나는 뒤돌아서서 욕할지언정 앞에서는 별 말 안해서...
어그로: 남들의 적대감의 원인이 되는 행위. 어그로를 끌다는 말은 남에게 화가 날만한 행동을 하다는 뜻. 매치되는 정확한 영어단어는 없고 그냥 온라인게임에서 유래한 말인 듯. aggravation(도발) 또는 aggression(공격성) 둘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설의 레전드: 괜히 멋있게 보이려고 하는 걸 비꼬는 말. 요새는 들어본 적이 없다. 씨유 광고 동영상에서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만나서 혼자서 상상하면서 '너는 나의 운명의 데스티니'라고 말한 게 있다. 같은 내용일 거다. 역전 앞 처럼 같은 말 두 번 쓰는 건데 강조라는 의미보다는 괜히 아는체 하는 걸 비꼬는 용어라고 알고 있다.
인실: 인생은 실전이야 좆만아. 그래서 인실좆 이라고도 쓰는데 아무래도 좆이라는 단어가 비속어다 보니 인실 로 줄여서 쓰는게 편한 듯.
수저: 흙수저나 금수저니 하는 것들. 실제로 영어 표현에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라는 표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쪽에서 은수저는 부모가 조금 도움은 되겠지만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이다. 흙수저는 아예 부모 도움이란 없거나 오히려 부모를 봉양해야 되는 처지. 금수저쯤 되어야 부모덕에 잘 먹고 산다 정도 이고 요샌 다이아 수저는 되어야 건물주 아들 쯤 된다.
병크: 병신 크리티컬. 크리티컬은 오락에서 흔히 말하는 치명타 정도 인데 크리로 줄여말하고 자기에게 타격이 큰 것을 말한다. 수학시험을 망쳐 전체 등수가 떨어졌으면 '수학 크리 맞았다'라고 표현한다. 크리가 자신에 의해 일어나서 자신이 피해를 보면 병신짓을 했다고 해서 병크라고 부른단다.
헬조선: 헬반도 등등 그냥 우리나라 현실을 비참하다고 표현하는 것 / 종특: 특정 집단에 대해 비꼬거나 비난하려할때 특정집단 전체가 그런거라고 단정하는 행위. 우리나라 현실에 대해 말할때도 자주 씀 / 충: 일베충 등등 비하적인 의미 / 꿀잼: 아주 재미난 거 / 덕후: 오타쿠 / 관종: 관심종자 / 꼰대: 아버지, 선생, 늙은이 / 답정너: 답은 정해졌으니 너는 대답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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