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광훈씨가 광주에서 막말을 했다. 저런 사람이 힘이 생기는 걸 이해할 수가 없다. 하긴 이상한 알고리즘으로 가끔 교회에서 통성기도 하는 걸 보게 되면 완전 미친 것 같던데... 거기도 여기도 교회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건가?
https://www.youtube.com/watch?v=a5cEKNhVTQU&ab_channel=MBCNEWS
전광훈은 왜 저렇게 뭔가 있어보일까? 내가 볼때는 그냥 사이비 교주하고 차이가 없는데.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내가 동원한 이론이 있다. 이것은 예전에 세월호 사태때 일베라는 사이트에서 어떤 짓을 하는가를 본 다음에 내가 생각본 것이다. 이게 어디서 본 이론인 것 같은데 어디서인지 몰라서 그냥 나 스스로 정리해본 생각이다. 나는 지금 전광훈씨로 나타나는 이 기이한 현상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
예전에 인터넷이 없었던 70~80년대를 생각해보자. 은퇴한 A, B, C, D 씨가 동네친구로 모여서 요새 할배들하고 같이 늘 모여서 술 한잔씩 하는 게 취미생활이라고 가정하자. 이 중에 모임을 주도해서 만드는 사람을 A, 그냥 A씨의 제안대로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을 나머지 셋으로 하자. 그런데 이 중에 C 라는 사람이 아주 극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예를 들어 세월호 사건이 있어났는데 이 사건에서 '놀러가다 뒤진 애들 왜 세금으로 뭘 해주는데? 교통사고 잖아?'라는 생각. 쓰다가도 열받지만 이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으니 이렇게 생각한다고 하자. A, B, C, D씨가 술자리에서 술 한잔 거나하게 했을 때 C 라는 사람이 저 생각을 말로 꺼내서 유가족과 죽은 아이들을 욕하기 시작했다고 하자. 나머지 셋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냥 술이나 먹어라고 하던가 듣기 불편하니 헛기침 하면서 집에 가버릴것이다. 그리고 B 와 D 는 A 에게 이렇게 말 할 거다. 'C씨 그 인간하고 같이 자리 만들면 이제 모임에 안나갈꺼다. 들어주기 힘든 말을 해서 화가 나더라'라고. 그러면 A 는 한 명하고만 놀 것인지 아니면 나머지 두 명하고 놀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C가 정말 부자이거나 힘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C를 빼고 나머지 셋이 모임을 가지게 될 것이다. C가 이 사실을 알아도 자존심상 모른체 혼자 놀 것이다. 그럼 내 어렸을 때 봤던 모 영감처럼 술만 먹으면 동네에서 소리 혼자 지르다가 스스로 사회에서 격리되었을 것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사회적으로 극단적인 사람들은 스스로 격리되었었다. 그런 걸 피하고자하는 사람들은 너무 극단적인 이야기는 꺼내지를 않았고. 그렇게 그렇게 사회는 일정한 자정작용을 가지면서 어느정도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100명중에 10명이 극단적인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1명 정도만 그렇게 극단적인 태도를 취하고 나머지 9명은 자신의 생각을 감추면서 살아갔을 것이다. 즉 동네에서 모여노는 사람이 많아봐야 열 명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한 명 내지 두 명 정도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 생각을 말해서 왕따를 당하거나 아니면 가슴속으로만 품고 지냈을 것이다. 그러면 자라나는 세대들도 일반적인 생각을 이해하고 받아들였겠지.
그런데 인터넷이 생기고 커뮤니티와 게시판들이 생기면서 이 상황은 변화를 맞기 시작한다. 100명중에 1명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말도 안되는 소리였겠지만 10000명이 모여서 그 중 100명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이게 헛소리가 아니고 의견중에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생각을 감추었던 9명이 동조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즉 100명이 아니라 1000명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저 의견도 하나의 주류 의견중 하나가 된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 인터넷 초창기에 댓글 기능이 처음 나왔을 때 다들 존대말을 쓰는 게 예의였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하고 말을 하는데 어떻게 반말을 할 수 있느냐가 대세였다. 가끔 누가 반말로 뭔가를 말하면 반말했다고 시비거는 글이 대다수가 될 정도 였다. 처음엔 그런 부위기였는데 점점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반말을 쓰는 사람이 조금씩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반말에 대해 야단치는 글에 다른 사용자가 반말로 왜 존대를 해야하냐 따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게 맞니 저게 맞니로 싸우다가 나중에는 서로를 비난하고 조롱하다가 결국에는 소수였던 반말파들이 새로운 게시판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서로 반말만으로 이야기 하자는 사이트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때는 서로 이상하다고 비난하고 그랬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지금이 되었다. 요새 유튜브의 댓글만 봐도 반말하는 사람과 존대하는 사람이 섞여 있고 말투로 뭐라고 하는 건 없어졌다. 소수였던 의견이 시비를 걸 명분이 없는 다수 중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광주 5.18때 국가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이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보상도 받고 이거저거 혜택을 받기 시작하니 '그래 이렇게 되어야지'라고 생각한 90명에 '저것들'만' 왜 돈을 받나?"라는 10명이 생겨버렸다(이 중에 많은 사람들은 이유없이 전라도가 싫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원래 우리나라가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사람들 막 잡아가던 시절에 중정에 잡혀간 가족이 있는 사람들도 박정희가 총맞고 죽으니 슬퍼했다는 그런 사람들이다(그러다 이상한 신격화가 되어버렸지만). 그래서 유가족에 대한 폄훼나 5.18 폭동설은 예전에는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다. 지만원등의 1명에 속하는 사람들만 혼자 열심히 떠들면 9명에 속해있던 사람들 중 아주 일부만 동조하고 나머지 90명과 동조하는 걸 표현하지 않는 9명에 속하는 사람들 대다수는 모른체 무시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인터넷이 발달 되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만원이나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걸 9명에 속하는 전국에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 것이다. '그래 그렇지. 난 못받았는데 쟤들만 왜 돈을 받지?'라는 미움이 퍼져나가는 순간이었다.
이런 미움들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사실 미울 이유 자체가 빈약한 거다. 사실 피해를 본 사람들이라 보상을 받는 것인데 그걸 내가 못받으니 너도 못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하기에는 조금 명분이 약하다. 그리고 내가 직접 그런 말(돈 문제)을 하기에는 면이 안 선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강하게 내 생각을 말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전광훈이 5.18은 빨갱이 폭동이다라고 외친다. 하나님하고도 친하다면서 무슨 근거들을 막 댄다. 그 근거가 맞는지는 자기도 모르고 나도 몰라도 상관없다. 그리고 확신에 찬 얼굴로 내가 말하고 싶던 말들을 해주는 거다(그리고 돈 내라고 하지만 그건 은퇴하고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큰 돈이 아니다). '그래. 내가 돈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었다. 폭동이다. 그걸을 저리 포장하니 내가 이렇게 화내는 거다' 라고 스스로를 정당화 할 것이다. 그리고 전광훈을 보며 '아! 저 사람이다. 내가 평생 못한 말을 속 시원히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진행된 것 같다. 결국은 '이유없이 미운 전라도인데다가 그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들은 정보'만' 보면) 엄청나게 많은 혜택을 본다더라' 이런 것이 섞여 있는 배배꼬인 심정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람이 전광훈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런 주장하지만 지만원은 재판에서 졌고 극우적인 이야기를 하는 조갑제씨는 5.18 북한군 개입설을 부정한다. 티비에 자주 보이는(목소리가 큰) 보수라는 논객들은 5.18에서만큼은 그들이 원하는 걸 말해주지 않는다. 이름없는 이상한 유튜버를 인용하는 건 좀 없어보인다. 그래서 결국 믿을 건 전광훈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사람은 소송에는 많이 걸려 있지만 거침이 없다. 서울시에서 합법적으로 철거를 진행하는 걸 사람들 동원해서 불법으로 막아버리는 사람이다. 그래도 아직 처벌받지 않고 있다. 힘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9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전광훈의 교회로 가거나 전광훈이 주최하는 모임에 나가거나 전광훈의 영상을 보며 스스로 만족하게 된다. 실제라면 사회에서 10%도 안될 사람들인데 모여있으니 이 사람들의 숫자들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니 국민의 힘에서 내부 경선등을 하는 사람들은 이 모임으로 찾아가게 되고 결국 지금 국민의 힘이 전광훈을 잘라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본다.
이게 전광훈이 지금 강한 이유일 것이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면 신문기사에 실리지도 못했을 사람이, 그래서 아무도 몰랐을 사람이 인터넷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높은 보급에 힘입어서 저렇게까지 컷다고 생각한다.
혹시 어떤 이가 전광훈에게 항의하는 예전영상과 최신영상을 보신 적이 있는지? 내가 그걸 찾지를 못해서 링크를 못걸겟는데 아주 예전에 전광훈이 어디서 강연할 때 어떤 사람이 상당히 강한 어조로 항의한 적이 있다. 그 때 전광훈은 사람 좋은 웃음만을 띄면서 아무말도 못하고 웃기만 하고 경비들이 그 사람을 쫒아 냈는데 그 표정을 보면 당황한 사람의 표정이었다. 최근에 누가 항의하는 것에 바로 야단치는 걸 보면 이제 예전처럼 자신이 없지 않고 자신감이 너무 넘치는 듯하다. 오죽했으면 여당인 국민의 힘의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지.. 하긴 하나님도 까불면 자기에게 죽는다는 사람이니... 그런 말 했는데도 아멘~이라면서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이해가지 않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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