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기레기는 쉬지 않는다 (+ 놀면 뭐하니 에 대한 단상)

레기통쓰 2023. 7. 16. 06:04

이상한 뉴스를 하나 보았다. 

 

'놀면 뭐하니' 멤버 교체 폭로전…유재석은 부인, 정준하는 통곡 [TEN피플] (msn.com)

 

제목만 보면 '정준하가 멤버교체의 진짜 이유를 폭로하면서 통곡했고 그 폭로를 유재석이 부인했다' 라고 읽힌다. 읽어보면 내용은 정준하가 하차의 아쉬움에 울었는데 통곡수준으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는 내용과 유재석이 유라인이라는 사람하고만 프로그램 같이 한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것이 없다고 부인한다는 내용이다. 뭔가 놀면뭐하니 멤버 교체에 대한 폭로가 있을 것 처럼 제목으로 난리를 부려놓고는 그냥 별개의 2개 유튜브 내용을 조합해서 쓴 글이다. 그 외에는 아무런 내용이 없다. 전형적인 기레기의 기사이다. 저 제목에 낚여서 클릭한 나도 우습지만 저런 제목을 쓰고도 자기 이름을 기사 아래에 넣은 기자의 뻔뻔함에도 경의가 표해진다. 

 

 

 

놀면뭐하니는 유재석이 토요일 예능으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유재석 혼자라는 한계인지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유산슬부터 빵 터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 MSG워너비 등의 기획이 신선하다는 평을 받으면서 인기를 구가하다가 새로운 아이템을 찾지 못하고 여자 MSG워너비를 시작하면서 인기가 주춤한 것 같다(내가 보는 관점이다. 나는 유산슬부터 보기 시작하다가 여자 MSG 시작하면서 본방은 안보고 유튜브로만 보기 시작했다) 뉴스로 접한 이후 소식은 정준하가 들어오고 나중에 하하도 들어와서 무한도전 멤버 3명이 모인 다음 신봉선과 이미주, 박진주(이진주 인줄 여지껏 알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알게된 박씨) 등의 여성멤버까지 포함시켰다는 것과 인기가 없어서 최근에 정준하와 신봉선이 하차하고 주우재가 들어갔다 정도이다. 

 

사실 유산슬이 하도 신기한 아이템이라 반짝 인기를 끈 거지. 놀면뭐하니는 한계가 분명한 프로그램이었다. 유재석 1인체제 일때는 화면전체를 유재석이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에 유재석이 힘들어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하프를 배운다던가 하면서 전문가의 시범을 통해서 화면을 분할했지만 그래도 유재석 혼자서 난리를 부리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유산슬 때도 그랬다. 신기한 컨셉이라 재미가 있었지만 그래도 유재석 혼자라서 분량채우기도 힘들 때도 보였다. 이를 한번에 타파한 것이 음악 프로젝트였다. 

 

음악에 대한 감이 좋은 제작자 유야호 라는 캐릭터를 만든 유재석이 참가자들을 관찰하는 식으로 분량을 뽑게 되자 유재석의 원래 모습이 드러나면서 프로그램 자체가 재미가 올라가게 되었다. 그래서 성공적으로 환불원정대, MSG워너비 등을 성공시켰지만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지 못한채 제작진에서는 WMSG워너비 등을 시도하는 악수를 두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준하와 신봉선이 합류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화면을 잘 나누어 가지는 모습을 보였는지 제작진은 유재석 1인 체제 자체를 포기하였다. 1인 체제를 포기하면서 놀면뭐하니 는 망하는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인기가 생각보다 없자 제작진은 정준하와 신봉선을 빼고 주우재를 넣어서 젊은 컨셉으로 진행해보고자 하는듯 하다. 꼰대는 유재석과 하하가 연기하면 되니까 같은 컨셉의 정준하 신봉선을 빼버린 것 같다.

 

정준하는 아직도 예전의 무한도전에서의 모습 그대로라 공격력이 강한 노홍철 같은 사람이 있으면 빛나는데 지금 놀면뭐하니의 멤버 중에 그렇게까지 공격력이 강한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이다. 실제 무한도전에서 노홍철이 음주운전관련문제로 하차한 이후에 정준하가 그렇게까지 빛난 회차가 없었던 걸 보면 정준하는 전형적인 탱커 스타일이다. 그래서 공격력 강한 이가 없으면 병풍이 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다(런닝맨에서 지석진이 맡는 역할이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멤버가 지석진을 말로 패는데 멤버들의 공격력이 강하지 않다보니(그 중에서 가장 심한 말을 하는 사람은 유재석이다. 노홍철에 비하면 너무 약한 수준이다) 모든 사람이 화력을 집중해서 지석진이 빛날 수 있도록 해준다).

 

신봉선은 망가질 건지 이쁜척 할 건지 정확하게 정했어야 했다. 웃긴 분장을 할거면 확실하게 웃기는 역할을 했어야 했고 도도하고 이쁜 척 할거면 끝까지 그걸로 밀어붙여서 그 무리수로 웃기던가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어떤 때는 도도하게 따지다가 어떤 때는 바보분장을 하고 웃기고 있어서 어떤 사람인지 정확한 역할을 알 수가 없었다. 결국 애매한 포지션이 되어서 제작진이 필요없는 사람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미주도 이이경 없으면(반대 역시 성립한다. 이이경도 이미주 없으면) 병풍수준인 것은 맞지만 젊다는 이유로 남은 것 같다. 

 

내가 볼 때는 멤버 구성이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놀면뭐하니 가 예전의 무한도전, 지금의 런닝맨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이 문제이다. 무한도전때부터 런닝맨까지는 호흡이 긴 예능이다. 각 멤버들의 케미도 중요한데, 시청자가 그걸 알아야 재미있는 포인트가 나온다. 한마디로 오래 봐야 웃을 수 있는 예능이라는 것이다. 이런 예능은 현재 그렇게 인기가 있지 않다. 젊은 친구들은 이영지가 '지구오락실'에서 고백했듯이 10초 이내로 웃기는 것만 보고 내용이 길어지면 보지 않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을 보면 도파민이 나와서 기분이 좋게 된다. 이런 것을 도파민 보상체계라고 하는데 이 도파민 보상체계는 좀 더 짦은 시간에 보상을 얻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니 점점 짦은 시간내로 웃기는 것만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3분짜리 영상이 인기를 끌다가 영상이 1분내외로 되더니 쇼츠라는 이름의 숏폼 영상이 인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놀면뭐하니 가 내부 인원들의 케미나 러브라인을 강조하는 체제를 택한 것이 제작진의 오산이라고 본다. 1인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낫고 1인체제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 차라리 무한도전처럼 남자들로만 구성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그러면 구성이라도 신선(?)했을 것인데 지금의 구성은 그냥 런닝맨의 토요일 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멤버들간의 케미나 관계성을 알아야 재미있는 예전 예능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젊은 사람들은 보지 않게 된다. 실제로 우리 조카들은 어릴때 런닝맨을 좋아했지만 요새는 런닝맨같은 긴 거는 안본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이유로 놀면뭐하니 가 시청률을 높이려면 런닝맨을 챙겨보는 사람들을 나눠먹기를 해야 하는데 이제 그 사람들은 나 같은 50대 이거나 50대를 향해 가고 있어서 새로운 프로그램까지 볼 열정까지 없다(가끔 시간내서 런닝맨 영상 챙겨보기도 바쁘다). 다시 말해 지금의 체제로는 잠시 화제는 될 수 있어도 인기를 얻기는 힘들 것 같다. 

 

나이든 할아버지 할머니는 임영웅 본다고 바빠서 이런 예능을 보지 않는다. 실제 이런 예능은 어른들에게 어렵기도 하고. 그래서 이런 예능의 시청률은 젊은 세대가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1인 방송인 아프리카 등을 보고자란 세대가 지금의 젊은 세대라는 것이 놀면뭐하니 에 악재이다. 단 한 명에게만 집중하는 방송에 익숙한 세대들이 갑자기 6~8명 나오는 프로그램을 어색해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1인 방송을 볼 때는 1인의 말에만 집중하면 된다. 관계성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얘가 얼마나 먹나 정도만 아무 생각없이 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런닝맨처럼 전소민과 양세찬이 비지니스 연인이고 송지효와 김종국도 그런 관계를 구축하려다가 실패했는데 요새 둘이 가끔 투닥거리는 걸 보면서(송지효가 후추문제로 투덜거린 적이 있었다) '예전에는 연인 비슷했는데' 라는 생각에 웃게 되는 그런 예능은 보기가 힘든 예능인 것이다. 

 

멤버를 교체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바꾸어야 하고 그게 안되면 종영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