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장미란은 눈속임용? (feat. 차관급 인사)

레기통쓰 2023. 7. 6. 09:44

‘역도 전설’ 장미란, 한국체육 번쩍 들어올릴까 [이종세의 스포츠 코너] - 매일경제 (mk.co.kr)

 

장미란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왜 저럴까' 라는 생각을 했다. 스포츠 영웅이 관련부서 차관이 된 것은 그 사람이 행정력만 갖추고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책상물림에 맡기는 것 보다는 실제 선수들이나 관련자들에게 맞는 행정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그런데 갑자기 왜? 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최근 뉴스들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간다. 

 

장미란의 차관임명은 대통령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가는 것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준비한 한 수 였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정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리가 아니니까 장미란같이 국민들 관심있는 사람을 보낸 것이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핵심부서에는 다 대통령의 비서관들로 채워넣었다. 야당의 일부 인사는 장미란에게 비난의 포문을 열어대는데 조준이 틀렸다. 이번에는 다른 비서관들이 임명된 차관들을 공격해야 한다. 장미란은 눈속임 용인데 그거에 속아서 장미란이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정권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다. 국민들 눈에는 아무 잘 못 없는 장미란이 욕먹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을 도로 욕할 상황인 것이다. 

 

 

장관은 국회동의를 (형식적으로 나마) 구해야 하는 자리이다. 국민들에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까지 해야 하는 자리이다. 그래서 장관 자리에는 완전 이상한 사람을 앉힐 수는 없다. 적어도 정치적인 마인드는 가진 사람을 앉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전문성이 있어도 국민들에게 이상한 사람 앉혔다는 말만 듣는다. 예전에 해양수산부 장관에 정치적인 표현능력이 없는 사람을 올렸다가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케이스도 있지 않은가? (이제 다들 기억에서 없어졌으려나? 윤진숙이라는 사람이다. 아래 참고에 대충 설명해두었다)

 

하지만 차관은 임명만 하면 된다. 청문회도 없어도 되고 국민들(언론)에게 이들이 누군지 설명도 안해도 된다. 하지만 무슨 일만 있으면 책임지면서 짤려야 하는 장관과 달리 책임은 덜지면서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가 차관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권이 시작과 동시에 가장 먼저 한 것이 차관인선이라는 것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공석인 장관자리를 채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무를 담당할 차관을 먼저 뽑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번 정권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6월 29일 13명의 차관급 교체 인사를 단행하며 대통령실 현직 비서관 5명을 포함하였다. 장관들은 유임시키되 ‘실세 차관’을 보내 자신들의 뜻 대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김종인은 이에 대해서 김종인, 차관 인사 비판 “이런 국정 운영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 (msn.com)

 

" 장관은 그대로 놔두고 차관을 시켜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반영하라 그러면 장관은 대통령 국정 철학과 별 관계 없는 사람처럼 여겨지는 것 아니겠나. 차관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고 업무를 한다면 그 밑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 장관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근본적으로 그래서는 정부 기능이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 수 없다. 차관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고 부처를 운영한다는 게 실질적으로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것인지 굉장히 회의적이다”

 

라고 비판하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원래 있던 제도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장관이라는 자리 자체를 무시하고 있는 중이다. 입법부(야당), 사법부(대법원 판결)도 무시하더니 행정부의 멀쩡한 장관이라는 자리도 무시하고 있다. 자기가 신임하는 한동훈같은 장관만 빼고 나머지 장관들은 얼굴마담으로 밀려난 모양새이다. 이래서는 국가의 시스템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것이 김종인의 의견이다. 

 

이 정부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국가가 반으로 쪼개져도 상관없다는 듯이 전정부에게 '반국가세력'이라는 막말을 쏟아내었다. 이건 전정부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지만 국회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자체를 무시한 행동이다. 일제의 강제동원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도 무시하고 우리나라가 보상해주겠다고 하더니 법으로 금지된 제 3자 변제를 시도하다가 법원이 공탁을 인정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법이 그런데도 외교부는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법으로 싸워보자고 한다). 

'3자 변제 공탁' 법원이 제동…외교부 "즉시 이의 절차 착수" / JTBC 뉴스룸

 

이렇게 입법부(야당), 사법부와 싸우던 정부는 이제 법으로 정해진 자신들의 행정부의 제도까지도 무시한다. 그냥 장관은 법에 정해진 거라 대충 뽑아둔 거라는 인식이다. 검사 출신이라 법만은 지킬 줄 알았는데, 강제징용문제는 일본과의 협력 복원이 급하다는 판단으로 그랬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 정권은 자신들은 법을 지킬 생각이 아예 없어보인다. 법에 정해진 최소한의 것만 하고는, 법이 맘에 안들면 시행령을 바꾸는 꼼수를 쓴다던가 이번처럼 각 부서의 실제 수장인 장관은 무시하고 '실세 차관'을 임명한다던가 하는 꼼수만을 사용하는 정권이다. 이들에게 법은 자신들이 싫어하는 혹은 자신들을 반대하는 사람들 억압할 때만 필요한 것 같다. 

 

유시민이 어디 나와서 '이 정권은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정권이다'라는 말을 했다. 특별하게 이루고 싶은 일이 없으니 법을 바꿀 필요를 못 느끼고 그러니까 야당을 저렇게까지 무시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에 보면 이 말은 틀린 거 같다. 이 정권은 법 자체를 무시하는 정권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은 법을 무시하고 하면 되는 것이고 야당이 법으로 자신들을 막지 못하게 여당만 잘 조종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정부가 하고 있는 것들 중 많은 수가 내 맘에는 안드는 것들이라 가끔씩 잘하는 일이 있어도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있다. 

 

 

 

 

참고)

윤진숙에 대해서는 링크한 나무위키를 참조해 읽으면 좋다. 아래 영상만 보면 완전 황당한 사람으로 인식이 되는데 실제로 윤진숙은 경력이나 능력은 있는 사람이었다. 다만 책상물림이라 이론만 강하고 장관이 갖추어야 할 정치적인 태도가 아예 없었다.

 

내가 볼 때는 당황하면 웃는 성격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청문회에서 당황스러운 질문이 나오면 웃어버린 것 같은데 시작부터 이미지가 나쁘게 들어갔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게 해양수산에 대해 잘 아느냐 물었는데 나름 겸손을 떤다고 '잘은 모른다' 식으로 대답했다가 분위기가 이상해지니까 '완전 다는 아니라도 알만큼 안다'고 정정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잘 모른다'라는 대답이다.

 

기름이 바다에 쏟아졌는데 정유사가 피해를 봤다는 발언 때문에 1년 못채우고 짤렸다. 하지만 이 발언은 정치적으로는 완전한 실언이지만 실제로는 맞는 말이다. GS의 하역용 원유관에 다른 나라(필리핀) 배가 와서 들이박은 것이라서 1차 피해자는 GS가 맞다. 그러니까 1차 피해는 GS가 봤고 그 피해로 인해 기름이 바다로 쏟아진 것이다.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어민들이 본 게 맞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저기서는 1, 2차로 나누지 말고 '어민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라고 말했어야 했다. 하지만 책상물림 답게 이론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저 때 어민들이 GS에게 보상을 요구했는데 가해자가 필리핀 배이기 때문에 피해보상은 그 배의 소유회사에게 요구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저 사람이 짤리고 2개월 후에 세월호의 비극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저렇게 정치적인 마인드가 없는 사람이 세월호 수습을 맡았다면 아마 피해자 보고 하면서도 당황해서 웃어버리는 불행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안 그래도 슬픈 중에 욕은 엄청나게 먹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크게 되었을 것이다. 

 

실언에 웃음...'몰라요 장관님' 어록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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