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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는 이고은을 왜 풀었을까? - 여자배구

레기통쓰 2023. 4. 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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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일?' 도로공사→페퍼 왔던 이고은, 다시 도로공사로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했던 이고은이 한 시즌만에 한국도로공사로 돌아간다ⓒMHN스포츠 이지숙 기자(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한국도로공사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오며 주전 세터를 수행했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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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를 보면 이해가 안될 때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내가 잘 모르는 무언가가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더 생각안하고 마는데...

 

페퍼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에는 정말 이게 무슨 일이야 싶다. 신임 감독이 이고은의 플레이스타일이 자기랑 안맞는다고 생각했을까?

 

지에스에 있을때 차상현 감독이 이고은을 평한 이야기가 있다. 링크를 걸려고 지에스킥스 유튜브를 좀 뒤져봐도 못 찾아서 그냥 기억에 의존해서 적어보면 '나쁘게 리시브 된 공을 쫒아가서 언더로 말아올리는 능력은 국내 최고수준이다'이다. 리시브가 정말 나쁜 페퍼에 가장 알맞는 세터라고 생각되는데 페퍼 고위층의 생각은 달랐나보다.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하자면 키워야할 박사랑 세터와 페퍼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어르헝을 묶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둘이 나왔으면 이윤정만 제 몫하는 팀 사정과 센터(요새 말로 미들블러커)를 튼튼히 세우고 날개쪽으로 공격하는 도로공사의 스타일상 반드시 지명했을 거 같은데 이고은을 지명했다는 뜻은 이 둘을 보호선수로 묶었다는 말이 된다. 다시 말해 미래를 생각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미래를 생각할 거 였으면 박정아는 왜 데려왔을까? 박정아는 부침이 심한 타입이다. 잘할때야 정말 멋진 선수지만 안될 때는 전새얀보다 못한 선수이다(전새얀도 부침이 있지만 박정아는 잘할때 너무 잘해서 못할때 너무 티가 난다. 전새얀은 잘할때도 많지만 그렇게 미친듯이 잘할때가 많지 않다. 전새얀 경기중 인생경기라고 할만한 게 1경기만 기억난다). 박정아가 삽질하면 전새얀, 문정원을 둘 다 넣고 박정아가 정신차릴때까지 수비의 힘으로 버티는 게 도로공사이다. 그 버티기를 잘해서 3위로 올라가서 흥국에게 2경기나 내주고도 우승까지 한 팀이다. 다시 말해 도로공사는 박정아가 아무리 삽질해도 그려려니 하며 임명옥과 문정원, 그리고 배유나와 정대영 이 4명의 수비로 박정아가 정신차릴때까지 버티는 팀이라는 거다(끝까지 박정아가 정신 못차리면 페퍼한테도 졌다). 그런데 페퍼는 그럴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당연히 박정아가 멍때리는 동안 다른 선수들은 정예만 내보내야 한다. 그래야 버텨서 나중에 따라갈 수 있다. 그러면 신인이나 키워야 할 선수를 내보낼 수 있을까? 세터야 이고은이 없으니 박사랑을 내보내겠지만 다른 곳은 베테랑만 세워야 한다. 그러면 미래는? 키워야 할 선수들은 닭장에서 응원연습이나 하는 건가?

 

그리고 된다고 가정은 했지만 내가 볼때는 안 될 거 같다(내가 틀리기를 빈다). 내 생각에는 페퍼는 버티기를 못할 거 같다. 오지영은 좋은 선수지만 수비커버 범위가 좁은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자리 잘 잡으면 정말 좋은 리베로인데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날아오는 공은 아무리 가까운 곳으로 떨어져도 그냥 멀뚱멀뚱 바라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페퍼 선수들은? 과연 박정아가 벤치에서 멍때리고 있을때 다시 정신차릴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채선아를 그래서 데려온 거 같은데 그건 미래를 위해 이고은을 포기한 것과 반대의 선택이다. 박정아가 오면 리시브 라인은 2명이 맡아야 하는데... 기업은행에 있을때도 2인 리시브 체제였고 도로공사에서도 임명옥, 문정원으로 업글된 2인 리시브 체제였다. 이게 원래 리시브가 좋지는 않은 페퍼가 버틸 수 있는 체제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채선아 오지영 2인 체제라... 될까? 이런 상황이라면 더더욱 리시브가 정확하게 되지 않는 공을 올리는 능력이 괜찮은 이고은이 필요할 거 같은데... 설마 도로공사가 이윤정이 있는데 도로 데려갈까 라는 안이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겠지?

 

나는 현대건설을 조금 더 좋아하지만 보통 그날 컨디션이 좋아 잘하는 팀을 더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경기에서는 하위권 팀을 응원한다. 나는 순위표가 요동치는 게 좋다. 그리고 신인이 원포인트 서버나 수비 말고 신인이 한바퀴는 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다시 말해 시간내서 배구보는데 좀 잘했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못하고 있는 팀이 잘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새로운 얼굴도 자주 봤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결과야 지켜봐야 알겠지만... 작년에 현대는 부상 없으면 1위다라고 예상했지만 야스민 부상후 몰락해버려서 맞춘 건지 틀린 건지 모를 예상을 늘 하는 나라서... 이번에도 틀려서 그냥 페퍼가 잘했으면 좋겠다. 사실 페퍼 경기 볼때마다 늘 응원하는데 자주 져서 실망스러워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