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남녀 갈등의 시대 - 압구정 폭행 사건을 접하면서

레기통쓰 2023. 5. 23. 16:55

압구정에서 헌팅하던 남자 3명이 있었다고 한다. 어떤 여성일행이 계속 거절하는데도 헌팅을 계속 시도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여자 한 명이 담배꽁초를 던져가며 강하게 거절했다. 그 모습을 본 남자일행 중 한 명이 이 여성의 안면을 가격하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피해자는 잠시 기절했고 다른 남성 2명은 남아서 경찰을 기다렸고 다른 여성 2명은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데 경찰은 실제 가해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남성 2명을 귀가 시키고, 심지어 가해남성에 대한 것을 묻지도 않고 여성을 병원으로 안내하였다. 

 

자. 여기까지가 개인적인 판단이나 감정 다 빼고 적은 사건의 개요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냥 길거리에서 미친 놈 하나가 나온 거다. 사람을 그렇게 때릴 수가 있을까 싶다. 정말 가끔 상상으로 생각해보던 일을 실제로 해버린 거다. 저건 판단이 덜되는 애들이나 할 일이다(그러니 애들 학폭이 더 잔인하다. 뒤를 생각을 안하니까). 아니면 완전 조폭들이나 다른 조폭에게 할 일이지.

 

하지만 또 남녀갈등이다. 이전의 글 남녀 갈등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듯. 경찰 기동대의 남녀 경찰 갈등에서도 남녀갈등을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그 때도 이런 현상에 대해 언급 한 번 했는데 요새 젊은 남성들은 '우리가 여자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본다'라는 기본적인 생각이 깔려있는 듯 하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유튜브 영상 댓글에는 '남자가 잘 때렸다' 라는 감정적인 글들이 대부분이다. 여초(여자가 많은) 커뮤니티로 가보면 표현방식은 여러가지지만 '여자라서 맞았다'라는 판단이 거의 모든 댓글에 깔려있는 듯 하다. 이번일도 그렇고 요새 우리나라에서 어떤 문제가 생겼는데 남자와 여자가 상대편으로 만나 서로 얽혀있으면 많은 사람들의 판단이 마비되는 것 같다. 서로 못 물어뜯어서 난리난 거 처럼... 

 

일단 사건에 대해 한 번 알아보자. 알아야 욕을 하던 말던 할 것 아닌가. 여성이 폭행당하기 전의 상황을 담은 아래 동영상을 한 번 살펴보자. '여성도 잘못했다'고 하는 근거로 제시되는 동영상인데 한 번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자. 그 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동영상 이전 상황에 대해 미리 살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진술이나 목격자의 진술등에 의하면 남자들은 이전에도 여러 여성들에게 이른바 헌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이건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남자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해가고 있었던 상황이라는 참고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러다가 피해여성 일행을 목표로 다시 헌팅을 시도하는데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는지 여성들이 거부하였다. 그 중 한 명의 남성은 계속 거절하는 데도 옆에 앉아서 계속 말을 걸었다.

 

(몇몇 분들은 이해 못하겠지만 꼭 남자가 아니라도) 모르는 사람이 계속 쫒아오면서 싫다고 하는데도 계속 말을 걸면 무섭지 않은가? (난 어떤 종교단체 사람들에게 한 번 당해봤다. 세 명의 여성분이 쫒아오면서 설문 한 번만 해달라고 하는데... 세상에나! 정말 무서웠다) 이 동영상 앞의 상황은 이런 상황이다. 쫒아오지만 않았지 계속 말을 걸고 있다. 그만해달라고 '결혼했다', '남자친구있다'라고까지 말하는데도 계속 옆에서 '같이 놀자'라며 말을 거는 상황인 것이다. 앞의 두 말은 거절하는 말 중에 최고 수위의 거절인데도 계속 이야기를 걸었다.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두려움까지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이지만, 밤에 밖에 있는 여자들이 무슨 두려움을 느끼냐고 따질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안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논의 자체가 안된다. 자기가 겁 안난다고 남도 겁 안낼 거라는 이상한 논리를 들이밀지 말자. 애도 아니고...)

 

사실 이 정도면 법의 잣대를 엄격히 대면 성폭력(실제 물리적인 폭력은 아니지만 용어가 그렇게 쓴다)에 해당한다. '헌팅시 몇 번 이상 거절하면 성폭력이나 성희롱이다' 라는 정확한 법의 잣대는 없지만 그래도 상대편의 의사를 무시하고 상대에게 위협을 가한 것이라 충분히 성폭력으로도 볼 수 있다. '여자들이 불쾌하면 성폭력'이라는 단순한 명제는 나도 싫어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렇게 볼만한 근거가 있다. 일단 계속 거절했다는데 말을 걸지 않는가? 여성들이 몇 번 거절해도 계속 헌팅을 시도하니까 그 중 한 명이 강하게 거절하려고 맘을 먹은 것 같다. 여기까지가 동영상 앞의 상황이다.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영상이다.

 

이제 동영상을 보자. 동영상에 보면 여성분이 엄청나게 건들건들 거린다. 이 앞의 상황을 모른채로 그냥 보면 '맞을 짓을 했네' 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런데 앞에 있는 상황을 좀 알고 이 상황을 보면 이 여성은 어떻게 해도 귀찮게 계속 달라붙는 사람을 떼어놓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강하게 나간 것 같다. 친구들이 겁을 먹은 것 같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이른바 '좋은 말로 하면 안되겠네'이다(이렇게 쓰면 여자편 든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영상을 봤을 때는 나도 '여자가 맞을만 했네' 라고 생각했다. 앞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이다). 

 

그리고 이후의 상황을 보자. 일단 손을 들었다. 왜 들었는지는 의문이다. 확 '한대 칠까' 라고 위협하려 했을 수도 있다. 손에 담배가 잡혀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손을 들고 나서 담배를 인식하고 던진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던지려고 생각하거나 조준하고 던진 게 아니라서 이상한 곳으로 날아갔다. 내가 볼 때는 앞 사람이 맞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옆에서 보던 가해자에게는 날아가는 담배가 보였을까? 담배자체가 날아가는 걸 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닐 것이다. 옆에서 이 장면을 보던 가해남성에게는 자신들이 헌팅하려고 하던 여자 중 하나가 자기 친구를 손을 들어 때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만약 정말 이렇게 보였다면 가해남성은 자기 친구가 무시당한거에 매우 화가 나 버렸을 것이다. 이른바 꼭지가 돈 상태가 된 것이다(여기저기서 거절 당했던 짜증, 수치심 등등이 많이 복잡하게 얽혀있었던 것 같다). 이 상황에서 가해자의 심리상태는 '나는 괜찮아 그런데 내 친구에게 그렇게 하는 건 참을 수 없어'라고 하는 중학생스러운 심리상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외에는 저렇게까지 흥분할 이유가 없을 거 같다. 이런 중2병 심리가 갑자기 이상하게 작동된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경우에든 그러면 안되지만 가해남성은 이런 이유로 잠시 이성을 잃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가 내가 이해한 이 사건의 전말이다. 이것은 남녀간의 헌팅으로 시작된 문제이지만 실제로는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남을 배려못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들 중 하나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래서 이건 교육의 문제나 사람 심성의 문제가 되는 것이지 '남자라서, 여자라서 어쩌고 저쩌고' 이렇게 될 문제가 아닌것이다. 즉 (내가 추측한 바에 의하면) 가해자는 '여자들 때문에 남자가 피해본다'라는 피해의식, '저 여자가 내 친구를 무시하네. 가만 안두겠어'라는 중2병스러운 마인드, 그리고 '왜 우리를 거절해'라는 이상한 자신감 등등에 저런 행동을 한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뒤돌아서서 욕이나 하고 말지 저러지는 않는다. 

 

여성측의 잘못은 기본적으로는 없다. 하지만 몇 가지 대처에 아쉬운 것이 있어 짚고 넘어가보자. 일단 저 위의 동영상처럼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된다. 세상에 또라이가 얼마나 많은데 저걸 강한 모습을 보여 해결하려고 하는가? 저럴 때는 경찰에 신고(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좋다.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신고하면 경찰이 생각보다 빨리 온다. 일단 신고하면 도망갈 것이다. 그리고는 자리를 빨리 바꾸는 게 좋다. 세상이 험하다. 여자라서 그런게 아니라 남자도 그렇게 하는 게 좋다.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생각보다 경찰 부르는 게 제일 좋다는 게 내 생각이다.

 

또 다른 것은 담배를 던지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일단 나는 담배에 불이 붙은 채로 던졌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언론에 나오는 '던졌다는 꽁초'라고 하는 것이 피우고 불을 끈 진짜 꽁초인지 아니면 불이 붙어 있는 상태의 담배였는지 아니면 불도 안붙인 새 담배인지가 은근히 중요한 사실 같은데 알려주지 않는다. 불이 붙어 있는 담배를 던졌다는 말은 싸우자는 의미와도 같다. 눈이나 피부에 맞았는데 바로 떨어지지 않으면 생각보다 많이 다친다. 불이 꺼진 꽁초라도 그렇다. 꽁초를 던졌어도 그건 어떤 상황에서도 하면 안되는 일이었다. 다행히 다른데로 날아간 거지 만약에 맞기라도 했으면 특수폭행이다. 그런데 여성은 억울하다고 항변하면서 올린 글에서 '제가 담배를 던졌든 안던졌든 맞은 피해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라며 논쟁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그런 말은 안하는 게 맞았다. 본인이 피해자인데 논쟁이 자꾸 자기도 잘못했다고 진행되니까 짜증이 나서 항변한 것 같은데 역효과만 냈다. 자기 키가 큰 상태라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변명을 대다가 자기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나는 피해자다 라고 글을 끝내 버렸다. 그냥 흥분해서 땅에 담배 던지려는 게 잘못되었다 정도로 그건 사과한다고 하는게 더 나았을 거다. 

 

그리고 경찰의 대처도 아쉬움이 있다. 피해여성들이 볼 때 경찰은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법이 그렇다'라는 변명을 대지만 임의동행(아래 추가 설명에 따로 설명)이라는 방법도 있었다. 경찰은 남자 둘에게 임의동행을 먼저 요청했어야 한다. 남자 두 명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던 걸로 보아 자신들은 가해남성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 임의동행에도 응했을 확률이 높다. 질문이 가능하다는 법 규정을 몰랐을까? 가해자의 신상을 말하지 않자 집으로 귀가하게 하였다는 게 말이 안된다. 말을 하지 않으면 임의동행해서 경찰서에서 살살 구슬려야 한다. '선생님, 거부할 수는 있지만 거부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등등의 말로 빠르게 신원파악을 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5월 7일 새벽에 일어난 일을 11일에야 피해자를 불러 조사하는 삽질을 안했을 것 아닌가? (11일이라면 이미 가해자에게 수갑이 채워져 있어야 할 시간이다). 

 

이렇게 아쉬운 점들은 있지만, 어째든 이 사건은 '남자라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 인간이 이상한 거다. '여자라서' 맞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여자가 아니었으면 저랬을까 라는 의견들도 있다고 안다. 그런데 저런 인간은 꼭지가 돌았을 때는 뒤 없이 저질러 버릴 인간이다. 완전 조폭같이 위압적인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일단 폭력을 행사할 사람이다). 남녀로 나눠서 싸울 것이 아닌데 '여성에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한 남자들이 앞서 본 영상을 근거로 '잘했다', '여자가 맞을만 했다'등등 이상한 논리로 피해자 여성을 다시 가해하고, 그것에 대해 여성들이 반발하면서 남녀간의 갈등으로 발전된 사건이다. 이 사건을 남녀를 떠나서 보길 바란다. 그냥 이상한 놈이 이상한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거다. 남녀 다 떠나서 때린 사람은 비난받아야 하고 맞은 사람은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 맞을만 하다는 말은 정말 심한(패륜적이거나 계속 반복되거나 하는) 행동이 아닌다음에야 해서는 안되는 말이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또! 또! 확인한 것은 기레기들의 기레기 짓이다. 보도 중 최고의 기레기상을 받을만한 보도를 한 번 보자. 

보도 내용 어디에도 '연락처 달라고 XX아'라는 말이 안나온다. 그냥 멀리서 'XX아'라고 말한 것이다. 'XX아'는 '씨ㅂ아' '쌍ㄴ아' 대충 이런 거 중 하나 일 것이다. 그냥 때리기 전에 가해자가 저 말을 크게 말한 거 같은데 내가 볼 때는 화가 나서 저 여자를 부른거다(여자가 그 말을 듣고 왜 그렇게 부르냐고 말하듯 방비없이 남자에게 걸어가는 걸 보면 그냥 욕한 거다). 그렇게 화가 났다면 연락처가 이젠 문제가 아닌 상황인데 저렇게 '연락처 달라고'라는 말을 앞에 붙이면 연락처 못 받아서 환장했다는 뉘앙스가 풍긴다. 가해자는 이른바 여미새(여자에 미친 새끼)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잘못을 했지만 안한 짓까지 했다고 덤탱이를 씌울 일은 아니다.

 

얼굴뼈가 산산조각 났다는 표현도 심하다. 실제 피해자는 얼굴뼈와 코뼈가 부러져서 6주 진단이 나왔다. 심하게 다친 것은 맞다. 그런데 기자는 산산조각이라는 단어의 뜻을 모르나? 골절이랑 산산조각은 다른 말이다. 강조가 아니라 저건 뻥튀기이다. 산산조각이란 수십 개, 혹은 그 이상의 개수의 파편으로 부서진 것이다. 저런 폭력으로는 그렇게 부서지지도 않을 뿐더러 뼈가 산산조각 났다면 그건 6주로 해결나지도 않는다.

 

그리고 풀 스윙이라는 말도 여기선 완전히 맞지는 않는 표현이다. 억지로 붙이면 풀파워가 맞지 남자가 스윙으로 때린 것도 아니다. 있는 힘껏 때리기는 했지만 그게 스윙인가? 스포츠에서 스윙은 도구를 휘두르는 것이고 권투에서는 팔을 크게 휘둘러 때리는 것이다(축구에서 헛발질을 헛스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스트레이트로 때리는 것은 스윙이라 칭할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윙 뜻도 모르면서 '자극적인 말로 이게 좋겠군' 이라고 저렇게 쓴거다.

 

썸네일도 보자. 맞는 순간을 정성들여 캡춰했다. 자극적이지?라고 묻는 것 처럼. 기사 내용에서도 자극적인 것만 강조한다. 여자가 맞았다라고 말만 해주던가 아니면 얼굴 뼈와 코뼈가 상했다라고 말해주며 살짝만 보여주면 되는데 (모자이크 했지만) 여성이 다친 것을 계속 보여준다. 그냥 계속 자극적인 내용만 보여준다. 그리고 저 따위로 제목을 붙이는 거다.  '어떻게든 눌러다오. 여성들아 분노해라. 그래서 우리 기사 눌러다오', '남자들도 욕하러 들어와라. 그래서 클릭수를 높여다오' 라고 남녀 싸움 시키는 중이다. 기레기도 이런 기레기가 없다.

 

제대로 기사를 쓴다면 '압구정 폭행사건 발생, 안면가격 당한 여성 골절로 전치 6주' 정도의 제목이면 충분할 거 같다. '펀치' 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고(원펀맨 이라는 만화를 봤나?) 풀스윙이라는 말도 안 맞다. 연락처나 산산조각이라는 말도 빼야 하고.... 참.. 저 기사는 총제적인 난국이다.

 

이후 이 기사는 

이렇게 변했다. 자기들도 이상했는지 '연락처달라고 XX아'가 빠지고 남자 입장도 제목에 들어갔다. 논쟁이 있어보이니 최대한 중립적인 척 한 거다. 정말 눈가리고 아웅한다 싶다. 하지만 저 '풀스윙'이라는 표현은 다른 언론도 많이 쓰는 표현이라 그런지 남겨두었다. SBS야 원래 그런 애들 모여있는데니까(이건 나의 편견이지만 고칠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른 언론들 보도도 그렇게 좋은 게 아니다. 

 

“펀치 머신 때리듯”…압구정 폭행 사건 왜 일어났나?(궁금한이야기Y) (MK스포츠)

머신 때리듯 풀스윙…헌팅 거절에 격분한 압구정 펀치남 (한국경제) (이 기사는 후에 제목을 '풀스윙으로 때려…헌팅 거절한 여성 폭행한 압구정 펀치남'으로 바꾸었다. 본인들도 머신이라는 게 기레기 짓이라는 걸 알았나보다)

 

위와 같은 기사들이 많다. 어떻게든 자극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려고 한다. 남성의 시선에서 사건을 살펴 볼 생각조차 없다. 여성입장에서도 볼 생각이 없다. 그냥 가해자가 남자고 무식하게 쎄게 때렸고 봐라봐라 이거 참 자극적이지 않니? 라고 독자들의 클릭을 유도한다. 위 기사에서 '(펀치) 머신' 이라는 표현은 대체 왜 나왔을까? 펀치면 펀치지 펀치남은 또 뭔가? 이렇게 잘못쓰거나 자극적으로 보이려고 사용한 표현은 다른 기사에서도 자주 보인다. MBC의 아래 기사에서도 '뛰어와', '풀스윙' 다 틀린 표현이다. 그냥 눌러달라고 노력한 것이다. 캡쳐는 대체 얼마나 열심히 한 것인가 싶다. 

 

언론이 남녀간에 싸움을 붙이는 형국이다. 사회적인 피로도만 높아져간다. 이런 식이 되면,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중에 길에서 연인이 싸워도 '남자가', '여자가' 이러면서 싸워댈꺼다. 사회가 점점 분노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기레기들은 왜 그럴까? 클릭수만 높으면 다른 건 아무 상관도 없는 것일까? 이렇게 계속 싸움을 붙이면서 자신들의 클릭수를 높힌 뒤에 '난 참기자야'라고 자위하려고 그러는 걸까? 나라가 망한다면 반이상은 언론탓일거다 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걸 또 느끼는 시간이다. 

 

 

추가설명) 

임의동행은 법전에서 명시하고 있는 단어는 아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의 제 3조(불심검문)에는 어떤 범인이나 그 목격자에 대해 질문이 가능하다고 나온다(①항). 이 질문을 필요시에 경찰서로 가서 하자고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②항. 요청받은 대상은 거절할 수도 있다). 이렇게 동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을 임의동행 이라고 한다. 

 

참고) 경찰관 직무집행법 중 제3조(불심검문) 

 

① 경찰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
1. 수상한 행동이나 그 밖의 주위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2.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한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사람

 

② 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같은 항 각 호의 사람을 정지시킨 장소에서 질문을 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에 방해가 된다고 인정될 때에는 질문을 하기 위하여 가까운 경찰서ㆍ지구대ㆍ파출소 또는 출장소(지방해양경찰관서를 포함하며, 이하 “경찰관서”라 한다)로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동행을 요구받은 사람은 그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③ 경찰관은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게 질문을 할 때에 그 사람이 흉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조사할 수 있다.

④ 경찰관은 제1항이나 제2항에 따라 질문을 하거나 동행을 요구할 경우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질문이나 동행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하여야 하며, 동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동행 장소를 밝혀야 한다.

⑤ 경찰관은 제2항에 따라 동행한 사람의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동행한 경찰관의 신분, 동행 장소, 동행 목적과 이유를 알리거나 본인으로 하여금 즉시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며,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알려야 한다.

⑥ 경찰관은 제2항에 따라 동행한 사람을 6시간을 초과하여 경찰관서에 머물게 할 수 없다.

⑦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질문을 받거나 동행을 요구받은 사람은 형사소송에 관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신체를 구속당하지 아니하며, 그 의사에 반하여 답변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사족)

경찰이 무능하다는 뉴스나 글들을 자주 보지만 그래도 위험할 때는 경찰이 제일 낫다. 위에서 말한 경찰이 빨리 온다는 것은 내 경험이다. 예전에 술취한 인간이 우리집 문 따려고 난리 부릴때가 있었다. 아무리 너희 집 아니라고 말해도 '문 열어!'라고 소리만 치길래 경찰에 신고했는데 정말 빨리 왔다. 근데 오긴 빨리 왔는데 방금 도망친 인간을 어둡다고 못 찾더라...(요건 좀 아쉽다) 한 5분 정도 계시다가 근처에 순찰할테니 혹시 또 오면 바로 연락달라고 말하고는 가셨다. 겁이 많아서인지 경찰이 빨리 와준 것에 정말 감사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