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서 정말 오랜만에 뭔가를 봤다.
YES24의 박스였다. (내가 그동안 유심히 안봐서 그런가) 책 배달 박스는 정말 오랜만에 본 거 같다.
책을 사 본 것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나는 듯 하다. 서울에는 각 구별로 도서관이 잘 되어 있고 교육청 도서관도 근처에 많고 집에서 국립중앙도서관도 가까워서 그냥 도서관에 가서 읽거나 빌려와서 읽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관외대출은 기본적으로 안된다고 알고 있다)
예전에는 책은 무조건 사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도서관은 한 번 읽어보고 소장가치가 있는지 확인해보는 용도로 갔고 책은 무조건 사서 읽었다. 한 때 책을 주로 파는 모 사이트의 최고등급 회원일 정도로 책을 사는 것이 취미생활이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늘 집에는 숙제처럼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 있었다.
종로에 약속이 있으면 몇 시간 전에 영풍문고로 가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 뒤에 재미난 거 한 권씩 사오기도 하였다. 강남에는 약속장소에서 좀 멀지만 그래도 교보문고에서 같은 짓을 했었다. 그랬었다. 그냥 옛 생각이 좀 많이 났다. 원래 계획대로였으면 도서정가제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책 이야기를 꺼냈는데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얼마나 사는 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예전처럼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책은 나름 많이 읽는 축에 속한다던데 다 도서관 책이라 집에 보관되어 있는 책이 거의 없다. 집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예전에 산 책은 중고로 팔거나 재활용으로 다 내놨다. 내가 안산다고 해서 사는 사람이 없는 거는 아닐 것이다. 교보나 영풍이 안망하는 거 보면 책을 사는 사람은 아직 많을 거 같다. 다만 내 옆에 없을 뿐.
도서관이 많아진다는 것은 참 좋은 일지만 출판사나 도서관련 업종에서는 그다지 환영할 만한게 아닐 지도 모르겠다. 아니... 반대로 워낙 도서관들이 많이 생기고 서로 겹치게 책을 구입하는 경우들도 많으니 서점 업계는 도서관에만 납품해도 이익을 볼 수도 있겠다.
사족)
예전에 나도 YES24에서 책을 많이 샀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왠만큼 두꺼운 책이 아니고는 늘 뽁뽁이가 포함되는 비닐봉투로 배달이 왔었다. 상자로 받은 건 학기초에 조카 문제집을 세트로 많이 사주었을 때 밖에 없는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책 배달 상자를 못 봤구나. 뭔가 오랜만이라는 느낌은 그냥 나의 착각인 게로구나. 비닐은 비닐재활용 봉투에 버려서 구나... 괜히 뭔가 센티해졌네... 그래도 도서정가제 이야기는 다음에 생각나면 적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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