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무언가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

문화가 있는 날

레기통쓰 2023. 7. 2. 01:47

얼마전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었다. 덕분에 시내에 볼일이 있어 나갔다가 궁궐 투어를 했다(이 궁궐 투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글을 적어보기로 한다). 

 

문화가 있는 날은 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일이다(2014년 1월부터). 처음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의 기념일이었다가 2년 뒤 2016년에 관련법(문화기본법)을 두어 근거 규정을 명문화 하였다. 

 

문화기본법 제12조(문화행사) ② 제1항에 따른 행사 외에 국민들이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별도로 문화가 있는 날을 지정·운영할 수 있다.

(제 ①항은 (아래 사족에 적어둔) 문화의 날, 문화의 달에 대한 규정이다)

 

문화기본법 시행령 제8조(문화의 날 행사 등)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문화기본)법 제12조제2항에 따라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운영할 수 있다.
④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3항에 따라 문화가 있는 날을 지정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문화체육관광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하여야 한다.
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제3항에 따라 지정된 문화가 있는 날에는 각각 그 실정에 따라 다음 각 호의 행사 등을 실시한다.
1. 국공립 문화시설에서의 공연·전시회 등 문화예술행사
2. 강연회나 그 밖에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행사
3. 국공립 문화시설의 이용료 할인이나 개방시간 연장 등 국공립 문화시설의 이용을 촉진하는 각종 조치
4. 문화가 있는 날의 활성화를 위한 홍보
5. 그 밖에 문화 향유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각종 사업

 

보시다시피 '지정, 운영 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언제라도 문체부 장관이 맘 먹으면 안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뭐 안 할 핑계야 찾기 어렵겠지만 국가적인 어떤 재해나 위기상황, 또는 사회적인 애도가 필요할 때는 취소할 수도 있다는 소리이다.

 

시행령에는 무슨 혜택이 있다고 저렇게 이거 저거 적혀 있다. 최근에 내가 받은 혜택은 국립 시설 중에 궁궐 및 박물관, 서오릉등의 왕릉 등을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6월 28일에 궁궐들 구경 참 잘했다. 그 외에도 많은 혜택이 있다(집 근처의 행사를 찾고 싶으면 홈페이지 문화가 있는 날 (culture.go.kr)를 참조하면 된다.. 지역별 행사 검색 메뉴가 있어서 찾기 쉽다. 이번 주말에는 서울에서만 371개의 행사가 잡혀 있다고 한다).

 

일단 국공립 도서관들이 2배 대출을 실시한다. 한번에 다섯권까지 대출되었던 도서관들은 열 권까지 대출하게 해준다(사실 큰 의미가 없다. 도서관이 멀리 있는 사람들은 효과가 있겠지만 대출 권수를 늘린 만큼 기간도 늘려줘야 의미가 있는데 보통 기간은 변함이 없다. 서울 시내 교육청, 구립, 시립 도서관들은 일반적으로 2주+1주 정도로 대출을 해주는데 문화가 있는 날이 매달 있는 행사이기 때문에 기간을 늘려주면 한 달 내내 대출하는 효과가 있게 된다. 그러면 빌리는 사람 입장에서야 정말 좋지만 '여러사람이 사용'하는 도서관이라는 기본적인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 스포츠나 공연 관람요금도 할인이 된다고 한다. 근데 이 날이 평일(수요일)이라 나는 가본 적이 없다. 예전에는 영화관도 5000원으로 할인 해주어서 매달 말에 영화 한편씩 꼭 보았는데 코로나 시절에는 할인 자체를 잘 안해주었고 코로나가 지난 지금에는 7000원으로 해준다고 한다. 예전에 그냥 보던 가격에서 천원 빠졌다. 다른 방식의 할인등에 비해서도 천원 싸다. 예전에 5천원일 때는 아무 생각없이 자주 갔는데 7000원이 되어서인지 요새 영화 자체를 잘 안봐서인지 코로나 봉쇄 풀리고는 가본적이 없다. 코로나 기간에 더 많이 갔던 거 같다. 마스크 쓰고 사람들 피해가면서.

 

사족1)

영화관들은 영화값을 올려서 이윤을 늘리려고 했겠지만 결과는 처참해보인다. 가격이 오르니 사람들의 소비패턴이 변했다. 예전에는 만나서 할 거 없으면 영화본다(킬링타임)식의 영화 소비 형태도 많았는데 이제는 고르고 골라서 보는 방식으로 변화되었다. 결국 영화판 전체가 줄어든 결과를 만났다. 그래서 예전에는 대충 백만은 넘기던 영화들이 이제는 손익분기점 맞추기도 힘들어졌다(덕분에 한국 영화판 자체가 쪼그라든 모습이다). 이제는 영화관을 안가도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저런 선택을 하다니... 나라면 아예 영화관에서는 보는 것이 특별한 것으로 다가오게 영화관 자체를 프리미엄급으로 다 업그레이드 한 다음에 가격을 올려버리겠다. (물론 경영에 대해서는 쥐뿔도 모른다. 가능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사족2)

문화의 날은 따로 있다. 나무위키의 설명에 따르면

 

"문화의 날은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이며, 방송, 잡지, 영화 등 대중 매체의 사회적 가치를 재고하고 문화예술진흥에 관련된 행사를 하는 날이다."

 

라고 한다. 10월은 문화의 달인데 문화의 날과 같은 법조항으로 지정된 것이다(문화가 있는 날과는 법은 같지만 조항만 다르다).

 

문화기본법 제12조(문화행사) ① 국민의 문화 의식과 이해를 높이고 문화 활동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매년 10월을 문화의 달로 하고,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을 문화의 날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