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핵 기반 동맹이라구요? 점점 무서운 소리를 하시는 데...

레기통쓰 2023. 6. 6. 12:06

[속보]尹 "한미동맹, 이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돼" (msn.com)

 

오늘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위 기사 제목과 같이 말했다. 

 

"한미동맹은 이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되었다"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월, 미 핵 자산의 확장 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워싱턴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기사에 실린 윤석열의 워딩이다. 핵 기반 동맹이라고 말해두고 뒤에 미 핵 자산 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핵 기반 동맹이라면 저번에 말한 [뉴스 내비게이션] '심리적 G8' '사실상 핵 공유' 외교도 정신승리로? | 뉴스레터 | 중앙일보 (joongang.co.kr) 이런 걸 말하는 것일까? 심리적인 핵 공유 라는 웃기지도 않는 말로 정신승리하는 것을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두 번째 말에서 본인 자신이 '미 핵 자산' 이라고 정확하게 말했다. 다시 말해 핵은 미국꺼라는 거다. 그걸 우리정부만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미국은 절대 핵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미국은 1970년에 체결된 비핵화조약(핵 비확산 조약)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의 조항 중 핵무기 군축에 관련한 조항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이 조항은 조약에 가입한 핵무기 보유 국가를 위한 조약으로 핵무기를 공략적으로 감소시키고, 미래에는 완전히 폐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폐기까지는 몰라도 일단은 감소시키는 게 원칙인데 다른 나라와 공유한다는 거 자체가 핵무기가 늘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라 불가능하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혼자만 독점적으로 핵무기를 가지고자 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없는 나라들이 핵무기를 가지게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중이다. 핵 관련 기술은 미국의 최상위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에서도 극히 일부만 공유하는 중이다(호주에 핵잠수함 관련 기술이 공유되었다). 핵은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나 쿼드(Quad) 같이 미국이 중요시하는 동맹에 참여하는 나라에도 공유되고 있지 않는다.

 

나토(NATO)식 핵공유를 말하는 사람(조선 일보가 강하게 주장)도 있는데 말이 핵공유이지 핵전쟁이 발발 했을 때 미국의 허락하에서 나토회원국이 사용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배치만 해놨지 사용은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다(예를 들어 독일에 배치해둔 핵미사일은 미국대통령의 허락 하에 독일 비행기로 전장에 투하 할 수 있다). 말만 공유이다. "핵무기 사용 결심은 미 대통령의 불가침 권한이며, 통제와 보관 임무도 미군이 담당한다"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냥 비행기만 독일(나토회원국) 것을 쓸 뿐이다.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를 찾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북핵 위협 고조로 한국에서 나토식 핵 공유 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이 문제는 한미가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핵확산 금지는 여전히 나토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는 견해를 밝혔다(쉽게 말해 '안 된다'라는 뜻이다. 바로 핵확산 금지조약(NPT)을 이야기 한다).

(오커스(AUKUS)는 미국, 영국, 호주간의 3자간 안보파트너쉽(군사동맹)이다.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공동 정보기관을 말한다. 쿼드(Quad)는 4자 안보 대화(4개국 안보 회담)(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으로 미국, 인도, 일본, 호주의 정기적 회담을 말한다.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성격이 강하다. 인도는 그냥 중국이 싫어서 가입한 거 같다. 나토(NATO)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로 북미와 유럽의 군사동맹이다)

 

우리야 한미 동맹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지만 미국 기준에는 앞에서 말한 오커스나 파이브 아이스, 나토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이랑 싸우고 있어서) 쿼드가 더 중요한 동맹이다. 더 중요한 동맹에게도 안해주는 걸 받았다고 말했다가 미 정부인사에게 바로 핵공유 아니다 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미 백악관 “워싱턴선언, 사실상 핵공유 아니다” (kbs.co.kr)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는 심리적인 핵공유라고 정신승리를 시전하였다. 상대가 아니라고 했는데 맞다고 우기는 모습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걸 이번 현충일 연설에서 다시 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상대가 아니라는데 계속 맞다고 우기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우리머리 위에 '핵무기가 살길'이라는 북한이라는 비정상인 집단이 있다고 하지만 너무 나갔다. 

 

 

 

나는 아침에 현충일, 이름의 의미, 날짜의 유래 그리고 기념하는 이유 (tistory.com)에서 현충일의 의미 중에 하나가 '평화와 희생의 중요성 강조: 현충일을 강조하여 전쟁의 비극과 희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국민들에게 평화를 지키는 중요성을 강조한다'라고 썼다. 전쟁의 비극과 희생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게 목적인 날에 전쟁 자산인 핵을 이야기 하는 대통령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게 나 뿐일까?

 

핵무기가 전쟁을 억제한다는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보이지만 지금 핵을 가지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말하고 있는 거 보면 핵무기 자체가 전쟁을 억제하지는 못한다(러시아가 먼저 침공했다고 하는 주장도 핵무기의 전쟁억제력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핵무기는 극도로 위험하고 인류에 대한 대량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가 간 갈등과 비핵화 논의(대표적으로 이란과 북한) 등으로 인해 핵 위협이 오히려 강화될 수도 있다. 이런 핵무기를 통해서 전쟁을 억제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어느 정도는 틀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