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은 정말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좀 특이한 시대를 살아간 대통령이다.
61년(5.16 쿠데타)부터 79년(10.26 사건)까지 대한민국의 60~70년대를 다 해먹은 박정희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거 같았는데 김재규의 총에 의해 아무런 조짐없이 끝나버렸다(실제 아프리카나 다른 지역의 후진국에서 독재로 평생 해먹는 놈들이 많은 걸 봐서 김재규가 아니었으면 박정희 이후에 박근혜까지 아직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지). 20년 가까이 대통령 직에는 박정희(63년부터 대통령이었지만 국가재건회의 의장으로 실제 권력을 61년부터 혼자 누려왔다), 영부인에는 육영수(74년 8.15 기념식에서 총에 맞을 때까지)였기 때문에 전두환과 그 부인 이순자는 사람들에게는 그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특히나 신문이나 티비에서 죽어라 추켜세웠지만 그래도 20년간 일종의 '왕'이라고 생각한 사람과 달라서 다들 어색해했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전두환의 재임기인 80년대가 수출위주로 성장하고 있던 우리나라에 너무나 좋은 환경이었다. 경제가 발전하니 박정희와 이거저거 비교하면서 그를 욕하던 사람들이 점점 적어지는 효과를 보게 되었다. 그 호황기으 이유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개념이 3저의 시대이다. 이 글은 3저에 대해 말할 때 늘 1개 정도가 생각이 안나서 기억해보려고 적어보는 글이다.
80년대에 3저라면 달러가치, 유가, 금리가 낮은 것을 말한다. 달러가치와 유가가 낮아서 원재료와 에너지 수입이 부담이 덜 되고 금리가 낮아서 계속 대출을 통해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기 시작했던 시대였다. 물론 낮은 금리에 부동산 등으로 돈이 몰리면서 여러가지 문제도 생기기 시작한 시대였지만 박정희 시대에 뿌려놓은 여러가지 씨앗(사업)들이 80년대 3저의 햇살에 무럭무럭 자랐던 시대였다. 덕분에 쿠테타를 통해 제대로 된 선거없이 정권을 잡은 전두환이 욕을 덜 먹게 되었다. '물가만은 꽉 잡았다'라며 아직도 전두환을 칭송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이다.
운이 좋은 놈은 어떻게 해도 일이 잘 풀린다고... 전두환은 큰 노력없이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끈 대통령으로 생각되고 있다. 말년에 괴롭힘을 좀 받았다고 생각하는 노인분들도 있지만 29만원 밖에 없다는 웃기지도 않는 변명과 함께 잘먹고 잘 살았다. 그리고 끝까지 5.18에 대해서 사과 한마디 안하고 갔다. 그 손자의 폭로에 의하면 어지간히 많이도 해먹었나보더라.
박정희나 전두환이나 엄청나게 해먹은 게 보이는데 아직도 박정희 제사 지내는 사람들이나 전두환 장례식에 나타나 거수경례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나는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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