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면서 메일도 확인할 겸 노트북을 켰다(나이가 들면 휴대폰 화면은 자기에게 너무 작다는 느낌이 든다). 노트북 왼쪽으로 보이는 벽에 붙은 큰 벌레... 그리마 였다. 욕 나왔다. 휴지를 몇 장 뽑아 생포를 시도 했으나 미친듯이 도망가더니 구석으로 숨었다. 다행히 치울 수 있는 가구 뒤라 치웠는데 자기도 놀랐는지 움직이지 않더라. 통통하고 정말 컸다. 예전에 몇 번 본 적이 있어서 이름도 기억하는데 우리집에서 보인 건 정말 오랫만이다. 바퀴벌레보다 더 오래 안 보였던 친구인데 오랫만에 나왔다. 슬리퍼를 들어 때렸는데... 본체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슬리퍼 바닥에 붙은 다리들이 미친듯이 움직이더라. 공포스러웠다. 올해 우리 집에서 파리랑 모기 말고는 본 적이 없는데... 작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