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무언가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

예전에는 알았던 용어: 구판장

레기통쓰 2023. 7. 11. 06:32

https://www.youtube.com/watch?v=HpeZ-ElnqPA 

 

유튜브는 정말 가끔 이상한 영상을 보여주는데 오랜만에 봤다. 구판장.

 

구판장(購販場)은 조합,부녀회 등에서 생활용품 등을 공동으로 사들여 조합원에게 싸게 파는 곳이다. 주로 유통망이 발달하지 않은 1970~80년대 마을 단위로 운영했다. 구(購)는 구매하다라고 할 때의 구 자 이다. 사다는 뜻이다. 판(販)은 판매하다고 할 때의 판 자이다. 팔다는 뜻이다. 사고파는 곳이라는 뜻이다. 

 

내 어릴 때 살던 마을이 도시 최외곽이었다. 그래서 마을에 상점이 하나 있었는데 구판장이었다. 그 때만 해도 요새처럼 유통업이 발달하지 않아서 가게가 없는 마을도 많았다. 가게가 없으면 불편하니까 다들 어느 한 사람이 총대메고 가게를 내기를 원한다. 하지만 보통은 그럴 수 없다. 가게가 없다는 것은 가게를 유지할 만큼의 인구가 안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마을 단체(주로 부녀회; 원래 이런 일은 주부들이 먼저 나선다)가 가게를 하나 운영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예전에는 구판장이라고 불렀다. 

 

웬만한 읍, 면 지역에도 편의점이 있는 시대라서 이해가 잘 안되겠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런 구판장들이 인구가 늘어가면서 일반 슈퍼마켓으로 바뀌었다. 동네 슈퍼마켓들은 대형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에 밀려서 장사가 덜 되기 시작했으나 1990년대 중후반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1990년대 후반에 편의점이 치고 나오면서 동네슈퍼들이 밀리기 시작하다가 결국 전부 편의점화 되어버렸다. 

 

그 시절 편의점 중에는 대표적인 것이 패밀리마트(공식 표기로는 훼밀리마트라고 한다)이다. 이 패밀리마트는 일본 편의점이었는데 1990년에 삼성가 중의 일원인 보광그룹이 라이선스를 사와서 한국의 편의점 강자로 부상하였다. 계약이 2012년에 끝나고(해지했다고도 한다) 새로운 편의점 브랜드를 만들었으니 그게 현재의 CU이다. 

 

현재도 구판장이라는 이름 쓰는 가게는 많다. 하지만 원래 의미대로 조합이나 부녀회가 운영한다는 공지가 없는 걸로 봐서 그냥 이름만 구판장이라는 말을 쓰는 듯 하다. 

 

참고)

편의점들에 대해 간략히만 이야기 해보면 다음과 같다.

 

GS25는 1990년 12월부터 시작된 LG25가 전신이었으나 2005년 LG와 GS의 계열분리로 인해 GS로 이름을 바꾼 케이스이다. 우리나라 편의점 중에 유일하게 자체브랜드로 시작하였다. 도시락등의 맛 있다고 해서 인기가 많다. 김혜자의 혜자 도시락으로 유명했었다. 한 때 페미 애들이 장난쳐서 남자들에게 인기가 확 떨어졌던 적이 있다. GS25 남성혐오 논란 - 나무위키 (namu.wiki) 나는 이 논란 이후에 안 간다. 갈 때마다 그게 자꾸 생각나서... 생각나면 귀찮아져서... 편의점이 필요하면 그냥 CU나 세븐 간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편의점인데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경영하던 롯데에 의해 1982년부터 한국에 들어왔던 브랜드이다. 너무 빨리 들어와서 일반 슈퍼보다 비싸다는 불평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4년부터 정식으로 편의점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뜬금 없이 많이 있는 동네가 있고 정말 학생 많고 상권이 넓은데도 세븐일레븐 찾기 어려운 동네도 많다(우리 동네이다. 장사가 안되서 망했는데 새로운 편의점도 안들어와서 다른 계열의 편의점으로 바꾸는 듯 하다). 

 

미니스톱도 일본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온 케이스이다. 1990년에 미원그룹(요새 이름은 대상)에 의해 도입되었으며 대상이 모든 지분을 일본 본사에 넘겨서 한 동안 100% 일본기업이었다. 요새는 모든 편의점에서 하고 있는 매장내 직접 제조 패스트푸드코너가 이 미니스톱에서 시작된 것이다. 지금은 롯데에 흡수되어 세븐일레븐과 같은 소속이다. 2023년 내로 다 정리하겠다고 하던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이마트24는 위드미 라는 중소형 편의점 브랜드를 이마트에서 사들여서 만든 브랜드이다.  '3무(無) 원칙'을 표방한다. 본사에 내는 로열티, 365일+24시간 근무 강요, 가맹계약 해지시 위약금 이 3가지가 없다고 한다. 로열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매출에 비례해서 내는 다른 편의점(보통 마진의 30%를 본사가 가져간다고 한다. 나쁜 놈들)과는 달리 고정금액이라 매출이 많아질수록 업주에게 유리하다고 한다. 신세계 그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장점들에도 열심히 없어지는 중이다. 내가 볼 때는 이마트24의 음식들이 대부분 맛이 없다(특히 도시락이나 삼각김밥이 심하다). 그래서 점주들이 CU나 GS로 많이들 갈아타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