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같은 모기장을 다시 구입하였다. 원래 쓰던 것이 1~2인용이라 많이 좁다고 느껴져서 1년만에 모기장을 하나 샀다. 이번에는 3~4인용을 샀다. 혼자 자지만... 넓게 쓰고 싶었다.
원래 쓰던 것 처럼 새로 온 것을 쓰려고 했더니 사용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누워야 하는 곳으로 지지대가 X자로 교차해서 지나가는 거였다. 이게 뭐지? 라면서 항의성 글도 남기고 했다.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화를 가라 앉혔더니 내가 사용을 이상하게 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 봤더니 배달과 보관의 편리를 위해 저기 지지대 2개씩을 이어서 원형으로 만들어놓은 걸 그대로 쓴 게 문제라는 걸 알았다. 지지대를 분리했더니 내가 생각한, 그리고 광고한 사진 그대로의 모습을 찾았다. (알고나서 얼른 항의글을 지웠다. 그런데 기록이 남아서 무슨 일인지 다시 연락달라고 하더라... 아유 쪽팔려)
아...! 그러면 예전에 쓰던 것도?? 맞다. 예전에 쓰던 그 작은 모기장 역시 지지대를 서로 묶은채로 사용하였다. 다만 그 모기장은 바닥까지 통짜로 다 가리는 거라서 좁은 상태로 사용이 가능했지만 이번에 새로 온 것은 바닥이 뚫려있는 상태라 지지대를 풀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글로 쓰니 잘 이해가 안갈거 같은데... 일단 내가 원래 사용법 대신에 이상한 방식으로 모기장을 쓰고 있었고(그래서 그렇게 좁아터졌다고 욕을 했었다) 그 방식으로 쓰려고 했더니 새로운 모기장을 사용하질 못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예전에 와우(월드오브워크래프트)라는 오락을 시작할 때가 생각이 났다. 한 20년전 쯤이었던 거 같다. 사냥꾼이라는 걸 했는데... 혼자 시작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하라는 것(퀘스트)만 하고 놀고 있었다. 필드에서 만나는 다른 사냥꾼들은 데리고 다니는 야수가 적과 맞서 싸워주는데 반해 내 펫은 적을 따라만 다니지 맞서 싸우지를 않는 것이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포효라는 기술을 따로 배웠어야 했다(나중에는 패치되어서 자동으로 배우게 되었지만 초반에는 따로 다 배워줬어야 했다). 60렙이 만렙이고 20렙쯤에 포효를 배운다음부터 사냥꾼은 라면냥꾼(라면먹으면서 할 수 있다는 뜻)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편한 직업이었다. 나는 편한직업이라고만 들어서 시작했는데 만렙이 다 될 때까지 혼자 죽어라 싸우고 있었다.
무슨 일을 하다가 시간이 나서 피씨방에서 잠시 와우를 했다. 내가 싸우는 걸 본 옆자리의 꼬마가 내게 그런 걸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모르는 게 있으면 찾아보라고 사이트도 하나 알려주었다(인벤이라고 아직도 잘 유지되는 사이트이다). 한 1년 가까이 혼자 고생고생하면서 하루 퀘 2~3개정도만 하던 내가 그 이후부터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시작하였다. 왜 이런 걸 사람들이 열심히 하는지를 한 1년 가까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나는 재미가 없어서 결제도 가끔씩 시간제로 했다. 이런 걸 왜 오래하지? 하면서).
그래... 맞다. 알아야 된다. 모르면 찾아보거나 물어봐야 한다. 지지대를 풀어야 한다는 걸 알고 원래 쓰던 모기장을 같은 방식으로 사용했더니 좁긴 여전히 좁은데 내가 그동안 사용했던 방식일때처럼 미친듯이 좁아서 웅크리고 잘 정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렇게 넓었나 싶었다. 괜히 새로 샀네 싶기도 했지만 새로 사질 않았으면 계속 이상한 방식으로 썼을 거 아닌가...
예전에 네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에 길을 헤메면서 운전을 하면 당시 여친이 창문 열고 길가던 사람이나 옆의 차에게 물어보던 기억이 난다. 오빠는 왜 남에게 물어보는 걸 싫어하냐면서 한참 잔소리를 들었다. 맞아... 그랬었다. 나는 남에게 도움도 요청 잘 안하고, 설명서도 잘 안 읽고 그냥 대충 내가 아는 방식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는 사람이었다. 이번 모기장 사건으로 확실히 이런 걸 알았다. 반성해야겠다. 이제 나이도 들어서 예전처럼 명석하지도 않다. 그냥 봐서 대충 모든 걸 알던 시간이 지난 것이다. 찾아보고 물어보고 설명서도 잘 읽어봐야겠다.
새로 산 모기장에서 큰 대 자로 편하고 넓게 하루를 자 봤더니 갑자기 생각나서 아침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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